SH 전 간부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변창흠, 유휴인력이라며 반대”

입력 2020.12.22 (19:42) 수정 2020.12.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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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직원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정 다툼 끝에 SH가 패소하면서 논란이 됐던 사건과 관련해, 당시 S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유휴 인력이 된다”는 취지로 반대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무기계약직 전환 업무에 관여했던 SH공사의 A 전 본부장은 오늘(22일) KBS와의 통화에서 변 후보자가 2015년 2월 본부장 회의에서 ‘마케팅 전문 계약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회의에서 관련 부서가 ‘채용 후 실적이 우수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로 약속을 했다. 계약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변 후보자가 ‘(마케팅 전문 계약직을) 채용해서 달성하려던 목표가 이미 달성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유휴 인력이 된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는 주장입니다.

SH공사는 2013년 공사 채무 감축을 위해 토지 매각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 전문가 7명을 채용하면서 ‘실적이 우수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담아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A 전 본부장은 해당 회의 후 변 후보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요즘 고용 불안에 대한 공포와 공사의 무관심 때문에 직원들이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이들의 역량이 부족하고 실적이 없다면 굳이 우리가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으나 그렇지 않다”고 썼습니다.

또 “명분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이들의 근로 연장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공사의 이름으로 이들을 죽음으로 모는 것이니 재고하여 주실 것을 청한다”고 했습니다.

A 전 본부장은 변 후보자에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무기계약직 전환을 거부한 이유가 “경상비를 줄인다든지 부득이한 사유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계약직을 해고하고 나서 40명 정도를 외부 전문가로 채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변 후보자는 2015년 3월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현재 여력이 거의 없다”면서 “이사회를 통해 정원 외 정수를 늘려서라도 일부 우수자를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KBS 질의에 “당시 정원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서울시와 SH 이사회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며 “대안으로 사무 지원원은 무기계약직인 직역이 있어 승인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SH공사는 당시 4·5급 상당이었던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들에게 무기계약직 대신 9급 상당의 사무 지원원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으며, 2명은 제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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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 전 간부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변창흠, 유휴인력이라며 반대”
    • 입력 2020-12-22 19:42:18
    • 수정2020-12-22 20:15:37
    사회
비정규직 직원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정 다툼 끝에 SH가 패소하면서 논란이 됐던 사건과 관련해, 당시 S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유휴 인력이 된다”는 취지로 반대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무기계약직 전환 업무에 관여했던 SH공사의 A 전 본부장은 오늘(22일) KBS와의 통화에서 변 후보자가 2015년 2월 본부장 회의에서 ‘마케팅 전문 계약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회의에서 관련 부서가 ‘채용 후 실적이 우수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로 약속을 했다. 계약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변 후보자가 ‘(마케팅 전문 계약직을) 채용해서 달성하려던 목표가 이미 달성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유휴 인력이 된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는 주장입니다.

SH공사는 2013년 공사 채무 감축을 위해 토지 매각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 전문가 7명을 채용하면서 ‘실적이 우수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담아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A 전 본부장은 해당 회의 후 변 후보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요즘 고용 불안에 대한 공포와 공사의 무관심 때문에 직원들이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이들의 역량이 부족하고 실적이 없다면 굳이 우리가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으나 그렇지 않다”고 썼습니다.

또 “명분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이들의 근로 연장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공사의 이름으로 이들을 죽음으로 모는 것이니 재고하여 주실 것을 청한다”고 했습니다.

A 전 본부장은 변 후보자에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무기계약직 전환을 거부한 이유가 “경상비를 줄인다든지 부득이한 사유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계약직을 해고하고 나서 40명 정도를 외부 전문가로 채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변 후보자는 2015년 3월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현재 여력이 거의 없다”면서 “이사회를 통해 정원 외 정수를 늘려서라도 일부 우수자를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KBS 질의에 “당시 정원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서울시와 SH 이사회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며 “대안으로 사무 지원원은 무기계약직인 직역이 있어 승인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SH공사는 당시 4·5급 상당이었던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들에게 무기계약직 대신 9급 상당의 사무 지원원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으며, 2명은 제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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