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갑작스런 외국인노동자의 죽음…숨진 캄보디아 여성 살았던 숙소 구조는?

입력 2020.1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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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에서 숨진 채 발견…시민단체, "저체온증 사망했을 가능성"

한파경보가 발효됐던 지난 20일,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30대 캄보디아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숨진 여성과 함께 지냈던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주말을 앞둔 지난 18일, 숙소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지낸 숙소는 비닐하우스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칸막이를 이용해 방 3개를 만들어 놓은 숙소입니다.

올해 31살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 씨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국내에서 일했습니다. 체류허가를 득한 외국인근로자는 최대 4년 10개월 정도 일할 수 있어서 두 달 뒤인 내년 2월 캄보디아로 귀국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20일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비닐하우스 속 칸막이로 구분된 방 3개…숨진 여성 혼자 지난 주말에 머물러

속헹 씨가 발견된 비닐하우스 안은 칸막이로 방 3개가 만들어져 있었고 캄보디아 여성 5명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전력 공급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고 다른 4명은 주말을 다른 곳에서 보내기 위해 나간 상태여서 속헹 씨는 홀로 주말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속헹 씨가 썼던 방의 모습입니다.

20일 숙소로 돌아온 다른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들에 의해 속행 씨는 이불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상하의는 착용한 상태였고, 시신 옆에는 각혈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포천경찰서는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열악한 곳을 기숙사라고 비용 지불"…경찰, 24일 부검 실시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김달성 목사는 "난방 공급이 안 된 상태에서 동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숙소로 쓰는 비닐하우스 주거 형태는 농촌 지역에서 아주 흔한데 불법시설물이기 때문에 즉각 철거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24일(내일) 속헹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인 부검결과서는 한 달 정도 후에 나오지만, 부검 후 구두로 사인을 설명 듣기 때문에 내일 부검이 끝나면 사인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인이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사망원인과 관련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아직 동사의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보통 동사 사건의 경우 현장에서 육안으로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한데 이번 사건의 경우 현장 출동 직원들의 견해는 동사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그러나 문제의 본질이 열악한 주거 환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 목사는 "이런 열악한 곳을 기숙사라고 20만 원~30만 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탄식했습니다.

전국의 50개 정도 되는 이주노동자 권익보호 단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속헹 씨 사망 사건에 대해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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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 속 갑작스런 외국인노동자의 죽음…숨진 캄보디아 여성 살았던 숙소 구조는?
    • 입력 2020-12-23 18:00:03
    취재K

한파 속에서 숨진 채 발견…시민단체, "저체온증 사망했을 가능성"

한파경보가 발효됐던 지난 20일,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30대 캄보디아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숨진 여성과 함께 지냈던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주말을 앞둔 지난 18일, 숙소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지낸 숙소는 비닐하우스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칸막이를 이용해 방 3개를 만들어 놓은 숙소입니다.

올해 31살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 씨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국내에서 일했습니다. 체류허가를 득한 외국인근로자는 최대 4년 10개월 정도 일할 수 있어서 두 달 뒤인 내년 2월 캄보디아로 귀국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20일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비닐하우스 속 칸막이로 구분된 방 3개…숨진 여성 혼자 지난 주말에 머물러

속헹 씨가 발견된 비닐하우스 안은 칸막이로 방 3개가 만들어져 있었고 캄보디아 여성 5명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전력 공급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고 다른 4명은 주말을 다른 곳에서 보내기 위해 나간 상태여서 속헹 씨는 홀로 주말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속헹 씨가 썼던 방의 모습입니다.

20일 숙소로 돌아온 다른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들에 의해 속행 씨는 이불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상하의는 착용한 상태였고, 시신 옆에는 각혈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포천경찰서는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열악한 곳을 기숙사라고 비용 지불"…경찰, 24일 부검 실시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김달성 목사는 "난방 공급이 안 된 상태에서 동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숙소로 쓰는 비닐하우스 주거 형태는 농촌 지역에서 아주 흔한데 불법시설물이기 때문에 즉각 철거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24일(내일) 속헹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인 부검결과서는 한 달 정도 후에 나오지만, 부검 후 구두로 사인을 설명 듣기 때문에 내일 부검이 끝나면 사인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인이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사망원인과 관련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아직 동사의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보통 동사 사건의 경우 현장에서 육안으로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한데 이번 사건의 경우 현장 출동 직원들의 견해는 동사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그러나 문제의 본질이 열악한 주거 환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 목사는 "이런 열악한 곳을 기숙사라고 20만 원~30만 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탄식했습니다.

전국의 50개 정도 되는 이주노동자 권익보호 단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속헹 씨 사망 사건에 대해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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