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잘 버티고 있나요?”…코로나 위험에 우울증까지

입력 2020.12.28 (18:14) 수정 2020.12.28 (20: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28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0122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번쩍이는 조명 기기와 무선 마이크, 집 안에 들어온 노래방 일명 홈 노래방입니다. 이렇게라도 기분이 나아진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코로나와의 질긴 싸움 속에서 깊은 무력감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모셔봤습니다. 심리상담전문가시죠.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혹한기에 마음 담요 이호선입니다.

[앵커]
마음 담요. 오실 때마다 소개 멘트가 바뀌시네요.

[답변]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뿐입니다.

[앵커]
벌써 세 번째 출연이시잖아요. 조금만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어떻게 점점 하반기로 갈수록 더 상황이 심각해지는 분위기라서요.

[답변]
지금 저희가 초기 벌써 1년이 지나갔어요. 1년을 꼬박 코로나라고 하는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인데 그 가운데 개인도 힘들고 가족도 힘들다 말하고 엄마들은 아이들 양육이 힘들어지고 취업생들 같은 경우에는 불안이 커지고요. 어르신 같은 경우에는 고립이 훨씬 더 커지게 되고 사실상 지금 현재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엔 폐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지만 상담 현장에선 더 절절하고 절실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앵커]
상담센터 운영은 그러면 비대면으로 하고 계신가요?

[답변]
지금 저는 전화하고 영상으로만 하고 있고요. 비대면으로 전환한 지는 4개월 이상 넘었고 그사이에 지금 현재 상담이 훨씬 더 증가하고 있는데 특별히 그 이전에 힘들다, 어렵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걸 우울 상담이라고 한다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3배 이상 늘었다. 조금 전에 소상공인들 절절한 사연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게 기억이 나세요?

[답변]
여러 사연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만 요새 사실 견디다, 버티다 결국은 최종 폐업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 중에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맨 마지막에 폐업하고 나면 집기들을 다 처분하잖아요. 양꼬치 집을 하셨던 분인데 이분이 그 집기가 나갈 때 화로를 붙잡고 울었다고. 그 얘기는 그 뜨거운 화로가 가장 뜨거울 때 가장 좋기를 바랐는데 그 앞에서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처절했을까 싶은 마음에 마음이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앵커]
사실 소상공인들은 우리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 무엇보다 이분들의 마음 방역이 우리 경제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은데. 이분들을 위한 구체적인 팁 있으실까요?

[답변]
일단은 사실 우리가 경제라고 하는 이야기 앞에서 뾰족한 답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제안을 드리자면 제일 먼저는 함께 지금 이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제일 먼저는 금융과 관련된 상담은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최근 금융권에서 관련된 상담들 굉장히 많이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상담 꼭 받아보시길 권하고. 두 번째로는 동종업계는 거의 대부분 비슷한 고를 겪고 있더라고요. 그 얘기는 같은 업종에 계신 분들끼리 함께 힘을 모으고 우리가 마치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협동조합을 형성했던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머리를 한번 맞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세 번째로는 보통 우리가 사업을 하시거나 장사를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혼자 이 고민을 끌어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남편이 외벌이로 일을 한다 그럴 때 그 업을 사실 아내도 같이하는 것처럼 아버지가 일을 하고 어머니가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뭐냐면 그 가족이 함께 가족사업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거든요. 아이들에게도 내 부모가 지금 안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상황에 대해서 알릴 필요가 있고 함께 머리를 모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모을 때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같이 공유를 하는 시간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어려움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연대의 힘으로 이겨내라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1년 내내 취업 준비하다가 시간 다 보낸 우리 젊은 청년층. 교수님도 자녀분들 중에 취준생 있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셨겠어요?

[답변]
지금 아마 가장 말이 없고 그중에서 가장 불안에 떨고 있는 게 취준생이 아닐까 싶은데 제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어떤 위로를 한다 그래서 그 위로가 마음에 와서 탁 닿거나 탁 마음에 붙진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우리가 이 위기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모두가 겪는 위기라는 것.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고통스럽고 더군다나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함께 우리가 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건 혼자만은 아니니까 좀 낫다는 거고요. 두 번째로는 코로나 위기라고 하는 건 코로나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 시기가 어쩌면 터널이 끝나는 시기가 다 같이 우리가 맞을 기쁨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고통의 시기이긴 합니다만 동시에 준비의 시기이기도 하고 오히려 칼을 더 예리하게 갈아낼 수 있는 이런 식으로 삼으셨으면 하는 그리고 이게 목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특별히 가족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우리가 보통 많이 물어보죠. 안부, 걱정, 특별히 명절 때처럼 최근엔 자꾸 물어보게 되잖아요. 어떠니, 지원은 했니 물어보시는데 지금은 안 물어보셨으면 좋겠는 게 최근에 통계를 보니까 20대, 30대가 취준생들이 그냥 놀아요라는 통계가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냥 노는 취준생은 없거든요. 고통스럽게 견디는 거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그냥 옆에서 그냥 지켜봐 주시는 것, 그리고 밥은 말없이 주시는 거 이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누군가 취준생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때는 기꺼이 가장 빠른 속도로 아이들에게 반응해 주신다면 어쩌면 이 혹한기 가장 혹독한 기대를 가지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되는 청년들에게는 그나마 우리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정말 10대부터 또 중장년층까지 각자 겪는 세대만의, 저마다의 고민이 다 있었던 거 같아요, 코로나 상황에서는요. 특히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계층은 그래도 어르신들이 아닐까 싶은데 이분들에 대한 상담은 어떤 식으로 들어오나요?

[답변]
우리가 지금 최근 어르신들은 상담이 거의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 상담의 활로 자체가 많이 막혀 있고요. 대부분 다른 분들이 연결해 주신다든지 아니면 직접 찾아오신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전화 상담이나 영상 상담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런데 이분들이 코로나 시국에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냐면 제일 먼저 흔히 우리가 집콕이라고 얘기합니다만 가장 고위험군인데 이 위험군이 단순히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군으로서 고위험만 있는 게 아니라 집콕을 하게 되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여기에 따라 건강에 따라 직격탄을 맞는 게 바로 어르신들이고요. 두 번째로는 이렇게 집콕을 하다 보니까 사실 자녀들도 잘 찾아오질 못해요. 혹시 감염의 위험이 있을까 봐. 그렇다보니까 사람으로 찾아가지 않는 게 오히려 이게 역설적인 고립을 만들어냅니다. 관계가 가족마저 끊어지는 상황이 된 거고요. 세 번째로는 경제적인 타격이 제일 먼저 오는 게 바로 사실 어르신들이거든요. 실제 이번에 우리가 방배동에서 있었던 혼자 고독사하면서 아들은 노숙을 하게 된 안타까운 사례를 보면 도움이, 시스템이 안 돼 있어서가 아니라 사실상 그 가운데 사각에 가장 놓여있는 분들이 어르신들이라는 거.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도심 같은 경우에는 사람은 많지만 절대 고독에 놓여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을 공동체가 있는 농촌 지역이나 어촌 지역하고는 또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공동체, 또 한 개인, 경제 그리고 가족 간의 모든 단절이 가장 큰 위험 속에 머물러 있는 분, 이분들이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돌봄과 도움이 지금 누구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렇게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분들한테 우리는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답변]
보통 어르신들이 힘들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그분들이 내 아버지, 내 어머니거든요. 제일 먼저는 내 아버지, 내 어머니에게 직접적으로 전화 연락하시고 그다음에 실질적인 도움은 전화 연락만 하시면 안 되고요. 먹을 건 있는지 국거리는 괜찮으신지. 밖을 못 나가시고 장도 보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분들이 특별히 인터넷 쇼핑이나 이런 것들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괜찮다, 나는 뭐 먹을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도 꾸준히 먹을 거 보내드리고 그 참에 전화하셔서 아버지 받으셨어요? 엄마 받으셨어요? 이게 또 안부 전화가 되는 거거든요. 이렇게 확인 전화와 더불어서 반드시 먹거리가 있는지 생필품은 잘 구비가 돼 있는지 확인해 주시는 것. 이게 사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어쩌면 가장 소홀할 수 있는 어르신들에 대한 첫 번째 움직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연락을 함으로써 어떤 연결의 끈을 계속 만들어나가라?

[답변]
그렇죠. 보통 평상시에는 제가 일주일에 한 번 알람 시간 정해놓고 그때 알람 해놓은 다음에 연락해서 부모님과 안부를 나누어라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지금은 평상이 아니라 비상입니다. 비상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적어도 가장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내 부모님들께, 또 가까운 어른들께서 그래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미리 알람 해놓고 연락을 드려서 안부를 여쭙고 또 우리가 할 말이 없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 이분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꼭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타인과의 거리 두기를 하다 보니까 가족들 간에 거리 두기가 안 돼서 괴롭다 하는 분들이 또 계시잖아요.

[답변]
우리가 옛날에는 가족이 원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가족이 원수인지 알면서도 반드시 보호해야 될 입장이잖아요. 이럴 때는 몇 가지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첫 번째로는 우리가 바깥에 나가고 싶어도 나가면 안 되잖아요. 이럴 때는 방 하나를 정하셔서 그때 고리 하나 연결해서 판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절대 시간 30분, 그래서 그 30분 동안에 푯말을 걸어놓으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가족을 위해서는 30분 정도는 서로 간에 지켜주는 거로 그 시간을. 그래서 아무도 없이 내 스스로 견딜 수 있을 만한 30분 정도 가지시면 좋고요. 두 번째로는 혹시 내가 가족과 함께 있을 동안에 잔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야 되거나 혹은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해야 되거나 이런 상황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 여러분들 동전 있잖아요, 집에. 동전 하나만 안 되고 두 개 정도 딱 마련하셔서 내가 잔소리를 듣거나 짜증 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면 그 동전을 집고 꼭 쥔 상태에서 상대방과 대화하는 건 내 인내력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거고 세 번째, 기분이 많이 안 좋을 때는 기분 전환 속옷 같은 것.

[앵커]
속옷이요?

[답변]
나만의 것이죠. 아무도 모르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나 이거 입으면 괜찮아져. 이런 거 하나 정하셔서 실제 활용해보신다면 심리 상담 현장에서도 쓰는 거니까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해보시죠.

[앵커]
아무튼 아픈 거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유해라. 돈은 숨기고 병은 소문내라, 어르신들 말씀도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잘 버티고 있나요?”…코로나 위험에 우울증까지
    • 입력 2020-12-28 18:14:16
    • 수정2020-12-28 20:51:53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28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0122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번쩍이는 조명 기기와 무선 마이크, 집 안에 들어온 노래방 일명 홈 노래방입니다. 이렇게라도 기분이 나아진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코로나와의 질긴 싸움 속에서 깊은 무력감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모셔봤습니다. 심리상담전문가시죠.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혹한기에 마음 담요 이호선입니다.

[앵커]
마음 담요. 오실 때마다 소개 멘트가 바뀌시네요.

[답변]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뿐입니다.

[앵커]
벌써 세 번째 출연이시잖아요. 조금만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어떻게 점점 하반기로 갈수록 더 상황이 심각해지는 분위기라서요.

[답변]
지금 저희가 초기 벌써 1년이 지나갔어요. 1년을 꼬박 코로나라고 하는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인데 그 가운데 개인도 힘들고 가족도 힘들다 말하고 엄마들은 아이들 양육이 힘들어지고 취업생들 같은 경우에는 불안이 커지고요. 어르신 같은 경우에는 고립이 훨씬 더 커지게 되고 사실상 지금 현재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엔 폐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지만 상담 현장에선 더 절절하고 절실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앵커]
상담센터 운영은 그러면 비대면으로 하고 계신가요?

[답변]
지금 저는 전화하고 영상으로만 하고 있고요. 비대면으로 전환한 지는 4개월 이상 넘었고 그사이에 지금 현재 상담이 훨씬 더 증가하고 있는데 특별히 그 이전에 힘들다, 어렵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걸 우울 상담이라고 한다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3배 이상 늘었다. 조금 전에 소상공인들 절절한 사연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게 기억이 나세요?

[답변]
여러 사연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만 요새 사실 견디다, 버티다 결국은 최종 폐업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 중에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맨 마지막에 폐업하고 나면 집기들을 다 처분하잖아요. 양꼬치 집을 하셨던 분인데 이분이 그 집기가 나갈 때 화로를 붙잡고 울었다고. 그 얘기는 그 뜨거운 화로가 가장 뜨거울 때 가장 좋기를 바랐는데 그 앞에서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처절했을까 싶은 마음에 마음이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앵커]
사실 소상공인들은 우리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 무엇보다 이분들의 마음 방역이 우리 경제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은데. 이분들을 위한 구체적인 팁 있으실까요?

[답변]
일단은 사실 우리가 경제라고 하는 이야기 앞에서 뾰족한 답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제안을 드리자면 제일 먼저는 함께 지금 이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제일 먼저는 금융과 관련된 상담은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최근 금융권에서 관련된 상담들 굉장히 많이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상담 꼭 받아보시길 권하고. 두 번째로는 동종업계는 거의 대부분 비슷한 고를 겪고 있더라고요. 그 얘기는 같은 업종에 계신 분들끼리 함께 힘을 모으고 우리가 마치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협동조합을 형성했던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머리를 한번 맞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세 번째로는 보통 우리가 사업을 하시거나 장사를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혼자 이 고민을 끌어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남편이 외벌이로 일을 한다 그럴 때 그 업을 사실 아내도 같이하는 것처럼 아버지가 일을 하고 어머니가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뭐냐면 그 가족이 함께 가족사업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거든요. 아이들에게도 내 부모가 지금 안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상황에 대해서 알릴 필요가 있고 함께 머리를 모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모을 때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같이 공유를 하는 시간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어려움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연대의 힘으로 이겨내라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1년 내내 취업 준비하다가 시간 다 보낸 우리 젊은 청년층. 교수님도 자녀분들 중에 취준생 있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셨겠어요?

[답변]
지금 아마 가장 말이 없고 그중에서 가장 불안에 떨고 있는 게 취준생이 아닐까 싶은데 제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어떤 위로를 한다 그래서 그 위로가 마음에 와서 탁 닿거나 탁 마음에 붙진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우리가 이 위기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모두가 겪는 위기라는 것.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고통스럽고 더군다나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함께 우리가 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건 혼자만은 아니니까 좀 낫다는 거고요. 두 번째로는 코로나 위기라고 하는 건 코로나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 시기가 어쩌면 터널이 끝나는 시기가 다 같이 우리가 맞을 기쁨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고통의 시기이긴 합니다만 동시에 준비의 시기이기도 하고 오히려 칼을 더 예리하게 갈아낼 수 있는 이런 식으로 삼으셨으면 하는 그리고 이게 목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특별히 가족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우리가 보통 많이 물어보죠. 안부, 걱정, 특별히 명절 때처럼 최근엔 자꾸 물어보게 되잖아요. 어떠니, 지원은 했니 물어보시는데 지금은 안 물어보셨으면 좋겠는 게 최근에 통계를 보니까 20대, 30대가 취준생들이 그냥 놀아요라는 통계가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냥 노는 취준생은 없거든요. 고통스럽게 견디는 거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그냥 옆에서 그냥 지켜봐 주시는 것, 그리고 밥은 말없이 주시는 거 이게 중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누군가 취준생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때는 기꺼이 가장 빠른 속도로 아이들에게 반응해 주신다면 어쩌면 이 혹한기 가장 혹독한 기대를 가지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되는 청년들에게는 그나마 우리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정말 10대부터 또 중장년층까지 각자 겪는 세대만의, 저마다의 고민이 다 있었던 거 같아요, 코로나 상황에서는요. 특히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계층은 그래도 어르신들이 아닐까 싶은데 이분들에 대한 상담은 어떤 식으로 들어오나요?

[답변]
우리가 지금 최근 어르신들은 상담이 거의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 상담의 활로 자체가 많이 막혀 있고요. 대부분 다른 분들이 연결해 주신다든지 아니면 직접 찾아오신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전화 상담이나 영상 상담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런데 이분들이 코로나 시국에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냐면 제일 먼저 흔히 우리가 집콕이라고 얘기합니다만 가장 고위험군인데 이 위험군이 단순히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군으로서 고위험만 있는 게 아니라 집콕을 하게 되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여기에 따라 건강에 따라 직격탄을 맞는 게 바로 어르신들이고요. 두 번째로는 이렇게 집콕을 하다 보니까 사실 자녀들도 잘 찾아오질 못해요. 혹시 감염의 위험이 있을까 봐. 그렇다보니까 사람으로 찾아가지 않는 게 오히려 이게 역설적인 고립을 만들어냅니다. 관계가 가족마저 끊어지는 상황이 된 거고요. 세 번째로는 경제적인 타격이 제일 먼저 오는 게 바로 사실 어르신들이거든요. 실제 이번에 우리가 방배동에서 있었던 혼자 고독사하면서 아들은 노숙을 하게 된 안타까운 사례를 보면 도움이, 시스템이 안 돼 있어서가 아니라 사실상 그 가운데 사각에 가장 놓여있는 분들이 어르신들이라는 거.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도심 같은 경우에는 사람은 많지만 절대 고독에 놓여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을 공동체가 있는 농촌 지역이나 어촌 지역하고는 또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공동체, 또 한 개인, 경제 그리고 가족 간의 모든 단절이 가장 큰 위험 속에 머물러 있는 분, 이분들이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돌봄과 도움이 지금 누구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렇게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분들한테 우리는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답변]
보통 어르신들이 힘들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그분들이 내 아버지, 내 어머니거든요. 제일 먼저는 내 아버지, 내 어머니에게 직접적으로 전화 연락하시고 그다음에 실질적인 도움은 전화 연락만 하시면 안 되고요. 먹을 건 있는지 국거리는 괜찮으신지. 밖을 못 나가시고 장도 보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분들이 특별히 인터넷 쇼핑이나 이런 것들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괜찮다, 나는 뭐 먹을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도 꾸준히 먹을 거 보내드리고 그 참에 전화하셔서 아버지 받으셨어요? 엄마 받으셨어요? 이게 또 안부 전화가 되는 거거든요. 이렇게 확인 전화와 더불어서 반드시 먹거리가 있는지 생필품은 잘 구비가 돼 있는지 확인해 주시는 것. 이게 사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어쩌면 가장 소홀할 수 있는 어르신들에 대한 첫 번째 움직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연락을 함으로써 어떤 연결의 끈을 계속 만들어나가라?

[답변]
그렇죠. 보통 평상시에는 제가 일주일에 한 번 알람 시간 정해놓고 그때 알람 해놓은 다음에 연락해서 부모님과 안부를 나누어라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지금은 평상이 아니라 비상입니다. 비상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적어도 가장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내 부모님들께, 또 가까운 어른들께서 그래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미리 알람 해놓고 연락을 드려서 안부를 여쭙고 또 우리가 할 말이 없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 이분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꼭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타인과의 거리 두기를 하다 보니까 가족들 간에 거리 두기가 안 돼서 괴롭다 하는 분들이 또 계시잖아요.

[답변]
우리가 옛날에는 가족이 원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가족이 원수인지 알면서도 반드시 보호해야 될 입장이잖아요. 이럴 때는 몇 가지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첫 번째로는 우리가 바깥에 나가고 싶어도 나가면 안 되잖아요. 이럴 때는 방 하나를 정하셔서 그때 고리 하나 연결해서 판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절대 시간 30분, 그래서 그 30분 동안에 푯말을 걸어놓으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가족을 위해서는 30분 정도는 서로 간에 지켜주는 거로 그 시간을. 그래서 아무도 없이 내 스스로 견딜 수 있을 만한 30분 정도 가지시면 좋고요. 두 번째로는 혹시 내가 가족과 함께 있을 동안에 잔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야 되거나 혹은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해야 되거나 이런 상황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 여러분들 동전 있잖아요, 집에. 동전 하나만 안 되고 두 개 정도 딱 마련하셔서 내가 잔소리를 듣거나 짜증 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면 그 동전을 집고 꼭 쥔 상태에서 상대방과 대화하는 건 내 인내력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거고 세 번째, 기분이 많이 안 좋을 때는 기분 전환 속옷 같은 것.

[앵커]
속옷이요?

[답변]
나만의 것이죠. 아무도 모르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나 이거 입으면 괜찮아져. 이런 거 하나 정하셔서 실제 활용해보신다면 심리 상담 현장에서도 쓰는 거니까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해보시죠.

[앵커]
아무튼 아픈 거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유해라. 돈은 숨기고 병은 소문내라, 어르신들 말씀도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