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밑에 또 갑”…‘대금 후려치기’에 회생 신청한 협력업체
입력 2020.12.29 (07:01)
수정 2020.12.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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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공장 설비를 납품하는 한 중견 기업이 하청 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을 부당하게 깎는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깎는지, 하청 업체는 왜 이런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건지 들어봤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하청 업체들이 모여 있는 한 산업단지.
권정봉 씨는 휴대전화나 TV 제작 공정에 쓰이는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씨의 업체는 몇 년 전부터 적자를 거듭하다 최근 회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청업체의 이른바 '대금 후려치기'였다고 말합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원청업체에서) '예산 없으니까 최대한 좀 낮춰 봐라', 안전관리비 이런 부분들은 아예 그냥 다 빼고 거기서 또 더 네고(추가 인하)를 20~30% 더 하는 거예요."]
경쟁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자로 결정됐는데도 원청업체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추가로 가격을 깎았다는 겁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하도급법 위반 가능성이 큽니다.
[정종채/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라는 점은 원사업자가 입증이 안 되면 위법하다라고 돼 있고요. (이런 경우) 명백하게 위반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약 없이 시공부터 하는 관행도 여러 해 반복됐다고 합니다.
2016년 권 씨가 원청업체와 맺은 계약입니다.
1월부터 부품을 구매해 시공에 착수했는데, 계약서는 반년 지나 작성됐습니다.
계약 금액도 권 씨 업체가 낸 최초 견적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런 '선시공 후계약'은 원칙적으로 불법입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이미 시공해서 그걸 돌이킬 수도 없는 거고, 돈 투자된 것도 있는 거고. 그건 방법 자체가 없어요. 무조건 해야 하는…."]
이 일대에서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한두 곳이 아닙니다.
[A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낙찰이 되면 원래 낙찰가로 해야 하잖아요. 근데 연락이 와요. 금액을 몇 프로 더 네고(인하)해달라…."]
[B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 안 받은 것 이미 많았는데… (저희 업체는) 그것 때문에 문을 닫았거든요."]
해당 원청 업체는 상당 부분 일방적 주장이라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몇 해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금을 깎아 공정위가 과징금 3억 5천만 원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이근희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공장 설비를 납품하는 한 중견 기업이 하청 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을 부당하게 깎는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깎는지, 하청 업체는 왜 이런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건지 들어봤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하청 업체들이 모여 있는 한 산업단지.
권정봉 씨는 휴대전화나 TV 제작 공정에 쓰이는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씨의 업체는 몇 년 전부터 적자를 거듭하다 최근 회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청업체의 이른바 '대금 후려치기'였다고 말합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원청업체에서) '예산 없으니까 최대한 좀 낮춰 봐라', 안전관리비 이런 부분들은 아예 그냥 다 빼고 거기서 또 더 네고(추가 인하)를 20~30% 더 하는 거예요."]
경쟁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자로 결정됐는데도 원청업체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추가로 가격을 깎았다는 겁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하도급법 위반 가능성이 큽니다.
[정종채/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라는 점은 원사업자가 입증이 안 되면 위법하다라고 돼 있고요. (이런 경우) 명백하게 위반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약 없이 시공부터 하는 관행도 여러 해 반복됐다고 합니다.
2016년 권 씨가 원청업체와 맺은 계약입니다.
1월부터 부품을 구매해 시공에 착수했는데, 계약서는 반년 지나 작성됐습니다.
계약 금액도 권 씨 업체가 낸 최초 견적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런 '선시공 후계약'은 원칙적으로 불법입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이미 시공해서 그걸 돌이킬 수도 없는 거고, 돈 투자된 것도 있는 거고. 그건 방법 자체가 없어요. 무조건 해야 하는…."]
이 일대에서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한두 곳이 아닙니다.
[A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낙찰이 되면 원래 낙찰가로 해야 하잖아요. 근데 연락이 와요. 금액을 몇 프로 더 네고(인하)해달라…."]
[B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 안 받은 것 이미 많았는데… (저희 업체는) 그것 때문에 문을 닫았거든요."]
해당 원청 업체는 상당 부분 일방적 주장이라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몇 해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금을 깎아 공정위가 과징금 3억 5천만 원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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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공장 설비를 납품하는 한 중견 기업이 하청 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을 부당하게 깎는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깎는지, 하청 업체는 왜 이런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건지 들어봤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하청 업체들이 모여 있는 한 산업단지.
권정봉 씨는 휴대전화나 TV 제작 공정에 쓰이는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씨의 업체는 몇 년 전부터 적자를 거듭하다 최근 회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청업체의 이른바 '대금 후려치기'였다고 말합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원청업체에서) '예산 없으니까 최대한 좀 낮춰 봐라', 안전관리비 이런 부분들은 아예 그냥 다 빼고 거기서 또 더 네고(추가 인하)를 20~30% 더 하는 거예요."]
경쟁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자로 결정됐는데도 원청업체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추가로 가격을 깎았다는 겁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하도급법 위반 가능성이 큽니다.
[정종채/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라는 점은 원사업자가 입증이 안 되면 위법하다라고 돼 있고요. (이런 경우) 명백하게 위반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약 없이 시공부터 하는 관행도 여러 해 반복됐다고 합니다.
2016년 권 씨가 원청업체와 맺은 계약입니다.
1월부터 부품을 구매해 시공에 착수했는데, 계약서는 반년 지나 작성됐습니다.
계약 금액도 권 씨 업체가 낸 최초 견적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런 '선시공 후계약'은 원칙적으로 불법입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이미 시공해서 그걸 돌이킬 수도 없는 거고, 돈 투자된 것도 있는 거고. 그건 방법 자체가 없어요. 무조건 해야 하는…."]
이 일대에서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한두 곳이 아닙니다.
[A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낙찰이 되면 원래 낙찰가로 해야 하잖아요. 근데 연락이 와요. 금액을 몇 프로 더 네고(인하)해달라…."]
[B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 안 받은 것 이미 많았는데… (저희 업체는) 그것 때문에 문을 닫았거든요."]
해당 원청 업체는 상당 부분 일방적 주장이라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몇 해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금을 깎아 공정위가 과징금 3억 5천만 원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이근희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공장 설비를 납품하는 한 중견 기업이 하청 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을 부당하게 깎는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깎는지, 하청 업체는 왜 이런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건지 들어봤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 하청 업체들이 모여 있는 한 산업단지.
권정봉 씨는 휴대전화나 TV 제작 공정에 쓰이는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씨의 업체는 몇 년 전부터 적자를 거듭하다 최근 회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청업체의 이른바 '대금 후려치기'였다고 말합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원청업체에서) '예산 없으니까 최대한 좀 낮춰 봐라', 안전관리비 이런 부분들은 아예 그냥 다 빼고 거기서 또 더 네고(추가 인하)를 20~30% 더 하는 거예요."]
경쟁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자로 결정됐는데도 원청업체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추가로 가격을 깎았다는 겁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하도급법 위반 가능성이 큽니다.
[정종채/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라는 점은 원사업자가 입증이 안 되면 위법하다라고 돼 있고요. (이런 경우) 명백하게 위반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약 없이 시공부터 하는 관행도 여러 해 반복됐다고 합니다.
2016년 권 씨가 원청업체와 맺은 계약입니다.
1월부터 부품을 구매해 시공에 착수했는데, 계약서는 반년 지나 작성됐습니다.
계약 금액도 권 씨 업체가 낸 최초 견적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런 '선시공 후계약'은 원칙적으로 불법입니다.
[권정봉/하청업체 대표 : "이미 시공해서 그걸 돌이킬 수도 없는 거고, 돈 투자된 것도 있는 거고. 그건 방법 자체가 없어요. 무조건 해야 하는…."]
이 일대에서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한두 곳이 아닙니다.
[A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낙찰이 되면 원래 낙찰가로 해야 하잖아요. 근데 연락이 와요. 금액을 몇 프로 더 네고(인하)해달라…."]
[B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 안 받은 것 이미 많았는데… (저희 업체는) 그것 때문에 문을 닫았거든요."]
해당 원청 업체는 상당 부분 일방적 주장이라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몇 해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금을 깎아 공정위가 과징금 3억 5천만 원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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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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