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전파력 강한 ‘英변이 바이러스’, ‘우세종’되나?

입력 2021.01.05 (05:01) 수정 2021.01.0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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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3차 유행이 여전합니다. 게다가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영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까지 국내에 유입됐습니다. 국내 확진자를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의 501번째 부분에서 영국에서 보고된 것과 같은 변이가 확인된 겁니다.

4일 기준 영국에서 보고됐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9명,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1명으로 확인됐는데요. 국내 일부 언론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1.7배 높다고 언급합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코로나19 방역단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12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최대 70% 더 전염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변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른지,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치명률 더 높다고 할 순 없지만….

영국 보건 당국은 최근 영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감염자들과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규모의 감염자들을 나이와 성별, 거주 지역 등으로 나눠 1대 1로 비교했는데요.

코로나19 감염으로 상태가 악화해 입원한 42명 가운데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26명(1.5%),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는 16명(0.9%)이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4주 이내에 숨진 사람은 모두 22명이었는데,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명(0.73%),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2명(0.89%)으로 2명 더 많았습니다.

연구진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치명률이 더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이유입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도 살펴보겠습니다.

■2차 발병률↑... '변이' 15.1% vs '기존' 9.8%

영국 연구진은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에 등록된 유전체 검사 자료 4만 5천여 건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천9백여 건을 추적했는데요.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을 때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은 9.8%였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했을 때 감염될 확률은 15%로 더 높았습니다.

이번 연구의 2차 발병률 수치만 놓고 보면,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1.53배, 53%가량 높았습니다.

■'변이' 전파력 "1.5~1.7배"…. 지속 연구 필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1.7배 빠르다는 내용의 연구도 함께 살펴볼까요. 해당 연구는 지난해 12월 16일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COG-UK)의 쇼케이스 이벤트에서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에릭 볼츠 박사가 소개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에릭 볼츠 박사가 소개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 모델 (자료: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 유튜브 화면 캡처)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에릭 볼츠 박사가 소개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 모델 (자료: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 유튜브 화면 캡처)
볼츠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추정한 모델을 설명하면서 "표본 추출의 횟수나 분포 등이 일정하지 않고 분산돼 있는데, 해당 모델이 모두 반영하지 못해 이것을 현재의 변이 바이러스 상태라고 보기에는 좀 이르다"면서도 "연구 결과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므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관련한 연구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 '우세종' 막으려면…. 결국 방역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 '우세종'의 감염 속도와 치명률에 따라 방역대책의 강도도 긴급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대본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라 이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기존 그룹(S, V, L, G, GH, GR 등) 가운데 GR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는 "중국발 바이러스가 다른 것으로 대체됐듯, 유행하는 바이러스도 변이 바이러스로 바뀌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백신은 우세종이건 아니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지금 생각된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는 것은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상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대략 80~90%는 G형이며, G형은 기존 유형에 비해 확산이 최대 10배까지 빠르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영국에서 나온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빠르다고 해도 당장 '주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명률이 아니더라도 결국,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만큼 방역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공통으로 강조했습니다. 방역이 제 기능을 못하면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건 시간문제고, 그렇게 되면 현재 방역대책은 더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7일까지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또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자가격리 조치 외에 격리해제 전 추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팩트, 영상으로 한 번에 체크해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바로보기 https://youtu.be/04S5i0Jkgkc


※취재 지원 : 김나영 팩트체크 인턴 기자(sjrnfl3030@naver.com)

자료
1.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948152/Technical_Briefing_VOC202012-2_Briefing_2_FINAL.pdf
2.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COG-UK)의 쇼케이스
https://www.youtube.com/watch?v=G3CT9N89L-c&feature=youtu.be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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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전파력 강한 ‘英변이 바이러스’, ‘우세종’되나?
    • 입력 2021-01-05 05:01:58
    • 수정2021-01-05 08:56:44
    취재K
코로나19의 3차 유행이 여전합니다. 게다가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영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까지 국내에 유입됐습니다. 국내 확진자를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의 501번째 부분에서 영국에서 보고된 것과 같은 변이가 확인된 겁니다.

4일 기준 영국에서 보고됐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9명,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1명으로 확인됐는데요. 국내 일부 언론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1.7배 높다고 언급합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코로나19 방역단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12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최대 70% 더 전염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변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른지,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치명률 더 높다고 할 순 없지만….

영국 보건 당국은 최근 영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감염자들과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규모의 감염자들을 나이와 성별, 거주 지역 등으로 나눠 1대 1로 비교했는데요.

코로나19 감염으로 상태가 악화해 입원한 42명 가운데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26명(1.5%),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는 16명(0.9%)이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4주 이내에 숨진 사람은 모두 22명이었는데,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명(0.73%),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2명(0.89%)으로 2명 더 많았습니다.

연구진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치명률이 더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이유입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도 살펴보겠습니다.

■2차 발병률↑... '변이' 15.1% vs '기존' 9.8%

영국 연구진은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에 등록된 유전체 검사 자료 4만 5천여 건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천9백여 건을 추적했는데요.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을 때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은 9.8%였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했을 때 감염될 확률은 15%로 더 높았습니다.

이번 연구의 2차 발병률 수치만 놓고 보면,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1.53배, 53%가량 높았습니다.

■'변이' 전파력 "1.5~1.7배"…. 지속 연구 필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1.7배 빠르다는 내용의 연구도 함께 살펴볼까요. 해당 연구는 지난해 12월 16일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COG-UK)의 쇼케이스 이벤트에서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에릭 볼츠 박사가 소개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에릭 볼츠 박사가 소개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 모델 (자료: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 유튜브 화면 캡처)볼츠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추정한 모델을 설명하면서 "표본 추출의 횟수나 분포 등이 일정하지 않고 분산돼 있는데, 해당 모델이 모두 반영하지 못해 이것을 현재의 변이 바이러스 상태라고 보기에는 좀 이르다"면서도 "연구 결과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므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관련한 연구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 '우세종' 막으려면…. 결국 방역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 '우세종'의 감염 속도와 치명률에 따라 방역대책의 강도도 긴급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대본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라 이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기존 그룹(S, V, L, G, GH, GR 등) 가운데 GR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는 "중국발 바이러스가 다른 것으로 대체됐듯, 유행하는 바이러스도 변이 바이러스로 바뀌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백신은 우세종이건 아니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지금 생각된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는 것은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상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대략 80~90%는 G형이며, G형은 기존 유형에 비해 확산이 최대 10배까지 빠르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영국에서 나온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빠르다고 해도 당장 '주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명률이 아니더라도 결국,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만큼 방역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공통으로 강조했습니다. 방역이 제 기능을 못하면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건 시간문제고, 그렇게 되면 현재 방역대책은 더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7일까지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또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자가격리 조치 외에 격리해제 전 추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팩트, 영상으로 한 번에 체크해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바로보기 https://youtu.be/04S5i0Jkgkc


※취재 지원 : 김나영 팩트체크 인턴 기자(sjrnfl3030@naver.com)

자료
1.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948152/Technical_Briefing_VOC202012-2_Briefing_2_FINAL.pdf
2.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 컨소시엄(COG-UK)의 쇼케이스
https://www.youtube.com/watch?v=G3CT9N89L-c&feature=youtu.be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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