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휴직자 ‘28개월 만의 출근’…“꿈만 같다”

입력 2021.01.05 (07:49) 수정 2021.01.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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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 출근길, 힘차게 출발하셨나요?

이번 출근길을 누구보다 기다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선업 불황으로 28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않고 휴직에 들어간 HSG 성동조선 직원들입니다.

2년 반 만에 오른 출근길 표정을,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때 세계 8위에 오르며 중견 조선소의 맏형으로 꼽히던 통영 성동조선해양.

지난 2018년, 조선업 불황 속에 시작된 2년 반의 법정관리와 매각 작업으로, 2천 명을 훌쩍 넘던 직원들은 3분의 1토막인, 650여 명만 남았습니다.

3차례 매각 실패 끝에 지난해 새 경영진을 맞았지만, 260여 명의 직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 일터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매서운 한파 속 새해 첫 출근길, 붉은 해가 통영 바다 위로 떠올랐습니다.

동료들과 삼삼오오 조선소 작업장으로 들어섭니다.

["반갑습니다!"]

회사 정상화를 기다리며 일터를 떠나야 했던 옛 성동조선 직원들입니다.

28개월의 긴 무급 휴직. 2년 반만입니다.

통장 잔고와 체력은 바닥났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허드렛일도 마다치 않고 버텼습니다.

회사 경영진이 바뀐 뒤 지난해 390여 명이 우선 복귀했고, 마지막까지 남은 260여 명이 일터로 돌아온 겁니다.

[서상덕/HSG 성동조선 복귀자 :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많이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복직만을 꿈꾸며 버텨왔는데, 이렇게 복직해서 출근한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고 기쁩니다."]

경영진은 대형 조선소에서 생산 관리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양 플랜트와 풍력 구조물, 조선 블록 수주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박경태/HSG 성동조선 노조 지회장 :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 기회가 헛되이 지 않도록 노사가 합심해서 하루빨리 정상화 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무급 휴직 복귀자들은 전환 배치와 직무 재교육을 거쳐 생산 현장에 다시 투입될 예정입니다.

힘겨운 시간을 견뎌온 HSG 성동조선이 경영 정상화를 통한 재도약의 원년을 맞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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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조선 휴직자 ‘28개월 만의 출근’…“꿈만 같다”
    • 입력 2021-01-05 07:49:02
    • 수정2021-01-05 09:31:52
    뉴스광장(창원)
[앵커]

새해 첫 출근길, 힘차게 출발하셨나요?

이번 출근길을 누구보다 기다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선업 불황으로 28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않고 휴직에 들어간 HSG 성동조선 직원들입니다.

2년 반 만에 오른 출근길 표정을,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때 세계 8위에 오르며 중견 조선소의 맏형으로 꼽히던 통영 성동조선해양.

지난 2018년, 조선업 불황 속에 시작된 2년 반의 법정관리와 매각 작업으로, 2천 명을 훌쩍 넘던 직원들은 3분의 1토막인, 650여 명만 남았습니다.

3차례 매각 실패 끝에 지난해 새 경영진을 맞았지만, 260여 명의 직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 일터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매서운 한파 속 새해 첫 출근길, 붉은 해가 통영 바다 위로 떠올랐습니다.

동료들과 삼삼오오 조선소 작업장으로 들어섭니다.

["반갑습니다!"]

회사 정상화를 기다리며 일터를 떠나야 했던 옛 성동조선 직원들입니다.

28개월의 긴 무급 휴직. 2년 반만입니다.

통장 잔고와 체력은 바닥났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허드렛일도 마다치 않고 버텼습니다.

회사 경영진이 바뀐 뒤 지난해 390여 명이 우선 복귀했고, 마지막까지 남은 260여 명이 일터로 돌아온 겁니다.

[서상덕/HSG 성동조선 복귀자 :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많이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복직만을 꿈꾸며 버텨왔는데, 이렇게 복직해서 출근한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고 기쁩니다."]

경영진은 대형 조선소에서 생산 관리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양 플랜트와 풍력 구조물, 조선 블록 수주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박경태/HSG 성동조선 노조 지회장 :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 기회가 헛되이 지 않도록 노사가 합심해서 하루빨리 정상화 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무급 휴직 복귀자들은 전환 배치와 직무 재교육을 거쳐 생산 현장에 다시 투입될 예정입니다.

힘겨운 시간을 견뎌온 HSG 성동조선이 경영 정상화를 통한 재도약의 원년을 맞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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