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계약 해지’…“노조 탈퇴 종용”

입력 2021.01.05 (09:48) 수정 2021.01.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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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날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전주시 재활용 선별장 이야기인데요.

조합원들은 사측의 집단 해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십 년 넘게 전주시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해 온 배유경 씨.

한 업체에서 2년 넘게 일한 만큼 무기계약직 전환도 기대했지만, 새해 첫날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보다 임금이 줄어든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고가 붙은 지 이틀 만입니다.

[배유경/계약 해지 노동자 : "말일 돼도 부르지도 않아요. 면담 요청도 없어요. 그날 퇴근 이후로 차단한 거예요. 1일부터 못 들어오게…."]

배 씨를 비롯해 12명이 같은 통보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어 밀린 임금을 받은 노조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노조원들은 사측이 지난해 만들어진 노조를 길들이려 한다고 의심하며,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인 노조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합니다.

[업체 관계자-노조원 대화/음성변조 : "뭐 하겠다고 육십몇 살 잡숴서 노조에 가입해요. 우리 대표가 그래서 화난 거예요. 나가라 해라, 그 양반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임금 등에 있어 노조원을 차별하지 않았고, 수차례 의견을 물었지만 노동자들이 의사를 밝히지 않아 계약하지 못한 것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이라도 계약할 수 있다니까요. 인원 적어서 일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거든요."]

노동 전문가의 생각은 어떨까.

[박영민/공인노무사 : "기존 근로조건보다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거든요. 그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건 부당해고죠."]

해당 선별장은 전주시가 BTO, '수익형 민자투자사업' 방식으로 민간에 맡긴 리사이클링센터에서 다시 하도급을 받은 광주지역 업체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전주시가 면담에 나선 가운데 노동자들은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성/계약 해지 노동자 : "이렇게 해고하는 건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우리가 뭐 때문에 잘려야 하는지도 모르고…."]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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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첫날 ‘계약 해지’…“노조 탈퇴 종용”
    • 입력 2021-01-05 09:48:05
    • 수정2021-01-05 13:03:39
    930뉴스(전주)
[앵커]

새해 첫날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전주시 재활용 선별장 이야기인데요.

조합원들은 사측의 집단 해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십 년 넘게 전주시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해 온 배유경 씨.

한 업체에서 2년 넘게 일한 만큼 무기계약직 전환도 기대했지만, 새해 첫날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보다 임금이 줄어든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고가 붙은 지 이틀 만입니다.

[배유경/계약 해지 노동자 : "말일 돼도 부르지도 않아요. 면담 요청도 없어요. 그날 퇴근 이후로 차단한 거예요. 1일부터 못 들어오게…."]

배 씨를 비롯해 12명이 같은 통보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어 밀린 임금을 받은 노조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노조원들은 사측이 지난해 만들어진 노조를 길들이려 한다고 의심하며,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인 노조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합니다.

[업체 관계자-노조원 대화/음성변조 : "뭐 하겠다고 육십몇 살 잡숴서 노조에 가입해요. 우리 대표가 그래서 화난 거예요. 나가라 해라, 그 양반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임금 등에 있어 노조원을 차별하지 않았고, 수차례 의견을 물었지만 노동자들이 의사를 밝히지 않아 계약하지 못한 것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이라도 계약할 수 있다니까요. 인원 적어서 일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거든요."]

노동 전문가의 생각은 어떨까.

[박영민/공인노무사 : "기존 근로조건보다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거든요. 그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건 부당해고죠."]

해당 선별장은 전주시가 BTO, '수익형 민자투자사업' 방식으로 민간에 맡긴 리사이클링센터에서 다시 하도급을 받은 광주지역 업체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전주시가 면담에 나선 가운데 노동자들은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성/계약 해지 노동자 : "이렇게 해고하는 건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우리가 뭐 때문에 잘려야 하는지도 모르고…."]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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