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도 새하얀, 멸종위기 ‘백우(白牛)’가 돌아왔다!

입력 2021.0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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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모두 황색?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백우'

흔히 한우라고 하면 누런 털빛을 가진 소를 연상하지만, 일제강점기 전까지는 한반도에 황소뿐 아니라 다양한 색의 소가 존재했습니다.

조선 시대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 우경도와 고구려 무용총에서 황소와 흑소, 칡소 등 다양한 털 색깔을 가진 소들을 볼 수 있는데요. 1399년에 발간된 조선 시대 수의학서에도 칡소, 흑우, 백우, 청우, 황우 등이 약 7가지 종이 한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황색을 제외한 다른 색 한우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1938년 일본이 제정한 한우 표준법에서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모색 통일 지침을 시행했기 때문입니다. 또 조선총독부 기록에 의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150만 마리 이상의 한우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지로 반출됐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우 개량사업 때도 일본 강점기에 만들어진 기준을 이어받아 황소를 한우로 통일했습니다. 그 당시 재래종인 칡소와 흑우 등은 한우로 등록되지 않아 급속히 도태됐습니다.


3마리로 시작한 '백우' 복원

백우 복원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09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정읍과 대전 지역에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를 수집했고, 인공 수정과 수정란 이식기술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10년 넘게 개체 수를 늘렸습니다.


2000년대 초까지 전국에 3마리만 남았던 '백우'는 지난해 11월 송아지 5마리가 태어나 25마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계통을 이야기 할때 한우에 있어서 축군이 2천마리정도는 있어야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났다고 할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백우는 전국에 25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의 가축유전자원입니다.

멸종위기 단계인 백우는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가축 다양성 정보시스템에 한우 품종으로 황소, 흑우, 제주 흑우, 칡소와 함께 공식 등록돼 다행히 명맥을 유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백우도 한우다... 선천성 색소결핍증이 있는 한우의 변이종

백우는 황색 한우와 같은 계통이지만, 일반 한우 부모로부터 100만분의 1 확률로 태어나는 유전적 돌연변이(알비노), 즉 선천성 색소결핍증이 있는 한우의 변이종입니다.

알비노는 멜라닌 합성 부족으로 인해 눈, 피부, 털 등 신체의 일부나 전체에 색소가 없는 현상으로 백색증이라고도 하죠.

백우는 황소나 검은 소에 비해 체격이 조금 작고, 질병에도 약하지만, 그런 만큼 희귀한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데요.


희소 한우 가축 무리 조성 추진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센터는 백우와 흑우, 칡소, 황우 중에서도 덩치가 큰 녀석이나 작은 녀석에 대한 유전자원을 동결정액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우에서 새로운 형질을 가진 개체를 확보할 수가 있고 새로운 육종 소재를 만들 수 있어서 동결정액을 연구 보존하는 것입니다.

가축유전자원센터는 신축년, 올해 흰 소의 해를 맞아 백우 등 희귀 한우의 복원, 증식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는데요. 개체를 점점 더 확대해 50마리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가축유전자원센터는 지난해부터 희소한우의 유전 특성을 분석해 과배란 처리, 성판별 등 생명공학기술을 개발해 가축 무리를 조성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백우의 가축 무리가 조성되면 분자유전학적, 영양 생리적 특성을 밝히고 번식, 개량, 사양관리 연구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복원과 증식 사업으로 다양한 한우 유전자원의 가치를 확보하게 됐는데요.

2021년 새해, 힘차게 달리는 사진 속 백우처럼 힘찬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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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눈썹도 새하얀, 멸종위기 ‘백우(白牛)’가 돌아왔다!
    • 입력 2021-01-05 14:48:00
    취재K

한우는 모두 황색?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백우'

흔히 한우라고 하면 누런 털빛을 가진 소를 연상하지만, 일제강점기 전까지는 한반도에 황소뿐 아니라 다양한 색의 소가 존재했습니다.

조선 시대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 우경도와 고구려 무용총에서 황소와 흑소, 칡소 등 다양한 털 색깔을 가진 소들을 볼 수 있는데요. 1399년에 발간된 조선 시대 수의학서에도 칡소, 흑우, 백우, 청우, 황우 등이 약 7가지 종이 한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황색을 제외한 다른 색 한우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1938년 일본이 제정한 한우 표준법에서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모색 통일 지침을 시행했기 때문입니다. 또 조선총독부 기록에 의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150만 마리 이상의 한우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지로 반출됐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우 개량사업 때도 일본 강점기에 만들어진 기준을 이어받아 황소를 한우로 통일했습니다. 그 당시 재래종인 칡소와 흑우 등은 한우로 등록되지 않아 급속히 도태됐습니다.


3마리로 시작한 '백우' 복원

백우 복원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09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정읍과 대전 지역에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를 수집했고, 인공 수정과 수정란 이식기술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10년 넘게 개체 수를 늘렸습니다.


2000년대 초까지 전국에 3마리만 남았던 '백우'는 지난해 11월 송아지 5마리가 태어나 25마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계통을 이야기 할때 한우에 있어서 축군이 2천마리정도는 있어야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났다고 할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백우는 전국에 25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의 가축유전자원입니다.

멸종위기 단계인 백우는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가축 다양성 정보시스템에 한우 품종으로 황소, 흑우, 제주 흑우, 칡소와 함께 공식 등록돼 다행히 명맥을 유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백우도 한우다... 선천성 색소결핍증이 있는 한우의 변이종

백우는 황색 한우와 같은 계통이지만, 일반 한우 부모로부터 100만분의 1 확률로 태어나는 유전적 돌연변이(알비노), 즉 선천성 색소결핍증이 있는 한우의 변이종입니다.

알비노는 멜라닌 합성 부족으로 인해 눈, 피부, 털 등 신체의 일부나 전체에 색소가 없는 현상으로 백색증이라고도 하죠.

백우는 황소나 검은 소에 비해 체격이 조금 작고, 질병에도 약하지만, 그런 만큼 희귀한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데요.


희소 한우 가축 무리 조성 추진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센터는 백우와 흑우, 칡소, 황우 중에서도 덩치가 큰 녀석이나 작은 녀석에 대한 유전자원을 동결정액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우에서 새로운 형질을 가진 개체를 확보할 수가 있고 새로운 육종 소재를 만들 수 있어서 동결정액을 연구 보존하는 것입니다.

가축유전자원센터는 신축년, 올해 흰 소의 해를 맞아 백우 등 희귀 한우의 복원, 증식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는데요. 개체를 점점 더 확대해 50마리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가축유전자원센터는 지난해부터 희소한우의 유전 특성을 분석해 과배란 처리, 성판별 등 생명공학기술을 개발해 가축 무리를 조성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백우의 가축 무리가 조성되면 분자유전학적, 영양 생리적 특성을 밝히고 번식, 개량, 사양관리 연구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복원과 증식 사업으로 다양한 한우 유전자원의 가치를 확보하게 됐는데요.

2021년 새해, 힘차게 달리는 사진 속 백우처럼 힘찬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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