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또 오심…“전자랜드에 더 가혹한가?”

입력 2021.01.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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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4일 현대모비스 79-78 전자랜드, 현대모비스 1점 차 역전승
4쿼터 종료 2분 50초 전 경기 흐름 좌우하는 오심 발생
KBL, “파울 여부를 가리기 위한 비디오 판독은 안 한다”


프로농구에서 다시 한번 결정적인 오심이 발생했다. 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현대모비스의 경기 4쿼터. 경기 종료 2분 50여 초를 남겨 놓은 상황이었다. 김낙현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모비스 외국인 숀롱이 김낙현과 접촉하면서 공이 옆줄 바깥으로 나갔다.

심판이 전자랜드 공격권으로 선언하자,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후 모비스에 공격권을 주는 것으로 수정했다.

김낙현과 숀롱의 볼 다툼 상황에서 파울이 발생했으나, 비디오판독에선 터치 아웃 여부만 판독할 수 있어 김낙현의 터치아웃으로 판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백한 오심이 있었다.

숀롱이 김낙현의 오른팔을 치는 장면이 느린 화면에서 명확히 포착됐다. 숀롱의 파울인데 이를 터치 아웃 비디오 판독으로 끌고 간 감독관과 심판진은 어이없는 오점을 남겼다. 경기 결과는 79대 78로 전자랜드의 1점 차 패배였다.

이에 대해 한 농구인은 “기본적으로 프로농구 심판의 자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개탄했다. “터치아웃 전에 명확하게 파울이 먼저 발생했는데, 파울 이후에 발생한 터치 아웃으로 비디오 판독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잘못된 판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오심을 남긴 심판진에게는 다시 KBL 코트에 서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하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심판을 키워야 한국 프로농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10개 구단 중 오심으로 인한 피해와 큰 이슈가 된 횟수에서 전자랜드는 많은 편에 속한다. 정규리그 말고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전에서 전자랜드가 당했던 오심 피해의 일부를 소개한다.

#사례 1
전자랜드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한 뒤, 챔피언전에서 모비스를 만났다. 외국인 기디 팟츠가 부상으로 제외되자, 전자랜드는 투 할로웨이를 긴급히 합류시켜 1승 2패의 상황에서 4차전을 맞았다. 경기 종료전 투 할로웨이가 중앙선을 넘어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던 순간 모비스 이대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의 판정은 ‘노파울’이었고 그대로 전자랜드의 1점 차 패배로 끝났다. 이후 챔피언전은 모비스의 4승 1패로 5차전에서 끝났다. 이대성은 우승 후 사석에서 “(명백한 파울인데) 그걸 안 불어서 저도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사례 2
2014~15시즌 동부(현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는 무더기로 오심이 나왔다. 5차전에서 분패해 2승 3패로 챔피언전 진출에 실패한 전자랜드는 경기 후 KBL에 오심에 대한 이의 제기를 공식 신청했다. 당시 전자랜드가 제기한 11개의 오심 사례 가운데 KBL은 8개를 오심으로 인정했다. KBL은 그러나 재경기를 치를 수는 없고 경기 결과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자랜드에 전했다. 다만, KBL은 당시 경기를 진행했던 심판 2명을 KBL 심판에서 제외했다. 이후 1명은 KBL에 복귀했고, 또 다른 1명은 개명 후에 아마추어 농구 코트에서 여전히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자랜드, 17년째 팀 운영하지만, 우승 횟수 0회
올 시즌 끝으로 팀 운영 중단…리그 축소될 수도

17년째 팀을 운영해 온 전자랜드의 우승 횟수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더는 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KBL이 새로운 농구단을 맡아줄 기업을 찾지 못하면 남자 프로농구는 9개 팀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

매년 수십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농구단을 운영하면서 앞으로도 달라질 게 없고, 팀을 더 운영해봐야 우승하지 못한다는 예상을 할 수도 있는 구단주에게 과연 농구단을 더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지 KBL은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한 농구인은 “지난해 KBL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농구발전위원 회의는 단 2차례 열렸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은 농구 전문가와 거리가 먼 비전문가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농구연맹, KBL은 팀 운영을 하는 기업의 어려움과 고마움에 대해 귀를 기울일 줄 모르며, 리그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연맹”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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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또 오심…“전자랜드에 더 가혹한가?”
    • 입력 2021-01-05 17:08:08
    스포츠K
4일 현대모비스 79-78 전자랜드, 현대모비스 1점 차 역전승<br />4쿼터 종료 2분 50초 전 경기 흐름 좌우하는 오심 발생<br />KBL, “파울 여부를 가리기 위한 비디오 판독은 안 한다”

프로농구에서 다시 한번 결정적인 오심이 발생했다. 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현대모비스의 경기 4쿼터. 경기 종료 2분 50여 초를 남겨 놓은 상황이었다. 김낙현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모비스 외국인 숀롱이 김낙현과 접촉하면서 공이 옆줄 바깥으로 나갔다.

심판이 전자랜드 공격권으로 선언하자,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후 모비스에 공격권을 주는 것으로 수정했다.

김낙현과 숀롱의 볼 다툼 상황에서 파울이 발생했으나, 비디오판독에선 터치 아웃 여부만 판독할 수 있어 김낙현의 터치아웃으로 판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백한 오심이 있었다.

숀롱이 김낙현의 오른팔을 치는 장면이 느린 화면에서 명확히 포착됐다. 숀롱의 파울인데 이를 터치 아웃 비디오 판독으로 끌고 간 감독관과 심판진은 어이없는 오점을 남겼다. 경기 결과는 79대 78로 전자랜드의 1점 차 패배였다.

이에 대해 한 농구인은 “기본적으로 프로농구 심판의 자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개탄했다. “터치아웃 전에 명확하게 파울이 먼저 발생했는데, 파울 이후에 발생한 터치 아웃으로 비디오 판독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잘못된 판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오심을 남긴 심판진에게는 다시 KBL 코트에 서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하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심판을 키워야 한국 프로농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10개 구단 중 오심으로 인한 피해와 큰 이슈가 된 횟수에서 전자랜드는 많은 편에 속한다. 정규리그 말고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전에서 전자랜드가 당했던 오심 피해의 일부를 소개한다.

#사례 1
전자랜드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한 뒤, 챔피언전에서 모비스를 만났다. 외국인 기디 팟츠가 부상으로 제외되자, 전자랜드는 투 할로웨이를 긴급히 합류시켜 1승 2패의 상황에서 4차전을 맞았다. 경기 종료전 투 할로웨이가 중앙선을 넘어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던 순간 모비스 이대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의 판정은 ‘노파울’이었고 그대로 전자랜드의 1점 차 패배로 끝났다. 이후 챔피언전은 모비스의 4승 1패로 5차전에서 끝났다. 이대성은 우승 후 사석에서 “(명백한 파울인데) 그걸 안 불어서 저도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사례 2
2014~15시즌 동부(현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는 무더기로 오심이 나왔다. 5차전에서 분패해 2승 3패로 챔피언전 진출에 실패한 전자랜드는 경기 후 KBL에 오심에 대한 이의 제기를 공식 신청했다. 당시 전자랜드가 제기한 11개의 오심 사례 가운데 KBL은 8개를 오심으로 인정했다. KBL은 그러나 재경기를 치를 수는 없고 경기 결과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자랜드에 전했다. 다만, KBL은 당시 경기를 진행했던 심판 2명을 KBL 심판에서 제외했다. 이후 1명은 KBL에 복귀했고, 또 다른 1명은 개명 후에 아마추어 농구 코트에서 여전히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자랜드, 17년째 팀 운영하지만, 우승 횟수 0회
올 시즌 끝으로 팀 운영 중단…리그 축소될 수도

17년째 팀을 운영해 온 전자랜드의 우승 횟수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더는 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KBL이 새로운 농구단을 맡아줄 기업을 찾지 못하면 남자 프로농구는 9개 팀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

매년 수십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농구단을 운영하면서 앞으로도 달라질 게 없고, 팀을 더 운영해봐야 우승하지 못한다는 예상을 할 수도 있는 구단주에게 과연 농구단을 더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지 KBL은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한 농구인은 “지난해 KBL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농구발전위원 회의는 단 2차례 열렸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은 농구 전문가와 거리가 먼 비전문가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농구연맹, KBL은 팀 운영을 하는 기업의 어려움과 고마움에 대해 귀를 기울일 줄 모르며, 리그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연맹”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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