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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왜?]① 눈구름 키운 북극과 뜨거운 바다…호남에 최고 30cm 더 온다
입력 2021.01.07 (15:00) 취재K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밤사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3년 만에 한파경보까지 내려진 서울에는 매서운 추위 속에 오랜만에 함박눈이 쏟아졌는데요. 교통이 마비되고 동파 피해도 컸습니다. 낮부터는 눈구름이 남동쪽으로 내려가 호남과 충남 일부 서해안,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일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도, 철원 영하 26도 등 오늘보다 더 강한 한파가 예고돼 있습니다. 한파 속에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모레까지 최고 30cm에 이르는 폭설이 이어지겠는데요. 이번 폭설의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눈 구경하기 힘든 '수도권'까지 기습 폭설, 이유는?

지역별 적설량을 보면 공식 관측소 기준으로 서울에는 어제부터 3.8cm의 눈이 내렸는데, 눈이 점차 녹으면서 오후 2시 기준 적설량은 1.3cm를 기록했습니다. 습기가 없는 건설이어서 생각보다 적설량이 많지는 않았는데요. 그러나 경기도 양평과 이천, 충남 보령, 전북 임실과 부안, 정읍, 울릉도, 제주 등지에는 20cm 안팎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평소 눈을 구경하기 힘든 수도권까지 기습적인 폭설이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젯밤 천리안 2A 위성영상(좌)에 잡힌 발해만 눈구름대와 같은 시각 레이더 영상(우) 어젯밤 천리안 2A 위성영상(좌)에 잡힌 발해만 눈구름대와 같은 시각 레이더 영상(우)

천리안 2A 위성영상(왼쪽)을 보면 어젯밤부터 중국 발해만 부근에 발달한 눈구름대가 보입니다.
차가운 북서풍이 부는 방향을 따라 마치 빗자루로 쓴 것처럼 가지런히 눈구름이 형성돼있습니다.

이 눈구름이 서해를 지나 더욱 발달하면서 밤새 수도권을 시작으로 충남과 강원 영서, 호남, 제주 등지에 폭설을 몰고 온 것을 레이더 영상(오른쪽)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영하 50도 북극발 '한기'…. 서해 건너 우리나라로

우리나라 5km 상공에는 영하 5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북극발 한기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내려온 것이 원인입니다. 차가운 기운의 핵심축은 시베리아와 중국 내륙에 이어 한반도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데요.

과거 평균과 비교한 기온 '편차'(Anomaly)를 보여주는 [아래 그림]을 보면 중국과 몽골 등 동아시아 내륙이 온통 진한 파란색과 보라색입니다. 평년보다 10도에서 20도나 낮다는 의미인데 강력한 북극발 한기가 어제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다가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력한 상층의 한기 때문에 눈구름을 만드는 대기 하층도 차갑게 식어 있었습니다. 지상 1.5km 상공의 기온도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날 때 기온 차이가 25도가량 벌어졌는데요. 보통 해기 차가 20도만 나도 눈구름이 만들어지는데, 이번에는 그 차이가 더 컸기 때문에 눈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겨울에도 '따뜻'한 서해가 폭설 불러와

북극의 찬 공기가 고스란히 눈구름으로 발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서해의 수온이 높았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바다는 육지보다 비열이 크기 때문에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게 사실이지만 현재 서해는 평소보다 매우 따뜻한 상태입니다.



전 지구 해수면 온도(SST)의 편차를 표시한 위 그림을 볼까요? 적도 동태평양의 시퍼런 물결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현재 진행 중인 '라니냐'의 영향으로 페루 부근 남미 해안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1~2도가량 낮은 저수온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부근의 바다는 반대로 주황색의 고수온 상황을 보이고 있는데요.

적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 부근 바다도 평년보다 따뜻합니다.



우리나라 부근을 확대해볼까요. 서해는 현재 수온이 영상 8~9도 분포로 평년과 비교해 1~2도 정도 높습니다. 붉게 보이는 동해의 경우 평년보다 2도 이상 수온이 높은 상태인데, 엄동설한에도 지난여름과 가을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육지와 달리 바다는 천천히 데워지고, 식기 때문에 수온 변화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부근 바다의 수온은 최근 100년 동안 전 지구 평균의 2배 정도인 '1도 이상' 올랐고 여름에는 슈퍼태풍, 겨울에는 이번처럼 폭설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수온 변화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끝나지 않은 폭설, 모레까지 호남 서부 최고 30cm

북극의 찬 공기와 뜨거운 서해의 영향으로 모레(9일)까지 호남 서부에는 최고 30cm, 충남 서해안과 그 밖의 호남, 제주, 울릉도, 독도에는 5에서 20cm의 폭설이 예보됐습니다.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제주 산지는 누적 적설량이 50cm를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호남지방과 제주도의 눈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강 한파 속에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이면서 비닐하우스나 허술한 주택, 시설물은 무너질 위험이 큽니다. 도로는 계속 빙판길일 것으로 보여 운전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한파와 폭설은 다음 주 중반쯤 물러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동상이나 저체온증 같은 한랭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도 될 수 있으면 피하시기 바랍니다.
  • [폭설 왜?]① 눈구름 키운 북극과 뜨거운 바다…호남에 최고 30cm 더 온다
    • 입력 2021-01-07 15:00:05
    취재K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밤사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3년 만에 한파경보까지 내려진 서울에는 매서운 추위 속에 오랜만에 함박눈이 쏟아졌는데요. 교통이 마비되고 동파 피해도 컸습니다. 낮부터는 눈구름이 남동쪽으로 내려가 호남과 충남 일부 서해안,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일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도, 철원 영하 26도 등 오늘보다 더 강한 한파가 예고돼 있습니다. 한파 속에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모레까지 최고 30cm에 이르는 폭설이 이어지겠는데요. 이번 폭설의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눈 구경하기 힘든 '수도권'까지 기습 폭설, 이유는?

지역별 적설량을 보면 공식 관측소 기준으로 서울에는 어제부터 3.8cm의 눈이 내렸는데, 눈이 점차 녹으면서 오후 2시 기준 적설량은 1.3cm를 기록했습니다. 습기가 없는 건설이어서 생각보다 적설량이 많지는 않았는데요. 그러나 경기도 양평과 이천, 충남 보령, 전북 임실과 부안, 정읍, 울릉도, 제주 등지에는 20cm 안팎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평소 눈을 구경하기 힘든 수도권까지 기습적인 폭설이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젯밤 천리안 2A 위성영상(좌)에 잡힌 발해만 눈구름대와 같은 시각 레이더 영상(우) 어젯밤 천리안 2A 위성영상(좌)에 잡힌 발해만 눈구름대와 같은 시각 레이더 영상(우)

천리안 2A 위성영상(왼쪽)을 보면 어젯밤부터 중국 발해만 부근에 발달한 눈구름대가 보입니다.
차가운 북서풍이 부는 방향을 따라 마치 빗자루로 쓴 것처럼 가지런히 눈구름이 형성돼있습니다.

이 눈구름이 서해를 지나 더욱 발달하면서 밤새 수도권을 시작으로 충남과 강원 영서, 호남, 제주 등지에 폭설을 몰고 온 것을 레이더 영상(오른쪽)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영하 50도 북극발 '한기'…. 서해 건너 우리나라로

우리나라 5km 상공에는 영하 5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북극발 한기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내려온 것이 원인입니다. 차가운 기운의 핵심축은 시베리아와 중국 내륙에 이어 한반도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데요.

과거 평균과 비교한 기온 '편차'(Anomaly)를 보여주는 [아래 그림]을 보면 중국과 몽골 등 동아시아 내륙이 온통 진한 파란색과 보라색입니다. 평년보다 10도에서 20도나 낮다는 의미인데 강력한 북극발 한기가 어제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다가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력한 상층의 한기 때문에 눈구름을 만드는 대기 하층도 차갑게 식어 있었습니다. 지상 1.5km 상공의 기온도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날 때 기온 차이가 25도가량 벌어졌는데요. 보통 해기 차가 20도만 나도 눈구름이 만들어지는데, 이번에는 그 차이가 더 컸기 때문에 눈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겨울에도 '따뜻'한 서해가 폭설 불러와

북극의 찬 공기가 고스란히 눈구름으로 발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서해의 수온이 높았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바다는 육지보다 비열이 크기 때문에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게 사실이지만 현재 서해는 평소보다 매우 따뜻한 상태입니다.



전 지구 해수면 온도(SST)의 편차를 표시한 위 그림을 볼까요? 적도 동태평양의 시퍼런 물결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현재 진행 중인 '라니냐'의 영향으로 페루 부근 남미 해안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1~2도가량 낮은 저수온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부근의 바다는 반대로 주황색의 고수온 상황을 보이고 있는데요.

적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 부근 바다도 평년보다 따뜻합니다.



우리나라 부근을 확대해볼까요. 서해는 현재 수온이 영상 8~9도 분포로 평년과 비교해 1~2도 정도 높습니다. 붉게 보이는 동해의 경우 평년보다 2도 이상 수온이 높은 상태인데, 엄동설한에도 지난여름과 가을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육지와 달리 바다는 천천히 데워지고, 식기 때문에 수온 변화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부근 바다의 수온은 최근 100년 동안 전 지구 평균의 2배 정도인 '1도 이상' 올랐고 여름에는 슈퍼태풍, 겨울에는 이번처럼 폭설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수온 변화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끝나지 않은 폭설, 모레까지 호남 서부 최고 30cm

북극의 찬 공기와 뜨거운 서해의 영향으로 모레(9일)까지 호남 서부에는 최고 30cm, 충남 서해안과 그 밖의 호남, 제주, 울릉도, 독도에는 5에서 20cm의 폭설이 예보됐습니다.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제주 산지는 누적 적설량이 50cm를 넘는 곳도 있겠습니다.


호남지방과 제주도의 눈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강 한파 속에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이면서 비닐하우스나 허술한 주택, 시설물은 무너질 위험이 큽니다. 도로는 계속 빙판길일 것으로 보여 운전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한파와 폭설은 다음 주 중반쯤 물러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동상이나 저체온증 같은 한랭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도 될 수 있으면 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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