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원씩 매일 출금”…비규제지역 분양권 이상과열

입력 2021.01.07 (21:42) 수정 2021.01.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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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편법증여 뿐만 아니라 부동산 규제를 피한 지역에선 아파트 분양권 불법·편법 거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집을 파는 사람이 내야할 양도세를 사는 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뒤 입주하는 인천 송도의 아파트 단집니다.

지난해 6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직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 규제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분양자 결정 6개월이 지나면서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자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등록된 84㎡ 분양권 실거래가는 8억 원대 초반.

하지만 실제 거래액은 9억 원을 넘는다는 게 현장의 얘깁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송도로 발령이 나서 구하고 있는데 집이 너무 올라서... 분양권은 7억 8,500이었는데 프리미엄이 1억 4,000."]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신고 가격을 넘은 웃돈은 중개업소가 나서서 현금으로 가져오라고까지 합니다.

이른바 '쪼개기 인출'입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현금 추적이 되지 않도록 통장이 3개가 있으면 CD기를 돌아다니면서 각 통장마다 60만 원씩 뽑아요. 1억을 그렇게 만들어서 현금으로 가지고 오라고…."]

세무당국에 적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수법도 알려줍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당사자분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서 뭔가 이뤄지는 건 1차적으로 걸릴, 추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쓰시고."]

비규제지역인 지방 소도시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매 제한이 없는 전남 목포의 이 아파트는 분양권 호가가 최근 1억 넘게 올랐습니다.

심지어 매도인이 내야하는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떠넘기기도 합니다.

[정○○/아파트 실수요자 : "10층인데 2억을 부르는 거예요, 피(프리미엄)만. 자기는 절충할 생각이 없고 2억에 거래를 원하는데 양도세를 매수하는 사람한테 물겠대요."]

분양권 시장의 불법 행위는 추적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 "등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 데다가 분양권을 여러 번에 걸쳐서 사고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취득세도 발생하지 않게 되고요."]

올해부터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도 높아지지만 불법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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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만 원씩 매일 출금”…비규제지역 분양권 이상과열
    • 입력 2021-01-07 21:42:25
    • 수정2021-01-07 22:16:45
    뉴스 9
[앵커]

편법증여 뿐만 아니라 부동산 규제를 피한 지역에선 아파트 분양권 불법·편법 거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집을 파는 사람이 내야할 양도세를 사는 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뒤 입주하는 인천 송도의 아파트 단집니다.

지난해 6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직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 규제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분양자 결정 6개월이 지나면서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자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등록된 84㎡ 분양권 실거래가는 8억 원대 초반.

하지만 실제 거래액은 9억 원을 넘는다는 게 현장의 얘깁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송도로 발령이 나서 구하고 있는데 집이 너무 올라서... 분양권은 7억 8,500이었는데 프리미엄이 1억 4,000."]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신고 가격을 넘은 웃돈은 중개업소가 나서서 현금으로 가져오라고까지 합니다.

이른바 '쪼개기 인출'입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현금 추적이 되지 않도록 통장이 3개가 있으면 CD기를 돌아다니면서 각 통장마다 60만 원씩 뽑아요. 1억을 그렇게 만들어서 현금으로 가지고 오라고…."]

세무당국에 적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수법도 알려줍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당사자분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서 뭔가 이뤄지는 건 1차적으로 걸릴, 추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쓰시고."]

비규제지역인 지방 소도시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매 제한이 없는 전남 목포의 이 아파트는 분양권 호가가 최근 1억 넘게 올랐습니다.

심지어 매도인이 내야하는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떠넘기기도 합니다.

[정○○/아파트 실수요자 : "10층인데 2억을 부르는 거예요, 피(프리미엄)만. 자기는 절충할 생각이 없고 2억에 거래를 원하는데 양도세를 매수하는 사람한테 물겠대요."]

분양권 시장의 불법 행위는 추적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 "등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 데다가 분양권을 여러 번에 걸쳐서 사고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취득세도 발생하지 않게 되고요."]

올해부터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도 높아지지만 불법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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