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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1년 동안 뭐 했냐”는 민주당…다시 월성원전 놓고 ‘갑론을박’
입력 2021.01.11 (16:50) 취재K

정치권에 다시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발단은 지난 7일 한 지역 방송사의 보도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월성 원전 부지 10여 곳의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겁니다. 관리 기준의 10배가 넘는 양이 나왔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민주당은 지난 9일, 감사원과 야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습니다. 신영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국민의힘 비호 아래 1년 넘게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며 "충격적인 방사능 누출로 인한 국민 안전은 뒤로하고 경제성 타령만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 '원전 안전성' 제기한 이낙연 "감사원, 1년 동안 뭘 감사했나"

여기에 이낙연 대표도 가세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11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삼중수소 검출 결과를 언급하며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월성 1호기를 '불량 원전'이라고 표현하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일각의 지적을 "무책임한 정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특히 감사원에 대해선, 지난해 감사에서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 1년 동안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삼중수소 유출 의혹은 7년 전부터 제기돼왔다며, 이 같은 의혹이 누군가의 은폐 또는 이른바 '원전 마피아'와 결탁 때문에 알려지지 못했는지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 감사원 "결정 과정·경제성 평가 적정성 위주 점검...안전성은 제외"

감사원'국회가 하라는 대로 감사했을 뿐'이란 분위기입니다.

애초에 2019년 국회에서 감사 요구를 한 내용이 '조기 폐쇄 과정의 타당성과 경제성'이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춰 감사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2019년 9월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감사 요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성 평가에서 전기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는 등 자료를 조작하여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하고, 이용률이 54.4%를 초과할 경우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낮은 이용률을 전망하였다는 의혹이 있음.

또한, 수명연장을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하여 가동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한 것은 (주)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써 회사에 손해를 가한 배임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음."

- 2018년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결과에 따른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

감사원은 이 요구안대로 감사 범위를 특정해 감사를 진행했고, 그 내용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보고서에도 명시돼있습니다.

"그리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 정책의 집행과정에서 한수원이 진행한 조기폐쇄 결정(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이번 감사에서는 국회의 감사요구 취지 등에 따라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위주로 점검하였고, 안전성ㆍ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 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보고서

감사 결과 보고서에도, 감사원은 원전의 이용률과 같은 경제성평가, 그리고 업무처리 과정에서 의사 결정이 적정하게 됐는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 검출 등과 같은 내용은 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 민주당, 지난해엔 "경제성 평가만 점검한 것"

민주당도 지난해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야당 측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주장으로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감사원 결과가 나온 뒤, 국민의힘이 원전 폐쇄 결정을 잇따라 비판하자 "감사원 감사는 월성 1호기 폐쇄와 관련한 여러 판단 요인 중 한 가지,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만 점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월성 1호기 폐쇄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책 결정은 경제성에 더해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도 같이 고려된 것인데, 감사원 감사는 그 중에서도 경제성 평가 부분만 한정해 진행했기 때문에, 그 결과만 가지고 조기 폐쇄 결정을 비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오늘 "1년 동안 무엇을 감사했는지 의아스럽다"고 밝힌 데 대한 답은 이미 석 달 전 민주당 지도부에서 제시했던 셈입니다.

월성 원전 1호기 (자료사진)월성 원전 1호기 (자료사진)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에 당시 감사원이 경제성과 안전성 두 문제를 다 평가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의 그런 입장('국회에서 제안한 대로 감사했다')은 무책임하다"며 "그렇다면 지금까지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를 완전히 별개로 취급했단 것인데, 그 말 자체가 감사원이 월성 원전과 관련해서 얼마나 편협한 시각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민주당은 감사원 감사결과가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했다가, 올해엔 경제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감사했어야 했다는 것으로 입장이 바뀐 셈입니다.

'감사원은 경제성만 검토했다'는 사실이, 원전 폐쇄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엔 방어 논리로 쓰이다가,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나오자 감사원을 비판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삼중수소 검출 보도, 팩트인가"…여기저기서 '갑론을박'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 변화와는 별개로, 삼중수소의 검출량과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탈원전 대책 특위 위원장인 이채익 의원은 삼중수소 검출 보도 자체가 "원전 위험성증폭탈원전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이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담당 기관인 한수원에 확인한 결과, 월성 원전과 동일 노형인 캐나다중국 원전보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삼중 수소가 배출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수원도 해명 자료를 통해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조사한 월성 원전 주변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최대 농도는 미미한 수준으로, "삼중수소로 인한 최대 방사선량은 바나나 약 3.4개를 먹은 영향과 동일하다"며 건강 영향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삼중수소 검출이 은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고발이나 국정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에너지 정책에 협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의 비판 지점은 결국 검찰의 원전 수사와 관련 있어 보입니다. 지난 가을, 일단락 된 것으로 보였던 월성 원전 폐쇄와 관련한 논란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입니다.
  • “감사원, 1년 동안 뭐 했냐”는 민주당…다시 월성원전 놓고 ‘갑론을박’
    • 입력 2021-01-11 16:50:16
    취재K

정치권에 다시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발단은 지난 7일 한 지역 방송사의 보도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월성 원전 부지 10여 곳의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겁니다. 관리 기준의 10배가 넘는 양이 나왔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민주당은 지난 9일, 감사원과 야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습니다. 신영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국민의힘 비호 아래 1년 넘게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며 "충격적인 방사능 누출로 인한 국민 안전은 뒤로하고 경제성 타령만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 '원전 안전성' 제기한 이낙연 "감사원, 1년 동안 뭘 감사했나"

여기에 이낙연 대표도 가세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11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삼중수소 검출 결과를 언급하며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월성 1호기를 '불량 원전'이라고 표현하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일각의 지적을 "무책임한 정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특히 감사원에 대해선, 지난해 감사에서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 1년 동안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삼중수소 유출 의혹은 7년 전부터 제기돼왔다며, 이 같은 의혹이 누군가의 은폐 또는 이른바 '원전 마피아'와 결탁 때문에 알려지지 못했는지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 감사원 "결정 과정·경제성 평가 적정성 위주 점검...안전성은 제외"

감사원'국회가 하라는 대로 감사했을 뿐'이란 분위기입니다.

애초에 2019년 국회에서 감사 요구를 한 내용이 '조기 폐쇄 과정의 타당성과 경제성'이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춰 감사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2019년 9월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감사 요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성 평가에서 전기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는 등 자료를 조작하여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하고, 이용률이 54.4%를 초과할 경우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낮은 이용률을 전망하였다는 의혹이 있음.

또한, 수명연장을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하여 가동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한 것은 (주)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써 회사에 손해를 가한 배임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음."

- 2018년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결과에 따른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

감사원은 이 요구안대로 감사 범위를 특정해 감사를 진행했고, 그 내용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보고서에도 명시돼있습니다.

"그리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 정책의 집행과정에서 한수원이 진행한 조기폐쇄 결정(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이번 감사에서는 국회의 감사요구 취지 등에 따라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위주로 점검하였고, 안전성ㆍ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 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보고서

감사 결과 보고서에도, 감사원은 원전의 이용률과 같은 경제성평가, 그리고 업무처리 과정에서 의사 결정이 적정하게 됐는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 검출 등과 같은 내용은 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 민주당, 지난해엔 "경제성 평가만 점검한 것"

민주당도 지난해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야당 측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주장으로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감사원 결과가 나온 뒤, 국민의힘이 원전 폐쇄 결정을 잇따라 비판하자 "감사원 감사는 월성 1호기 폐쇄와 관련한 여러 판단 요인 중 한 가지,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만 점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월성 1호기 폐쇄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책 결정은 경제성에 더해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도 같이 고려된 것인데, 감사원 감사는 그 중에서도 경제성 평가 부분만 한정해 진행했기 때문에, 그 결과만 가지고 조기 폐쇄 결정을 비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오늘 "1년 동안 무엇을 감사했는지 의아스럽다"고 밝힌 데 대한 답은 이미 석 달 전 민주당 지도부에서 제시했던 셈입니다.

월성 원전 1호기 (자료사진)월성 원전 1호기 (자료사진)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에 당시 감사원이 경제성과 안전성 두 문제를 다 평가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의 그런 입장('국회에서 제안한 대로 감사했다')은 무책임하다"며 "그렇다면 지금까지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를 완전히 별개로 취급했단 것인데, 그 말 자체가 감사원이 월성 원전과 관련해서 얼마나 편협한 시각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민주당은 감사원 감사결과가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했다가, 올해엔 경제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감사했어야 했다는 것으로 입장이 바뀐 셈입니다.

'감사원은 경제성만 검토했다'는 사실이, 원전 폐쇄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엔 방어 논리로 쓰이다가,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나오자 감사원을 비판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삼중수소 검출 보도, 팩트인가"…여기저기서 '갑론을박'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 변화와는 별개로, 삼중수소의 검출량과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탈원전 대책 특위 위원장인 이채익 의원은 삼중수소 검출 보도 자체가 "원전 위험성증폭탈원전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이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담당 기관인 한수원에 확인한 결과, 월성 원전과 동일 노형인 캐나다중국 원전보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삼중 수소가 배출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수원도 해명 자료를 통해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조사한 월성 원전 주변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최대 농도는 미미한 수준으로, "삼중수소로 인한 최대 방사선량은 바나나 약 3.4개를 먹은 영향과 동일하다"며 건강 영향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삼중수소 검출이 은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고발이나 국정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에너지 정책에 협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의 비판 지점은 결국 검찰의 원전 수사와 관련 있어 보입니다. 지난 가을, 일단락 된 것으로 보였던 월성 원전 폐쇄와 관련한 논란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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