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백신 새치기·암거래까지…“얼마면 돼, 얼마면 맞을 수 있니”

입력 2021.01.11 (18:07) 수정 2021.01.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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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신 접종에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갈수록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접종 속도가 더딘 데다, 현장에선 혼선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틈을 타 백신 새치기, 사재기는 물론 불법 거래까지 등장해 수사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글로벌 ET> 은준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지난 8일을 기준으로 6백60만여 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미국 정부의 목표는 지난해 말까지 2천만 명에게 백신을 맞힌다는 거였지요.

백신 접종 5주차이지만, 결과는 아직 낙제점 수준입니다.

인구 100명당 접종률도 2.02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입니다.

이처럼 접종 속도가 더딘 데는 확보한 물량과 달리 보급이 빨리 이뤄지지 않고 있어섭니다.

백신을 접종하기까지 과정이 복잡한 데다 장소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심과 달리 외곽 지역은 초저온 상태로 일부 백신의 효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 같은데, 접종 과정에서도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부 지역에선 신분 확인도 하지 않아 100명이 넘는 일반인이 의료진 대신 백신을 맞는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의료진,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를 백신 접종 1순위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75세 이상 노인과 필수 시설 종사자가 그 다음 순위입니다.

최우선 순위 접종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2, 3순위 대상도 백신 접종을 서둘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신 맞으려는 사람들, 한꺼번에 몰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꼭두새벽부터 나와 노숙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밀려나는 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진입니다.

[의료 종사자 : "이곳 주차장에서 줄을 설 것으로 생각했지만, 제 차 안에서 4시간을 기다려야 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심각한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불법 행위까지 적발되고 있다는데,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뉴욕의 한 병원이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다량의 코로나19 백신을 몰래 빼돌렸다 들통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 병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 접종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SNS에 이렇게 '선착순 접종'이라며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수사 당국은 서둘러 백신을 압수했지만, 850회 접종분은 이미 맞힌 상태입니다.

이 접종 순서를 어기는 이른바 백신 '새치기'는 다른 곳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백신 접종을 했다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백신 접종자 : "(백신 접종했어요?) 네. 우리 7명 모두 했어요. (몇 시간 전에 백신 떨어졌다고 하던데요?) 우리는 (미리) 연락을 받았어요."]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백신 새치기 의혹 보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백신 접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데요.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등 각종 편법과 꼼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나부터 맞자는 건데, 미국만의 일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지구촌 곳곳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선 암거래, 사기 거래까지 은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기업 CEO 등 10여 명의 고위층이 미승인 중국 백신을 몰래 들여와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멕시코에서는 현직 의사가 접종 대상이 아닌 가족들을 데려다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에서도 웃돈을 내고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 심리를 노린 범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돈을 주면 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

온라인에서 이렇게 암거래를 알리는 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추적이 어려운 웹 브라우저, 메신저를 통해 은밀히 접근한다고 하는데, 백신은 받지 못하고 돈만 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거래되는 건 가짜 백신입니다.

미 FBI는 "건강은 물론 목숨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를 잡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희망은 백신뿐이지요.

인류의 이기심이 이 대반격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은준수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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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백신 새치기·암거래까지…“얼마면 돼, 얼마면 맞을 수 있니”
    • 입력 2021-01-11 18:07:27
    • 수정2021-01-11 18:29:55
    통합뉴스룸ET
[앵커]

백신 접종에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갈수록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접종 속도가 더딘 데다, 현장에선 혼선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틈을 타 백신 새치기, 사재기는 물론 불법 거래까지 등장해 수사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글로벌 ET> 은준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지난 8일을 기준으로 6백60만여 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미국 정부의 목표는 지난해 말까지 2천만 명에게 백신을 맞힌다는 거였지요.

백신 접종 5주차이지만, 결과는 아직 낙제점 수준입니다.

인구 100명당 접종률도 2.02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입니다.

이처럼 접종 속도가 더딘 데는 확보한 물량과 달리 보급이 빨리 이뤄지지 않고 있어섭니다.

백신을 접종하기까지 과정이 복잡한 데다 장소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심과 달리 외곽 지역은 초저온 상태로 일부 백신의 효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 같은데, 접종 과정에서도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부 지역에선 신분 확인도 하지 않아 100명이 넘는 일반인이 의료진 대신 백신을 맞는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의료진,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를 백신 접종 1순위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75세 이상 노인과 필수 시설 종사자가 그 다음 순위입니다.

최우선 순위 접종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2, 3순위 대상도 백신 접종을 서둘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신 맞으려는 사람들, 한꺼번에 몰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꼭두새벽부터 나와 노숙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밀려나는 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진입니다.

[의료 종사자 : "이곳 주차장에서 줄을 설 것으로 생각했지만, 제 차 안에서 4시간을 기다려야 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심각한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불법 행위까지 적발되고 있다는데,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뉴욕의 한 병원이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다량의 코로나19 백신을 몰래 빼돌렸다 들통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 병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 접종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SNS에 이렇게 '선착순 접종'이라며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수사 당국은 서둘러 백신을 압수했지만, 850회 접종분은 이미 맞힌 상태입니다.

이 접종 순서를 어기는 이른바 백신 '새치기'는 다른 곳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백신 접종을 했다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백신 접종자 : "(백신 접종했어요?) 네. 우리 7명 모두 했어요. (몇 시간 전에 백신 떨어졌다고 하던데요?) 우리는 (미리) 연락을 받았어요."]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백신 새치기 의혹 보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백신 접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데요.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등 각종 편법과 꼼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나부터 맞자는 건데, 미국만의 일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지구촌 곳곳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선 암거래, 사기 거래까지 은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기업 CEO 등 10여 명의 고위층이 미승인 중국 백신을 몰래 들여와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멕시코에서는 현직 의사가 접종 대상이 아닌 가족들을 데려다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에서도 웃돈을 내고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 심리를 노린 범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돈을 주면 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

온라인에서 이렇게 암거래를 알리는 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추적이 어려운 웹 브라우저, 메신저를 통해 은밀히 접근한다고 하는데, 백신은 받지 못하고 돈만 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거래되는 건 가짜 백신입니다.

미 FBI는 "건강은 물론 목숨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를 잡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희망은 백신뿐이지요.

인류의 이기심이 이 대반격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은준수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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