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편의점에 또 내복차림 6살 어린이…30분만에 엄마 찾아

입력 2021.01.12 (15:35) 수정 2021.01.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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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거리를 헤매던 6살 A 군이 편의점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 새벽 한파 속 거리 헤매…'내복 차림' 6살 아이

"엄마를 찾아주세요."

지난 8일, 오전 6시 4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편의점에 6살 A 군이 울면서 들어왔습니다.

이른 새벽, 내복 차림으로 거리를 헤매다가 환하게 불이 켜진 편의점으로 무작정 들어온 겁니다. A 군은 당시 편의점에서 일하던 59살 윤 모 씨에게 "일어나보니 집에 부모님이 없었다"면서, 엄마를 찾아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영하권의 강추위에 온몸이 꽁꽁 언 채 편의점으로 들어선 A 군.

직원 윤 씨는 먼저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자신의 겉옷을 벗어 입혀줬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난로 옆에서 언 몸을 녹여줬습니다.

그 날 새벽, 충북 청주는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 "잠시 주차하러 간 사이에…" 연락받고 곧장 달려온 보호자

편의점 직원 윤 씨는 곧장 아이에게 집 주소와 부모 연락처 등을 물었습니다. 아이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다행히 이 편의점에는 실종 아동이나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범죄예방시스템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근처 경찰관이 A 군의 신상을 재차 확인하는 그 동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도 112에 아이를 찾아달라는 신고를 했습니다.

결국 A군의 부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곧장 편의점으로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30여분. 온몸이 꽁꽁 얼어 내복 차림으로 편의점에 왔던 A군은 다행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의 아버지는 일찍 출근했고 어머니가 잠시 이동 주차하러 간 사이, 잠에서 깬 A 군이 집을 나선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4시간여 뒤, A 군의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다시 편의점에 찾아와 직원에게 "아이를 맡아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경찰청과 협약해 운영 중인 사회적 약자 보호·인계 프로그램  [BGF리테일 제공]경찰청과 협약해 운영 중인 사회적 약자 보호·인계 프로그램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범죄예방 신고 시스템' 운영… "최근 3년 간 77명, 가족 품으로"

아이를 보호하고 부모를 찾아준 해당 편의점 업체는 "실종 아동이나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범죄예방신고시스템 덕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만 5천여 곳의 편의점에서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77명의 아동과 치매 환자 등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실종 아동, 치매 환자 등 사회적 약자 관련 자료를 편의점에 제공해 편의점과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아동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경찰청과 편의점 업계가 협약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모가 잠시 사라져 강추위 속에 거리를 헤매다가 24시간 열려있던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6살 어린이.

우리 주변에 혹시라도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없는지, 따뜻하게 살펴야 할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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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1-12 15: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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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거리를 헤매던 6살 A 군이 편의점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 새벽 한파 속 거리 헤매…'내복 차림' 6살 아이

"엄마를 찾아주세요."

지난 8일, 오전 6시 4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편의점에 6살 A 군이 울면서 들어왔습니다.

이른 새벽, 내복 차림으로 거리를 헤매다가 환하게 불이 켜진 편의점으로 무작정 들어온 겁니다. A 군은 당시 편의점에서 일하던 59살 윤 모 씨에게 "일어나보니 집에 부모님이 없었다"면서, 엄마를 찾아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영하권의 강추위에 온몸이 꽁꽁 언 채 편의점으로 들어선 A 군.

직원 윤 씨는 먼저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자신의 겉옷을 벗어 입혀줬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난로 옆에서 언 몸을 녹여줬습니다.

그 날 새벽, 충북 청주는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 "잠시 주차하러 간 사이에…" 연락받고 곧장 달려온 보호자

편의점 직원 윤 씨는 곧장 아이에게 집 주소와 부모 연락처 등을 물었습니다. 아이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다행히 이 편의점에는 실종 아동이나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범죄예방시스템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근처 경찰관이 A 군의 신상을 재차 확인하는 그 동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도 112에 아이를 찾아달라는 신고를 했습니다.

결국 A군의 부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곧장 편의점으로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30여분. 온몸이 꽁꽁 얼어 내복 차림으로 편의점에 왔던 A군은 다행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의 아버지는 일찍 출근했고 어머니가 잠시 이동 주차하러 간 사이, 잠에서 깬 A 군이 집을 나선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4시간여 뒤, A 군의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다시 편의점에 찾아와 직원에게 "아이를 맡아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경찰청과 협약해 운영 중인 사회적 약자 보호·인계 프로그램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범죄예방 신고 시스템' 운영… "최근 3년 간 77명, 가족 품으로"

아이를 보호하고 부모를 찾아준 해당 편의점 업체는 "실종 아동이나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범죄예방신고시스템 덕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만 5천여 곳의 편의점에서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77명의 아동과 치매 환자 등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실종 아동, 치매 환자 등 사회적 약자 관련 자료를 편의점에 제공해 편의점과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아동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경찰청과 편의점 업계가 협약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모가 잠시 사라져 강추위 속에 거리를 헤매다가 24시간 열려있던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6살 어린이.

우리 주변에 혹시라도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없는지, 따뜻하게 살펴야 할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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