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 vs 방역의 시계…끝내 법정 공방, 결과는?

입력 2021.01.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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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면예배를 강행한 세계로교회의 시설폐쇄를 명령했다.  부산 강서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면예배를 강행한 세계로교회의 시설폐쇄를 명령했다.

■ [전반전] 교회 측, “종교의 자유를 지켜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 부산시 등을 상대로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등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이 열린 오늘(14일) 부산지방법원 306호 법정.

먼저 세계로교회 측 변호인이 대면예배를 허용해달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교회 측은 시종일관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처분신청에 이름을 올린 교회 측 법률대리인만 9명. “오늘은 용병이 아니라 동맹군 입장에서 나왔다”며 “일부 교회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라는 교회 측 최인석 변호사의 말에서는 비장함까지 느껴질 정도였죠.

교회 측은 “비대면 예배 원칙 고시와 폐쇄명령으로 대면예배를 볼 수 없어 영적,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고 인간의 존엄성 훼손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있다”며 “ 집행정지의 긴급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텅 빈 교회 모습과 만원 지하철 사진을 보이며 “어디가 위험성이 있나 판단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중교통, 사무실 등은 그냥 두면서 교회를 대상으로 한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최후 변론에서는 ‘울분을 속으로 삭이고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탄압’ 등 강경한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 [후반전] 방역 당국, “방역의 시계를 지켜달라"

방역 당국 측 법률대리인이라고 듣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반론이 이어졌습니다.

부산시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핵심은 간결하다"며 "이 사건 처분은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방역에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며 "지금은 방역의 둑을 무너트리는 계기를 만드느냐 아니면 힘들어도 방역의 끈을 잡고 사회적 안전을 지켜나가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구청 측 변호인 역시 "신청인이 주장하는 증거만으로 이 사건 처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며 "비대면 예배를 준수하는 다른 교회에서도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후 변론으로 방역당국은 "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본안 판결도 의미가 없다"며 " 방역의 시계를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부산지방법원

■ [연장전] 고심하는 재판부… 어수선했던 법정 안팎

공은 부산지법 행정1부(박민수 부장판사)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같은 날 세계로교회 외에도 부산 서부교회가 낸 같은 내용의 가처분 신청 심문이 진행됐습니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재판부는 "사안이 중하고 쟁점도 검토할 게 많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내일까지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결과는 이르면 내일(15일) 오후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9월 교회 18곳이 제기한 유사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바 있지만 교회 측은 "선례라는 이유로 그대로 따르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끝까지 호소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법정 방청석 안팎은 작은 교회를 옮겨온 모습이었습니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울먹이며 발언할 때 교인으로 보이는 일부는 눈을 감고 고개 숙인 채 두 손 모아 기도했습니다.

한 교인은 재판부를 향해 " 이 법정은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느냐"며 항의성 질의를 하다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심문이 끝난 뒤에도 법원 밖에서는 자신들을 개신교 선교단체라고 밝힌 이들이 인터넷 방송을 이어가며
법원이 대면예배 허용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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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의 자유 vs 방역의 시계…끝내 법정 공방, 결과는?
    • 입력 2021-01-14 16:18:27
    취재K
부산 강서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면예배를 강행한 세계로교회의 시설폐쇄를 명령했다.
■ [전반전] 교회 측, “종교의 자유를 지켜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 부산시 등을 상대로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등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이 열린 오늘(14일) 부산지방법원 306호 법정.

먼저 세계로교회 측 변호인이 대면예배를 허용해달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교회 측은 시종일관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처분신청에 이름을 올린 교회 측 법률대리인만 9명. “오늘은 용병이 아니라 동맹군 입장에서 나왔다”며 “일부 교회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라는 교회 측 최인석 변호사의 말에서는 비장함까지 느껴질 정도였죠.

교회 측은 “비대면 예배 원칙 고시와 폐쇄명령으로 대면예배를 볼 수 없어 영적,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고 인간의 존엄성 훼손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있다”며 “ 집행정지의 긴급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텅 빈 교회 모습과 만원 지하철 사진을 보이며 “어디가 위험성이 있나 판단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중교통, 사무실 등은 그냥 두면서 교회를 대상으로 한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최후 변론에서는 ‘울분을 속으로 삭이고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탄압’ 등 강경한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 [후반전] 방역 당국, “방역의 시계를 지켜달라"

방역 당국 측 법률대리인이라고 듣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반론이 이어졌습니다.

부산시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핵심은 간결하다"며 "이 사건 처분은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방역에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며 "지금은 방역의 둑을 무너트리는 계기를 만드느냐 아니면 힘들어도 방역의 끈을 잡고 사회적 안전을 지켜나가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구청 측 변호인 역시 "신청인이 주장하는 증거만으로 이 사건 처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며 "비대면 예배를 준수하는 다른 교회에서도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후 변론으로 방역당국은 "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본안 판결도 의미가 없다"며 " 방역의 시계를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 [연장전] 고심하는 재판부… 어수선했던 법정 안팎

공은 부산지법 행정1부(박민수 부장판사)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같은 날 세계로교회 외에도 부산 서부교회가 낸 같은 내용의 가처분 신청 심문이 진행됐습니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재판부는 "사안이 중하고 쟁점도 검토할 게 많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내일까지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결과는 이르면 내일(15일) 오후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9월 교회 18곳이 제기한 유사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바 있지만 교회 측은 "선례라는 이유로 그대로 따르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끝까지 호소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법정 방청석 안팎은 작은 교회를 옮겨온 모습이었습니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울먹이며 발언할 때 교인으로 보이는 일부는 눈을 감고 고개 숙인 채 두 손 모아 기도했습니다.

한 교인은 재판부를 향해 " 이 법정은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느냐"며 항의성 질의를 하다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심문이 끝난 뒤에도 법원 밖에서는 자신들을 개신교 선교단체라고 밝힌 이들이 인터넷 방송을 이어가며
법원이 대면예배 허용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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