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멈춰버린 브로드웨이뮤지컬…뉴욕, 가장 추운 겨울

입력 2021.01.14 (18:08) 수정 2021.01.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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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천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는 3% 대 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일자리 사정은 얼마나 회복될지 뉴욕 한보경 특파원 연결해 짚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먼저, 뉴욕 얘기 좀 해보죠, 뉴욕 역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었는데, 뉴요커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죠?

[기자]

네, 뉴욕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면서 그야말로 모든 게 멈춰서다시피했습니다.

지난 2019년에 뉴욕 방문객 수가 6,660만명이었는데, 지난해엔 2천만 명에 그친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천 2백만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방문한 사람들이구요,

뉴욕시는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쉽게 회복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5년 이전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고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내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도 길고 4배나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뉴욕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관광객들이 뉴욕에 가면 공연들을 많이 보잖아요?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지난 봄부터 문을 닫은 걸로 아는데, 관련 일자리 피해도 클 거 같습니다.

[기자]

뉴욕 브로드웨이의 41개 극장은 지난해 3월부터 공연을 중단했고, 적어도 올해 5월 말까지는 문을 열지 않을 예정입니다.

취재진이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던 대학생 배우를 만났는데요,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22살 니미니씨입니다.

집 근처 공원에서 매일같이 언제 다시 설지 모르는 무대를 위해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모든 공연이 중단된 뒤 집 월세를 못 내게 돼 학교도 휴학하고 결국 미네소타의 부모님 집에 몇달간 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니미니/뉴욕 브루클린 거주/22세 : "식당에서 일하거나 남의 집 청소를 해서도 돈을 벌었지만, 공연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어요. 하지만 모두 중단되면서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워졌고, 집세를 내는 것도 힘들어졌죠. 모아뒀던 돈으로 몇 달을 살았는데, 그것도 이제 다 써버렸어요."]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지난해 뉴욕의 공연, 예술 분야 일자리 28만 개 중 15만3천 개가 사라졌습니다.

식당 종업원 등등 해서 관련 일자리도 50만 개에 육박했었는데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문을 닫으니깐 인근 식당이나 호텔 등도 타격을 받으면서 이 일자리의 상당수도 사라진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뉴욕시의 11월 실업률은 14.1 %로 미국 전체 실업률의 두배가 넘습니다.

[앵커]

백신 접종도 시작이 됐는데,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언제쯤 다시 문을 열까요?

[기자]

지난주에 미국 공연예술인협회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장이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은 미국 인구의 70~85%가 백신 접종을 마치는, 그러니깐 집단면역이 이뤄질 때 브로드웨이가 다시 열릴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극장이 문을 열더라도 일정 기간은 코로나19 테스트나 관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파우치/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장 : "2021년 가을이 되면 아이들을 포함해 누구든지 극장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는) 끝날 것이고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다시 극장으로 돌아갈 수 있고, 관객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될 거에요."]

[앵커]

그런데 여름,가을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졌던 미국의 일자리 사정이 겨울되면서 다시 악화되고 있죠?

[기자]

네, 지난달인 12월 신규 일자리 수가 8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12월 한달동안 일자리 14만개가 사라진건데요,

12월에 줄어든 일자리의 대부분은 식당 종업원 등의 대면 서비스업종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전체로 보면 일자리 937만개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939년 이후 가장 최악의 기록입니다.

[앵커]

관심은 아무래도 올해에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깐데, 어떨까요?

[기자]

현재로썬 낙관하기는 힘듭니다.

IMF와 OECD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올해 3%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물론 백신 접종이 미국 정부의 목표대로 잘 이뤄졌을 경우입니다.

그런데 지금 백신 접종 속도도 너무 더디고, 미국 코로나19 상황은 하루 사망자 수가 4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해가 워낙 안 좋았으니 기저효과는 물론 있겠지만 고용회복을 동반한 양질의 성장이 이뤄지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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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멈춰버린 브로드웨이뮤지컬…뉴욕, 가장 추운 겨울
    • 입력 2021-01-14 18:08:01
    • 수정2021-01-14 18:26:35
    통합뉴스룸ET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천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는 3% 대 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일자리 사정은 얼마나 회복될지 뉴욕 한보경 특파원 연결해 짚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먼저, 뉴욕 얘기 좀 해보죠, 뉴욕 역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었는데, 뉴요커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죠?

[기자]

네, 뉴욕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면서 그야말로 모든 게 멈춰서다시피했습니다.

지난 2019년에 뉴욕 방문객 수가 6,660만명이었는데, 지난해엔 2천만 명에 그친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천 2백만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방문한 사람들이구요,

뉴욕시는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쉽게 회복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5년 이전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고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내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도 길고 4배나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뉴욕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관광객들이 뉴욕에 가면 공연들을 많이 보잖아요?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지난 봄부터 문을 닫은 걸로 아는데, 관련 일자리 피해도 클 거 같습니다.

[기자]

뉴욕 브로드웨이의 41개 극장은 지난해 3월부터 공연을 중단했고, 적어도 올해 5월 말까지는 문을 열지 않을 예정입니다.

취재진이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던 대학생 배우를 만났는데요,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22살 니미니씨입니다.

집 근처 공원에서 매일같이 언제 다시 설지 모르는 무대를 위해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모든 공연이 중단된 뒤 집 월세를 못 내게 돼 학교도 휴학하고 결국 미네소타의 부모님 집에 몇달간 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니미니/뉴욕 브루클린 거주/22세 : "식당에서 일하거나 남의 집 청소를 해서도 돈을 벌었지만, 공연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어요. 하지만 모두 중단되면서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워졌고, 집세를 내는 것도 힘들어졌죠. 모아뒀던 돈으로 몇 달을 살았는데, 그것도 이제 다 써버렸어요."]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지난해 뉴욕의 공연, 예술 분야 일자리 28만 개 중 15만3천 개가 사라졌습니다.

식당 종업원 등등 해서 관련 일자리도 50만 개에 육박했었는데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문을 닫으니깐 인근 식당이나 호텔 등도 타격을 받으면서 이 일자리의 상당수도 사라진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뉴욕시의 11월 실업률은 14.1 %로 미국 전체 실업률의 두배가 넘습니다.

[앵커]

백신 접종도 시작이 됐는데,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언제쯤 다시 문을 열까요?

[기자]

지난주에 미국 공연예술인협회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장이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은 미국 인구의 70~85%가 백신 접종을 마치는, 그러니깐 집단면역이 이뤄질 때 브로드웨이가 다시 열릴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극장이 문을 열더라도 일정 기간은 코로나19 테스트나 관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파우치/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장 : "2021년 가을이 되면 아이들을 포함해 누구든지 극장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는) 끝날 것이고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다시 극장으로 돌아갈 수 있고, 관객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될 거에요."]

[앵커]

그런데 여름,가을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졌던 미국의 일자리 사정이 겨울되면서 다시 악화되고 있죠?

[기자]

네, 지난달인 12월 신규 일자리 수가 8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12월 한달동안 일자리 14만개가 사라진건데요,

12월에 줄어든 일자리의 대부분은 식당 종업원 등의 대면 서비스업종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전체로 보면 일자리 937만개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939년 이후 가장 최악의 기록입니다.

[앵커]

관심은 아무래도 올해에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깐데, 어떨까요?

[기자]

현재로썬 낙관하기는 힘듭니다.

IMF와 OECD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올해 3%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물론 백신 접종이 미국 정부의 목표대로 잘 이뤄졌을 경우입니다.

그런데 지금 백신 접종 속도도 너무 더디고, 미국 코로나19 상황은 하루 사망자 수가 4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해가 워낙 안 좋았으니 기저효과는 물론 있겠지만 고용회복을 동반한 양질의 성장이 이뤄지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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