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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했다 오히려 ‘곤욕’…“현장 조사 없이 신고자만 노출”
입력 2021.01.15 (06:26) 수정 2021.01.15 (06:29)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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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대에 노출된 아동을 발견하려면 앞서 보신대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찾아내거나, 아니면 주변 이웃이나 교사, 의사 등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신고 의무자조차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지인으로부터 음성파일을 받은 여성.

아이는 울고, 보호자로 추정되는 어른은 큰소리를 칩니다.

그리고 '쿵쿵' 소리가 연달아 들립니다.

이웃에서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런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됐다는 말에 지인을 대신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 씨/아동학대 의심 신고자/음성변조 : "(지인이) 한 번 신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녹음 파일을 들려줬더니 '이게 들리세요?' 그러면서 '안 들리는데요' 이런 반응을 보이면서..."]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아이의 몸 상태를 면밀히 보기 어렵다며, 아이 부모의 민원이 심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도리어 신고자에게 추가 증거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A 씨/아동학대 의심 신고자/음성변조 : "신고자가 직접 그 집을 들어가서 영상이라도 찍어야 하는 거 아니잖아요. 증거를 왜 신고자에게 찾는지도 좀 의문이 들고..."]

병원에 온 아동 얼굴의 상처를 보고 학대의심 신고를 했던 의사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됐습니다.

이 때문에 2시간 동안이나 아버지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미안하다는 말만 남겼습니다.

[B 씨/아동학대 신고 의사 : "(처음에는) 수사하다 보면 누가 신고했는지 어떻게 얘기를 안 할 수 있냐, 우리가 실수한 거니깐 좀 이해해라..."]

아동학대 신고자를 노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노출 경로가 대부분 경찰이기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학대 신고를 한 뒤 오히려 가해 부모로부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C 씨/아동학대 신고 경험 교사/음성변조 : "매일매일 그분(학대 보호자)이 학교에 오셨고, 경찰에서 와도 경찰분들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보호자를) 집으로 모셔다 드리고 다음 날 또 오고, 다음 날 또 오고, 이게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이러다 보니 전체 아동학대 신고 사례 중 의사나 교사 등 의무신고자들의 신고 비율은 4년 만에 절반 가까이로 줄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홍성백/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최창준
  • 신고했다 오히려 ‘곤욕’…“현장 조사 없이 신고자만 노출”
    • 입력 2021-01-15 06:26:00
    • 수정2021-01-15 06:29:28
    뉴스광장 1부
[앵커]

학대에 노출된 아동을 발견하려면 앞서 보신대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찾아내거나, 아니면 주변 이웃이나 교사, 의사 등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신고 의무자조차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지인으로부터 음성파일을 받은 여성.

아이는 울고, 보호자로 추정되는 어른은 큰소리를 칩니다.

그리고 '쿵쿵' 소리가 연달아 들립니다.

이웃에서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런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됐다는 말에 지인을 대신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 씨/아동학대 의심 신고자/음성변조 : "(지인이) 한 번 신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녹음 파일을 들려줬더니 '이게 들리세요?' 그러면서 '안 들리는데요' 이런 반응을 보이면서..."]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아이의 몸 상태를 면밀히 보기 어렵다며, 아이 부모의 민원이 심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도리어 신고자에게 추가 증거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A 씨/아동학대 의심 신고자/음성변조 : "신고자가 직접 그 집을 들어가서 영상이라도 찍어야 하는 거 아니잖아요. 증거를 왜 신고자에게 찾는지도 좀 의문이 들고..."]

병원에 온 아동 얼굴의 상처를 보고 학대의심 신고를 했던 의사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됐습니다.

이 때문에 2시간 동안이나 아버지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미안하다는 말만 남겼습니다.

[B 씨/아동학대 신고 의사 : "(처음에는) 수사하다 보면 누가 신고했는지 어떻게 얘기를 안 할 수 있냐, 우리가 실수한 거니깐 좀 이해해라..."]

아동학대 신고자를 노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노출 경로가 대부분 경찰이기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학대 신고를 한 뒤 오히려 가해 부모로부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C 씨/아동학대 신고 경험 교사/음성변조 : "매일매일 그분(학대 보호자)이 학교에 오셨고, 경찰에서 와도 경찰분들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보호자를) 집으로 모셔다 드리고 다음 날 또 오고, 다음 날 또 오고, 이게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이러다 보니 전체 아동학대 신고 사례 중 의사나 교사 등 의무신고자들의 신고 비율은 4년 만에 절반 가까이로 줄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홍성백/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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