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하우스’·‘트램’…부산 ‘북항’의 미래 모습

입력 2021.01.15 (10:40) 수정 2021.01.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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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무역 요충지이자 애환의 옛 부산항대한민국 무역 요충지이자 애환의 옛 부산항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 1876년 개항 부산항…세계 6위 무역항 성장 기반

부산은 옛날부터 무역 요충지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일본과 가까워 요즘으로 치면 '대사관'이라 할 수 있는 '왜관'이 설치되는 등 많은 교역이 부산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이후 부산항이라는 이름으로 개항하게 된 것은 1876년 2월, 고종이 일본과 맺은 강화도 조약의 결과였습니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불평등 조약'이라고 배웠던 그 조약 맞습니다.

부산항 1부두는 1935년 일제가 지어 개장했는데요,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부두입니다.

여기에 '피란수도' 부산의 애환이 서린 중요한 유산으로 북항재개발 이후 역사성 보존 논의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형 보존'과 '개발'이 맞부딪히는 논쟁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후 부산항은 1978년 '국내 최초' 컨테이너 터미널로 문을 여는 등 계속 부두를 짓고, 항만 시설을 늘려나갔지만 밀려드는 화물을 처리하기엔 부족했습니다.

도심 인근에 자리잡아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결국 2006년 부산 외곽에 신항이 문을 열었고, 이때부터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었던 북항의 항만 기능은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부산 북항 매립 전 모습><부산 북항 매립 전 모습>

■ 13년 대장정 달려온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내년 기반 공사 마무리

신항 개장으로 북항의 항만 재개발 논의에 불이 붙습니다. 특히 부산 중구와 동구, 남구, 영도구에 걸쳐 있는 도심 속 항만이다보니, 개발 방향을 놓고도 말들이 많았는데요, 신항 개장 2년 뒤인 2008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합니다.

북항 일대를 금융과 관광, 사업, 연구개발을 아우르는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키우는 '북항 재개발 사업'의 시작입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2조 4천억 원을 투입해 북항 1~4부두와 연안부두, 국제여객부두, 중앙부두 등 오래된 항만 터 153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절반 정도를 재개발하는 사업입니다. 국내 첫 항만 재개발 사업이기도 하죠.

13년의 대장정을 달려온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이 기반 조성 공사 완공을 1년 앞뒀습니다.

<부산 북항 매립 후 모습><부산 북항 매립 후 모습>

■ 대역사의 현장, 북항 재개발…공정률 76%, 내년 기반 공사 완공

황토색 흙바닥이 넓게 드러난 현장에 공사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인데요, 둥그런 인공섬이 가장 눈에 띕니다.

인공섬 바깥으로는 폭 30미터, 길이 2킬로미터의 수로가 섬을 감싸듯 흐르고,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도 짓고 있습니다.

이 인공섬에는 호주 시드니를 닮은 '바다를 낀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섭니다. 지금은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 2층 골조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는 2023년 6월이면 지하 2층, 지상 5층에 2,100석의 좌석을 보유한 다목적 공연장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또 오페라하우스 바로 옆에는 건물 규모나 높이 제한이 없는 북항 '랜드마크'가 들어섭니다.

원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가 리조트를 개발하려다 '오픈 카지노' 문제가 걸림돌이 돼 좌절됐고, 이후 '돔구장' 건설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개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난개발 논란이 일자, 부산항만공사는 내년까지 용역과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보태 어떤 시설을 넣을지 결정하려고 합니다.

북항재개발 사업의 성패를 가를 주요 시설인 만큼 속도보다는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담아낼 제대로 된 개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부산역사에서 북항을 거쳐 부산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지는 공중 보행로는 이미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북항 친수공간까지 바로 이어집니다. 부산 시민들이 걸어서 자유롭게 드나들며 바다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르면 올 7월에 먼저 시민에게 개방합니다.

<부산 북항 재개발 1단계 조감도><부산 북항 재개발 1단계 조감도>

■ '회전식 다리·서핑장·트램' 볼거리·즐길거리로 탈바꿈하는 '북항'

부산항 기념관이 들어서는 연안여객터미널 터와 바다를 사이에 둔 공간에는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섭니다. 내년 7월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인데, 윈드서핑과 카약, 카누, 딩기요트 체험장과 함께 국내 최대 '실내 서핑장'도 선보입니다.

특히 기념관과 해양레포츠 공간을 잇는 바다 위에는 사장교 형태의 회전식 다리도 놓입니다. 도개교처럼 위, 아래로 들어올리는 게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 옆으로 움직이는 다리라 북항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의 다리 9개가 인공섬과 육지를 잇습니다.

시민들은 북항 재개발 현장을 가로지를 '트램'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부산 원도심과 북항을 잇는 관광형 교통수단입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북산항국제여객터미널까지 5개 정거장, 1.94킬로미터입니다. 오는 7,8월쯤 공사에 들어가면 2023년 6월 본격적인 운행에 나섭니다.

내년 말이면 조경 공사나 교통시설물을 빼면 기반시설 공사가 거의 끝이 납니다. 시민과 관광객이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해양관광 중심지로써 부산 북항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까지, 이제 1년 남짓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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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 하우스’·‘트램’…부산 ‘북항’의 미래 모습
    • 입력 2021-01-15 10:40:02
    • 수정2021-01-15 10:50:07
    취재K
대한민국 무역 요충지이자 애환의 옛 부산항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 1876년 개항 부산항…세계 6위 무역항 성장 기반

부산은 옛날부터 무역 요충지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일본과 가까워 요즘으로 치면 '대사관'이라 할 수 있는 '왜관'이 설치되는 등 많은 교역이 부산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이후 부산항이라는 이름으로 개항하게 된 것은 1876년 2월, 고종이 일본과 맺은 강화도 조약의 결과였습니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불평등 조약'이라고 배웠던 그 조약 맞습니다.

부산항 1부두는 1935년 일제가 지어 개장했는데요,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부두입니다.

여기에 '피란수도' 부산의 애환이 서린 중요한 유산으로 북항재개발 이후 역사성 보존 논의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형 보존'과 '개발'이 맞부딪히는 논쟁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후 부산항은 1978년 '국내 최초' 컨테이너 터미널로 문을 여는 등 계속 부두를 짓고, 항만 시설을 늘려나갔지만 밀려드는 화물을 처리하기엔 부족했습니다.

도심 인근에 자리잡아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결국 2006년 부산 외곽에 신항이 문을 열었고, 이때부터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었던 북항의 항만 기능은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부산 북항 매립 전 모습>
■ 13년 대장정 달려온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내년 기반 공사 마무리

신항 개장으로 북항의 항만 재개발 논의에 불이 붙습니다. 특히 부산 중구와 동구, 남구, 영도구에 걸쳐 있는 도심 속 항만이다보니, 개발 방향을 놓고도 말들이 많았는데요, 신항 개장 2년 뒤인 2008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합니다.

북항 일대를 금융과 관광, 사업, 연구개발을 아우르는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키우는 '북항 재개발 사업'의 시작입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2조 4천억 원을 투입해 북항 1~4부두와 연안부두, 국제여객부두, 중앙부두 등 오래된 항만 터 153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절반 정도를 재개발하는 사업입니다. 국내 첫 항만 재개발 사업이기도 하죠.

13년의 대장정을 달려온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이 기반 조성 공사 완공을 1년 앞뒀습니다.

<부산 북항 매립 후 모습>
■ 대역사의 현장, 북항 재개발…공정률 76%, 내년 기반 공사 완공

황토색 흙바닥이 넓게 드러난 현장에 공사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인데요, 둥그런 인공섬이 가장 눈에 띕니다.

인공섬 바깥으로는 폭 30미터, 길이 2킬로미터의 수로가 섬을 감싸듯 흐르고,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도 짓고 있습니다.

이 인공섬에는 호주 시드니를 닮은 '바다를 낀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섭니다. 지금은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 2층 골조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는 2023년 6월이면 지하 2층, 지상 5층에 2,100석의 좌석을 보유한 다목적 공연장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또 오페라하우스 바로 옆에는 건물 규모나 높이 제한이 없는 북항 '랜드마크'가 들어섭니다.

원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가 리조트를 개발하려다 '오픈 카지노' 문제가 걸림돌이 돼 좌절됐고, 이후 '돔구장' 건설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개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난개발 논란이 일자, 부산항만공사는 내년까지 용역과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보태 어떤 시설을 넣을지 결정하려고 합니다.

북항재개발 사업의 성패를 가를 주요 시설인 만큼 속도보다는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담아낼 제대로 된 개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부산역사에서 북항을 거쳐 부산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지는 공중 보행로는 이미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북항 친수공간까지 바로 이어집니다. 부산 시민들이 걸어서 자유롭게 드나들며 바다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르면 올 7월에 먼저 시민에게 개방합니다.

<부산 북항 재개발 1단계 조감도>
■ '회전식 다리·서핑장·트램' 볼거리·즐길거리로 탈바꿈하는 '북항'

부산항 기념관이 들어서는 연안여객터미널 터와 바다를 사이에 둔 공간에는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섭니다. 내년 7월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인데, 윈드서핑과 카약, 카누, 딩기요트 체험장과 함께 국내 최대 '실내 서핑장'도 선보입니다.

특히 기념관과 해양레포츠 공간을 잇는 바다 위에는 사장교 형태의 회전식 다리도 놓입니다. 도개교처럼 위, 아래로 들어올리는 게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 옆으로 움직이는 다리라 북항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의 다리 9개가 인공섬과 육지를 잇습니다.

시민들은 북항 재개발 현장을 가로지를 '트램'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부산 원도심과 북항을 잇는 관광형 교통수단입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북산항국제여객터미널까지 5개 정거장, 1.94킬로미터입니다. 오는 7,8월쯤 공사에 들어가면 2023년 6월 본격적인 운행에 나섭니다.

내년 말이면 조경 공사나 교통시설물을 빼면 기반시설 공사가 거의 끝이 납니다. 시민과 관광객이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해양관광 중심지로써 부산 북항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까지, 이제 1년 남짓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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