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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처럼 쌓인 닭…AI 확산 언제쯤 멈출까?
입력 2021.01.22 (17:48) 수정 2021.01.22 (18:05) 취재K
 지난 20일, 충북 음성군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40만 마리가 긴급 처분됐다.  매몰 직전 살아남은 닭 한 마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사체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 사진 함영구 기자 newspower@kbs.co.kr 지난 20일, 충북 음성군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40만 마리가 긴급 처분됐다. 매몰 직전 살아남은 닭 한 마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사체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 사진 함영구 기자 newspower@kbs.co.kr

사람 키를 넘길 정도로 쌓이고 쌓인 닭.

농장 안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쉴새 없이 죽은 닭을 실어나르고, 주변으로는 사체 냄새가 진동합니다.

4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충북 음성군의 한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돼 키우던 닭을 모두 긴급 처분했습니다.

■ 충북에선 음성군에서만 5번째… "역대 2번째 피해 규모"

4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충북 음성군의 이 농장은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큰 양계 농장입니다.

지난 18일, 고병원성인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는데요.

지난해 12월 7일, 충북 음성군의 한 메추리 농장을 시작으로 씨오리 농장(12월 22일), 씨오리 농장(1월 5일), 산란계 농장(1월 13일)에 이어 충북에서는 이번 겨울에만 5번째 발병 사례입니다.

충북 다른 10개 시·군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음성군에서만 유일하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이 농장의 닭 40만 마리, 그리고 반경 3㎞ 이내 농장의 가금류 15만 마리에 대한 예방적 처분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7일부터 충북 음성군의 5개 발생 농장, 그리고 반경 3km 농장 21곳까지 모두 26곳에서 가금류 238만 2천여 마리를 처분해야 했습니다.

이번 겨울, 충북의 가금류 처분 규모는 2016년, 108개 농가에서 390만 마리(발생 85건)를 처분했을 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와 농가 수에 비해 처분한 가금류 수가 꽤 많은데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8년, 예방적 처분 대상을 '발생 농장 500m 이내'에서 '3㎞ 이내'로 확대한 '조류인플루엔자 긴급 행동 지침'을 정하면서 처분 대상 가금류가 대폭 늘었습니다.

■ 2018년 3월 이후 '0건'…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확산

충북에서는 지난 2018년 3월 12일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없었습니다.

충북뿐만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도 2018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26일, 전북 정읍 육용 오리 농장 이후 현재까지 전국 60여 곳의 가금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391건,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420건으로 정점을 보였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22건, 그리고 2018년 3월 17일부터는 아예 발생하지 않다가 올겨울, 전국 각지에서 급격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 "충북 음성지역 보상비만 180억 원… 추가 발생 시 더 늘어나"

충북 음성군은 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 피해 농가에 지급해야 할 보상 비용이 1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상 비용은 국비 80%, 도비와 군비 각각 10%로 충당하기 때문에 음성군은 이 가운데 18억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합니다.

매몰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충북 음성군은 매몰 비용이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보상금과는 달리, 매몰 비용은 모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몫입니다.

충북 음성군은 재난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올해 편성한 예비비 60억 원 가운데 절반 정도를 이미 처분 비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군 지역의 열악한 재정 상황 속에, 소중한 예산 수십억 원을 모두 가축 매몰과 방제에 쏟아붓고 있는 겁니다.

■ "야생 조류에 의한 감염 추정… 경로 파악 어려워"

비용만큼 큰 문제는 방역입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계속 확산하고 있지만, 그저 '야생 조류'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될 뿐입니다. 실제로 올겨울, 전국 야생 조류에서만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87건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가 디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정확한 역학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철 사육을 중단하는 오리 사육 휴지기제 등 존 방역 체계도 불완전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엔 전국적으로 무려 517일 동안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2년 8개월 만에 재발한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언제 확산세가 멈출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모인필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야생 철새가 일반적으로 농장 근처, 논이나 밭에서 먹이 활동을 하니까 항상 오염돼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왜 조류인플루엔자가 급격히 확산하는지, 충북은 왜 음성군에서만 연이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추가 확산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산더미처럼 쌓인 닭…AI 확산 언제쯤 멈출까?
    • 입력 2021-01-22 17:48:41
    • 수정2021-01-22 18:05:24
    취재K
 지난 20일, 충북 음성군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40만 마리가 긴급 처분됐다.  매몰 직전 살아남은 닭 한 마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사체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 사진 함영구 기자 newspower@kbs.co.kr 지난 20일, 충북 음성군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40만 마리가 긴급 처분됐다. 매몰 직전 살아남은 닭 한 마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사체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 사진 함영구 기자 newspower@kbs.co.kr

사람 키를 넘길 정도로 쌓이고 쌓인 닭.

농장 안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쉴새 없이 죽은 닭을 실어나르고, 주변으로는 사체 냄새가 진동합니다.

4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충북 음성군의 한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돼 키우던 닭을 모두 긴급 처분했습니다.

■ 충북에선 음성군에서만 5번째… "역대 2번째 피해 규모"

4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충북 음성군의 이 농장은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큰 양계 농장입니다.

지난 18일, 고병원성인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는데요.

지난해 12월 7일, 충북 음성군의 한 메추리 농장을 시작으로 씨오리 농장(12월 22일), 씨오리 농장(1월 5일), 산란계 농장(1월 13일)에 이어 충북에서는 이번 겨울에만 5번째 발병 사례입니다.

충북 다른 10개 시·군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음성군에서만 유일하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이 농장의 닭 40만 마리, 그리고 반경 3㎞ 이내 농장의 가금류 15만 마리에 대한 예방적 처분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7일부터 충북 음성군의 5개 발생 농장, 그리고 반경 3km 농장 21곳까지 모두 26곳에서 가금류 238만 2천여 마리를 처분해야 했습니다.

이번 겨울, 충북의 가금류 처분 규모는 2016년, 108개 농가에서 390만 마리(발생 85건)를 처분했을 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와 농가 수에 비해 처분한 가금류 수가 꽤 많은데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8년, 예방적 처분 대상을 '발생 농장 500m 이내'에서 '3㎞ 이내'로 확대한 '조류인플루엔자 긴급 행동 지침'을 정하면서 처분 대상 가금류가 대폭 늘었습니다.

■ 2018년 3월 이후 '0건'…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확산

충북에서는 지난 2018년 3월 12일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없었습니다.

충북뿐만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도 2018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26일, 전북 정읍 육용 오리 농장 이후 현재까지 전국 60여 곳의 가금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391건,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420건으로 정점을 보였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22건, 그리고 2018년 3월 17일부터는 아예 발생하지 않다가 올겨울, 전국 각지에서 급격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 "충북 음성지역 보상비만 180억 원… 추가 발생 시 더 늘어나"

충북 음성군은 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 피해 농가에 지급해야 할 보상 비용이 1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상 비용은 국비 80%, 도비와 군비 각각 10%로 충당하기 때문에 음성군은 이 가운데 18억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합니다.

매몰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충북 음성군은 매몰 비용이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보상금과는 달리, 매몰 비용은 모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몫입니다.

충북 음성군은 재난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올해 편성한 예비비 60억 원 가운데 절반 정도를 이미 처분 비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군 지역의 열악한 재정 상황 속에, 소중한 예산 수십억 원을 모두 가축 매몰과 방제에 쏟아붓고 있는 겁니다.

■ "야생 조류에 의한 감염 추정… 경로 파악 어려워"

비용만큼 큰 문제는 방역입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계속 확산하고 있지만, 그저 '야생 조류'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될 뿐입니다. 실제로 올겨울, 전국 야생 조류에서만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87건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가 디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정확한 역학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철 사육을 중단하는 오리 사육 휴지기제 등 존 방역 체계도 불완전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엔 전국적으로 무려 517일 동안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2년 8개월 만에 재발한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언제 확산세가 멈출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모인필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야생 철새가 일반적으로 농장 근처, 논이나 밭에서 먹이 활동을 하니까 항상 오염돼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왜 조류인플루엔자가 급격히 확산하는지, 충북은 왜 음성군에서만 연이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추가 확산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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