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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산물’ 붉은색 ‘철거’ 표시…앞으로 사라질까?
입력 2021.01.23 (07:01) 취재K

‘재개발’ 혹은 ‘재건축’ 하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벽면에 큼지막하게 써진 ‘철거’ 글자가 떠오르는 경우도 적잖게 있을 겁니다. 낡은 건물을 해체하고 새롭게 다시 짓는 구조상 ‘재개발=철거’는 맞는 공식이니까요. 하지만 이 붉은색의 ‘철거’ 표시,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붉은색 스프레이 ‘철거’ 표시…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붉은 도료로 건물 벽면 가득 ‘철거 예정’임을 알리는 방식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짚어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개발 붐(boom)을 타고 수십 년 가까이 이러한 방식이 선호돼 왔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철거 건물을 잘 식별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손쉽게 ‘위화감’이나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해 이주를 촉진한다는 이유에서도 ‘붉은 래커칠’은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불편함을 야기하지만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요.


이주 당사자 외에 인근 주민들은 어떨까요?

통상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부터 ‘착공’까지 평균 2년 가량이 걸립니다. 이 기간에 이주와 철거가 진행되니까 재개발 구역 바깥의 주민들 역시 꽤 적지 않은 기간 붉은색 도료로 써진 ‘철거’ 글자를 봐야 합니다. 방범 차원에서나 도시 미관적으로, 그리고 인간이면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하는 심미적 관점에서도 즐거운 일은 아니겠지요.

■ 스프레이 낙서 방식의 ‘철거’ 표시 대신…경기도, 가림막과 스티커 제안

경기도가 이런 적색 스프레이를 대신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미 ‘철거’ 표시를 한 곳이나 일부 철거가 진행돼 건물 내부가 훤히 노출된 곳에는 전면 천가림막 설치를 장려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공가(빈집)’나 ‘철거’ 표시를 하지 않은 곳에는 스프레이 방식 대신에 규격화된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하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가림막과 스티커 디자인 시안을 개발해 철거가 예정된 안양 냉천지구에 최근 시범 적용했습니다.

경기도가 제시한 천가림막과 스티커를 적용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조합 등에 대해 경기도는 관할 시군과 함께 제작 설치비용을 최대 1,30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이와 함께 제도적인 부분도 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제47조에는, 기존 주택의 철거계획만 의무화할 뿐 이주가 완료된 건축물의 관리계획은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이에 경기도는 빈 건물, 즉 이주가 완료된 건물의 낙서 금지 등 ‘철거 전 관리계획’을 시행령에 포함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경기도는 조례를 통해서 스프레이 래커 방식의 ‘철거’ 표시를 전면 금지해, 그간 관행화된 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재개발·재건축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곳은 경기도에만 368곳입니다. 개발 만능주의의 산물인 동시에, 위화감을 조성해 이주를 서두르게끔 하는 요소기도 한 붉은색 ‘철거’ 표시가 앞으로는 사라질까요?

[연관기사] 미관 해치는 ‘철거’ 표시 개선 추진…이렇게 바꿔요 (1월22일)
  • ‘재개발 산물’ 붉은색 ‘철거’ 표시…앞으로 사라질까?
    • 입력 2021-01-23 07:01:19
    취재K

‘재개발’ 혹은 ‘재건축’ 하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벽면에 큼지막하게 써진 ‘철거’ 글자가 떠오르는 경우도 적잖게 있을 겁니다. 낡은 건물을 해체하고 새롭게 다시 짓는 구조상 ‘재개발=철거’는 맞는 공식이니까요. 하지만 이 붉은색의 ‘철거’ 표시,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붉은색 스프레이 ‘철거’ 표시…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붉은 도료로 건물 벽면 가득 ‘철거 예정’임을 알리는 방식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짚어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개발 붐(boom)을 타고 수십 년 가까이 이러한 방식이 선호돼 왔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철거 건물을 잘 식별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손쉽게 ‘위화감’이나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해 이주를 촉진한다는 이유에서도 ‘붉은 래커칠’은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불편함을 야기하지만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요.


이주 당사자 외에 인근 주민들은 어떨까요?

통상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부터 ‘착공’까지 평균 2년 가량이 걸립니다. 이 기간에 이주와 철거가 진행되니까 재개발 구역 바깥의 주민들 역시 꽤 적지 않은 기간 붉은색 도료로 써진 ‘철거’ 글자를 봐야 합니다. 방범 차원에서나 도시 미관적으로, 그리고 인간이면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하는 심미적 관점에서도 즐거운 일은 아니겠지요.

■ 스프레이 낙서 방식의 ‘철거’ 표시 대신…경기도, 가림막과 스티커 제안

경기도가 이런 적색 스프레이를 대신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미 ‘철거’ 표시를 한 곳이나 일부 철거가 진행돼 건물 내부가 훤히 노출된 곳에는 전면 천가림막 설치를 장려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공가(빈집)’나 ‘철거’ 표시를 하지 않은 곳에는 스프레이 방식 대신에 규격화된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하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가림막과 스티커 디자인 시안을 개발해 철거가 예정된 안양 냉천지구에 최근 시범 적용했습니다.

경기도가 제시한 천가림막과 스티커를 적용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조합 등에 대해 경기도는 관할 시군과 함께 제작 설치비용을 최대 1,30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이와 함께 제도적인 부분도 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제47조에는, 기존 주택의 철거계획만 의무화할 뿐 이주가 완료된 건축물의 관리계획은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이에 경기도는 빈 건물, 즉 이주가 완료된 건물의 낙서 금지 등 ‘철거 전 관리계획’을 시행령에 포함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경기도는 조례를 통해서 스프레이 래커 방식의 ‘철거’ 표시를 전면 금지해, 그간 관행화된 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재개발·재건축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곳은 경기도에만 368곳입니다. 개발 만능주의의 산물인 동시에, 위화감을 조성해 이주를 서두르게끔 하는 요소기도 한 붉은색 ‘철거’ 표시가 앞으로는 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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