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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의 탄식 “탈세신고했는데, 결과 기약없어…포기하고 싶어”
입력 2021.01.23 (07:01) 취재K
동업자들 수익배분하는 사무장 병원으로 시작
제보자 "세무조사 대비, 현금거래 내용 분리 뒤 폐기 도와 "
국세청 "(현실을) 법에 빨리 반영 못 하니, 해석에 의존"

의료기관은 의료인(의료법인)이 설립, 운영해야 합니다. 의료인의 명의를 빌리거나 비의료인과 동업 등으로 개설하면 불법 '사무장 병원'이 됩니다. 해당 한의원은 한의사인 OOO 씨를 대표 원장으로 대부업자 등 몇몇 사람이 수익금을 나누는 형식의 '사무장 한의원'으로 설립됐다는 게 제보자들의 얘기입니다. 그리고 근거로 아래에 있는 공동사업약정서를 보여줬습니다. 약정서에는 대표원장 등 모두 4명이 수익금을 배분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제보자 A 씨와 한의원 운영진의 일을 도와주던 B 씨,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한의원이 고객을 속이고 돈을 버는 것, 각종 탈세 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관 기사] ‘재활용 한약재’ 다이어트환 판매한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


B 씨는 세무조사를 대비해 진료기록 폐기를 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원장님 가지고 있는 차트가 그때 한 1만여장 됐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 따로 엑셀 시트를 주더라고요...(중략) 현금 거래했던 내용, 거기에 있는 명단에 있는 인원을 차트에 다 분리 작업을 했어요. 매출 신고 안한거죠. 알바 2명을 고용해서 일일이 다 수작업으로 찾아서."
"차트 분류해가지고 사무장이 폐기 처리할 거다 얘기했었고 나중에 박스에 모아놓은 걸 차에 싣고 가서 여러 번 태웠죠....차트랑 실어가지고 가서. 거기 드럼통에다가. 양이 꽤 됐으니까"

지난해 9월, 두 사람은 관할 세무서에 한의원 원장들이 소득을 누락했다는 탈세 신고를 했습니다. 한의원 동업자들이 수익을 나눠 가진 뒤 운영비 명목으로 비용을 처리한 서류 등을 포함해 소득을 빼돌린 탈루 혐의에 대한 증거자료를 모아 세무서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접수 완료 통지를 받은 뒤 세무서는 감감무소식, 내부 서류를 증거로 제출한 만큼 A 씨는 속이 탔습니다. 결과를 주겠다는 기한도 제각각, 조사과정에 대한 설명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세무서 한 곳은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갑자기 잘 처리하고 있다는 '중간회신'을 보내왔습니다.

"OO세무서는 지방청에서 받은 자료가 없어서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고...다른 탈세제보가 많아서 취합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지방청에서 한 후에 관할서로 내려줘야 한대요. 3개월, 6개월 걸린다고..."(A씨)

"△△세무서는 좀 다른 얘기를 하네요. 접수 통지 후 60일 경과 통지하고 이후 최종결과 통지하는데 기한이 없다고 합니다."(B씨)

A 씨는 도리어 '문서위조' 등으로 고소를 당해 연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하는 국세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국세청, 보건복지부 등에 전화하는 것도 이제 지쳤다며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한의원 측은 세무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세금 문제가 있다"면서도 악의적인 제보라며 행정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세금 관련해서 문제가 좀 있으니까요."
"세무사랑 이런 세무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이건 어떻게 처리해야 될까요 라고 얘기를 했어요. 이 상황에 대한 가정에서 최악으로만 골라서 얘기를 한 거죠."
"세무조사란 건 세금이 많이 나온다는 거잖아요. 세금 부분은 행정소송을 해서 아직 어떤 명확한 세무행정에 대한 처리가 된 게 없어요." (한의원 관계자)

한의원 측이 세무조사에 대비하고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신고를 접수한 한 세무서는 그새 또 담당자가 바뀌었습니다. 제보자는 바뀐 담당자에게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바뀐 담당자는 '실제 조사가 시작되면 다시 통보가 간다'며 또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국세청의 이런 행태는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습니다. 1월 19일 감사원이 공개한 '탈세 제보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탈세 제보를 받고도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방치한 건수가 1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세범 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할 탈세범을 놓친 경우도 있었습니다.

모 세무서는 탈세 제보를 접수했지만, 담당자 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4년간 검토하지 않고 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또다른 세무서 역시 인사이동이 예정됐던 담당자가 제보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뒤늦게 조사를 하는 바람에 탈세액을 추징하지 못하는 등 제보 관리부실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탈세 제보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 고가 다이어트 한약 파는데 부가가치세 면세?…국세청 해석도 오락가락

취재 과정 중 과세의 헛점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발견했습니다. 의료기관은 부가가치세가 면세됩니다. 그러나 미용 목적의 시술, 수술은 면세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형외과라면 질환 치료용이 아닌 쌍꺼풀 수술이나 지방흡입술(질병으로 분류된 고도비만수술 제외) 등은 면세 항목에서 빠집니다.

한의원도 면세사업자입니다. 그러나 한의원 역시 주름살 제거, 모발이식, 지방융해 등 미용 관련 시술에는 과세합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지방분해 침을 놨다면 과세항목입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나 피부미용 등을 목적으로 침, 뜸 등 시술을 하는 '전문'으로 한다면 과세사업자로 전환해야 합니다.

해당 한의원은 1, 2호점 모두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로 등록돼있습니다.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이라고 하니까 과세 사업자가 돼야 할 것 같지만, 침이나 뜸, 마사지 같은 시술을 하지 않고 '약만' 팔기 때문에 오히려 면세사업자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과세에 있어 '다이어트 한약'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한약은 의약품으로 취급해 면세항목인데, '다이어트용 한약'은 대부분 고도비만 치료용이 아닌 '미용 목적'이지만 면세입니다. 이것도 해석이 분분해 과세대상인지 아닌지 세무사들도, 국세청도 똑 부러지는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여러 곳에 질문을 해봤습니다.


한의원은 '의료기관'입니다. 그래서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가 됩니다.
부가가치세는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편적 공익'을 위한 항목(용역)에 면세하기 때문입니다. 면세 대상이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 축산물, 연탄, 수돗물과 함께 의료보건용역, 교육용역(학원 등 교육기관) 등입니다. 면세해줄 테니 국민에게 의료서비스할 의무를 다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겁니다.

제보자가 담당자를 물어물어 전화를 반복할 때까지 의료업을 하도록 허가를 내준 보건당국과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지 확인해야 할 세무당국은 무엇을 하는 걸까요.?

A 씨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세무서에 전화했습니다. 한 세무서에서는 "담당자가 배정됐다"며 "판례나 조례를 찾아보고 법률검토를 하겠다"는 답을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세무서 한 곳은 그새 또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신고자의 탄식 “탈세신고했는데, 결과 기약없어…포기하고 싶어”
    • 입력 2021-01-23 07:01:22
    취재K
동업자들 수익배분하는 사무장 병원으로 시작<br />제보자 "세무조사 대비, 현금거래 내용 분리 뒤 폐기 도와 " <br />국세청 "(현실을) 법에 빨리 반영 못 하니, 해석에 의존"

의료기관은 의료인(의료법인)이 설립, 운영해야 합니다. 의료인의 명의를 빌리거나 비의료인과 동업 등으로 개설하면 불법 '사무장 병원'이 됩니다. 해당 한의원은 한의사인 OOO 씨를 대표 원장으로 대부업자 등 몇몇 사람이 수익금을 나누는 형식의 '사무장 한의원'으로 설립됐다는 게 제보자들의 얘기입니다. 그리고 근거로 아래에 있는 공동사업약정서를 보여줬습니다. 약정서에는 대표원장 등 모두 4명이 수익금을 배분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제보자 A 씨와 한의원 운영진의 일을 도와주던 B 씨,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한의원이 고객을 속이고 돈을 버는 것, 각종 탈세 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관 기사] ‘재활용 한약재’ 다이어트환 판매한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


B 씨는 세무조사를 대비해 진료기록 폐기를 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원장님 가지고 있는 차트가 그때 한 1만여장 됐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 따로 엑셀 시트를 주더라고요...(중략) 현금 거래했던 내용, 거기에 있는 명단에 있는 인원을 차트에 다 분리 작업을 했어요. 매출 신고 안한거죠. 알바 2명을 고용해서 일일이 다 수작업으로 찾아서."
"차트 분류해가지고 사무장이 폐기 처리할 거다 얘기했었고 나중에 박스에 모아놓은 걸 차에 싣고 가서 여러 번 태웠죠....차트랑 실어가지고 가서. 거기 드럼통에다가. 양이 꽤 됐으니까"

지난해 9월, 두 사람은 관할 세무서에 한의원 원장들이 소득을 누락했다는 탈세 신고를 했습니다. 한의원 동업자들이 수익을 나눠 가진 뒤 운영비 명목으로 비용을 처리한 서류 등을 포함해 소득을 빼돌린 탈루 혐의에 대한 증거자료를 모아 세무서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접수 완료 통지를 받은 뒤 세무서는 감감무소식, 내부 서류를 증거로 제출한 만큼 A 씨는 속이 탔습니다. 결과를 주겠다는 기한도 제각각, 조사과정에 대한 설명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세무서 한 곳은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갑자기 잘 처리하고 있다는 '중간회신'을 보내왔습니다.

"OO세무서는 지방청에서 받은 자료가 없어서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고...다른 탈세제보가 많아서 취합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지방청에서 한 후에 관할서로 내려줘야 한대요. 3개월, 6개월 걸린다고..."(A씨)

"△△세무서는 좀 다른 얘기를 하네요. 접수 통지 후 60일 경과 통지하고 이후 최종결과 통지하는데 기한이 없다고 합니다."(B씨)

A 씨는 도리어 '문서위조' 등으로 고소를 당해 연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하는 국세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국세청, 보건복지부 등에 전화하는 것도 이제 지쳤다며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한의원 측은 세무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세금 문제가 있다"면서도 악의적인 제보라며 행정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세금 관련해서 문제가 좀 있으니까요."
"세무사랑 이런 세무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이건 어떻게 처리해야 될까요 라고 얘기를 했어요. 이 상황에 대한 가정에서 최악으로만 골라서 얘기를 한 거죠."
"세무조사란 건 세금이 많이 나온다는 거잖아요. 세금 부분은 행정소송을 해서 아직 어떤 명확한 세무행정에 대한 처리가 된 게 없어요." (한의원 관계자)

한의원 측이 세무조사에 대비하고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신고를 접수한 한 세무서는 그새 또 담당자가 바뀌었습니다. 제보자는 바뀐 담당자에게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바뀐 담당자는 '실제 조사가 시작되면 다시 통보가 간다'며 또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국세청의 이런 행태는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습니다. 1월 19일 감사원이 공개한 '탈세 제보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탈세 제보를 받고도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방치한 건수가 1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세범 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할 탈세범을 놓친 경우도 있었습니다.

모 세무서는 탈세 제보를 접수했지만, 담당자 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4년간 검토하지 않고 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또다른 세무서 역시 인사이동이 예정됐던 담당자가 제보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뒤늦게 조사를 하는 바람에 탈세액을 추징하지 못하는 등 제보 관리부실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탈세 제보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 고가 다이어트 한약 파는데 부가가치세 면세?…국세청 해석도 오락가락

취재 과정 중 과세의 헛점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발견했습니다. 의료기관은 부가가치세가 면세됩니다. 그러나 미용 목적의 시술, 수술은 면세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형외과라면 질환 치료용이 아닌 쌍꺼풀 수술이나 지방흡입술(질병으로 분류된 고도비만수술 제외) 등은 면세 항목에서 빠집니다.

한의원도 면세사업자입니다. 그러나 한의원 역시 주름살 제거, 모발이식, 지방융해 등 미용 관련 시술에는 과세합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지방분해 침을 놨다면 과세항목입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나 피부미용 등을 목적으로 침, 뜸 등 시술을 하는 '전문'으로 한다면 과세사업자로 전환해야 합니다.

해당 한의원은 1, 2호점 모두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로 등록돼있습니다.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이라고 하니까 과세 사업자가 돼야 할 것 같지만, 침이나 뜸, 마사지 같은 시술을 하지 않고 '약만' 팔기 때문에 오히려 면세사업자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과세에 있어 '다이어트 한약'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한약은 의약품으로 취급해 면세항목인데, '다이어트용 한약'은 대부분 고도비만 치료용이 아닌 '미용 목적'이지만 면세입니다. 이것도 해석이 분분해 과세대상인지 아닌지 세무사들도, 국세청도 똑 부러지는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여러 곳에 질문을 해봤습니다.


한의원은 '의료기관'입니다. 그래서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가 됩니다.
부가가치세는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편적 공익'을 위한 항목(용역)에 면세하기 때문입니다. 면세 대상이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 축산물, 연탄, 수돗물과 함께 의료보건용역, 교육용역(학원 등 교육기관) 등입니다. 면세해줄 테니 국민에게 의료서비스할 의무를 다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겁니다.

제보자가 담당자를 물어물어 전화를 반복할 때까지 의료업을 하도록 허가를 내준 보건당국과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지 확인해야 할 세무당국은 무엇을 하는 걸까요.?

A 씨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세무서에 전화했습니다. 한 세무서에서는 "담당자가 배정됐다"며 "판례나 조례를 찾아보고 법률검토를 하겠다"는 답을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세무서 한 곳은 그새 또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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