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무너진 선진 유럽…방역 상황 보니

입력 2021.01.26 (21:08) 수정 2021.01.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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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친​ 건, 나라별로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역시 공통된 원인은 코로나 19입니다.

불과 1년여 만에 모두 21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치명적인 감염병이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겁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늘(26일) 1억 명을 넘겼습니다.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90여 일 만입니다.

천만 명이 되기까지는 179일이 걸렸는데 그 열 배, 1억이 되는 데는 불과 213일 더 걸렸습니다.

방역 선진국으로 불렸던 서구의 나라들이 사태 초기 거듭 방역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럽의 확진자는 2,900만 명, 미국은 2,500만 명이 넘습니다.

전 세계 확진자의 55%입니다.

유럽은 지난 여름 경제 회복 등을 이유로 섣불리 봉쇄를 풀었다가 휴가철이 끝난 뒤 2차 유행을 맞았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 수칙조차 정치 쟁점으로 만들어버렸죠.

파리 유원중 특파원, LA 이영현 특파원이 각각 유럽과 미국의 방역 시스템이 허물어진 상황을 되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제롬 살로몽/프랑스 보건국장/2020년 3월 : "마스크 쓰는 요령을 발표하겠습니다. 환자나 의료진이 아닌 경우 꼭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프랑스에서 두고두고 문제가 된 발언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이 시기에 유럽은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구할 방법조차 없었습니다.

한동안 소홀했던 공공분야 투자는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환자가 병원도 가보지 못하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필립/병원 직원 : "공공 병원 시스템이 완전하게 무너질까 걱정입니다."]

위기감도 잠시, 환자가 줄어들자 통제에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외르크/시위 참가자 : "정부 전체가 불법입니다. 코로나는 단지 중간 정도의 독감일 뿐입니다. 유행병이 우리를 노예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1차 유행을 혹독하게 치른 유럽.

모든 전문가가 2차 대유행을 예견했지만 여름 휴가를 위해 선제적 방역을 못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지난해 6, 7, 8월에 2만 명 안팎으로 줄었던 하루 확진자 수는 피서철이 끝나자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6월 이전과 9월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를 비교해 보면 확진자는 14배, 사망자는 3배 가량 늘어난 걸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세계 인구의 10%인 유럽에서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의 30%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은 이제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백신 수급난까지 겹쳐 제 속도를 내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유럽의 변명도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 때문에 신속한 검사와 추적, 격리 같은 효율적인 방역이 힘들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신종 전염병 사태를 맞은 유럽이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지 못하고 방역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린 점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이요한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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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무너진 선진 유럽…방역 상황 보니
    • 입력 2021-01-26 21:08:07
    • 수정2021-01-26 22:26:43
    뉴스 9
[앵커]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친​ 건, 나라별로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역시 공통된 원인은 코로나 19입니다.

불과 1년여 만에 모두 21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치명적인 감염병이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겁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늘(26일) 1억 명을 넘겼습니다.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90여 일 만입니다.

천만 명이 되기까지는 179일이 걸렸는데 그 열 배, 1억이 되는 데는 불과 213일 더 걸렸습니다.

방역 선진국으로 불렸던 서구의 나라들이 사태 초기 거듭 방역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럽의 확진자는 2,900만 명, 미국은 2,500만 명이 넘습니다.

전 세계 확진자의 55%입니다.

유럽은 지난 여름 경제 회복 등을 이유로 섣불리 봉쇄를 풀었다가 휴가철이 끝난 뒤 2차 유행을 맞았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 수칙조차 정치 쟁점으로 만들어버렸죠.

파리 유원중 특파원, LA 이영현 특파원이 각각 유럽과 미국의 방역 시스템이 허물어진 상황을 되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제롬 살로몽/프랑스 보건국장/2020년 3월 : "마스크 쓰는 요령을 발표하겠습니다. 환자나 의료진이 아닌 경우 꼭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프랑스에서 두고두고 문제가 된 발언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이 시기에 유럽은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구할 방법조차 없었습니다.

한동안 소홀했던 공공분야 투자는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환자가 병원도 가보지 못하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필립/병원 직원 : "공공 병원 시스템이 완전하게 무너질까 걱정입니다."]

위기감도 잠시, 환자가 줄어들자 통제에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외르크/시위 참가자 : "정부 전체가 불법입니다. 코로나는 단지 중간 정도의 독감일 뿐입니다. 유행병이 우리를 노예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1차 유행을 혹독하게 치른 유럽.

모든 전문가가 2차 대유행을 예견했지만 여름 휴가를 위해 선제적 방역을 못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지난해 6, 7, 8월에 2만 명 안팎으로 줄었던 하루 확진자 수는 피서철이 끝나자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6월 이전과 9월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를 비교해 보면 확진자는 14배, 사망자는 3배 가량 늘어난 걸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세계 인구의 10%인 유럽에서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의 30%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은 이제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백신 수급난까지 겹쳐 제 속도를 내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유럽의 변명도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 때문에 신속한 검사와 추적, 격리 같은 효율적인 방역이 힘들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신종 전염병 사태를 맞은 유럽이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지 못하고 방역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린 점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이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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