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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다”…한 태권도 지도자의 고백
입력 2021.01.27 (06:01) 수정 2021.01.27 (08:10) 취재후
"3년 동안 기초 종목지도자 시절을 제 인생에서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습니다."

한 장애인태권도 지도자 A 씨가 제보를 하며 취재진에게 보낸 편지 내용 일부입니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임원의 요구로 몇 년에 걸쳐 여러 차례 금품을 상납했던 시절이 후회된다는 내용입니다.



■ "채용 때부터 시작된 임원의 금전 요구...재계약 달려 거부 못 해"

장애인태권도는 올해 열릴 예정인 도쿄 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아직 선수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3년 전부터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를 통해 지역마다 선수발굴을 담당하는 '기초 종목지도자'를 매년 전국 태권도 관장들 가운데서 뽑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둬 평소 장애인 전용 태권도장을 운영해오던 A 씨는 채용이 되면 월 3백만 원가량의 임금을 받을 수 있고, 장애인태권도 전문가로서의 명성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습니다. 채용 후 선수를 발굴하는 보람도 키워나갔지만 협회 임원의 금품 요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첫 요구액은 백만 원, 그 뒤 3백만 원, 5백만 원 요구하는 액수는 점점 커졌다고 합니다. 한 번은 2018년 말 재계약을 앞두고 해당 임원의 요구에 돈을 찾아 직접 임원 차량 트렁크에 3백만 원을 싣기도 했다는 게 A 씨의 말입니다. 재계약할 때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마음 때문에 거부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임원 금전 요구' 주장 지도자 다수...장애인체육회 "사실관계 확인 착수"

금전 요구를 받은 지도자는 A 씨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지역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만나거나 유선으로 비슷한 상황을 겪은 걸 확인한 경우만 5명, 상납했다는 금액은 약 2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금전 요구 방식은 비슷했습니다. 임원들이 지역 도장을 찾을 때마다 수십만 원씩을 출장비로 요구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못 한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합니다.

또 특정 태권도 전문 언론사에 수백만 원의 후원금을 내라는 요구를 들어줘야 하기도 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공교롭게 그 언론사는 해당 임원이 대표였고, 임원의 사위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이었습니다.

해당 임원은 지난달 새 회장 선거를 앞두고 사임한 상황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해당 임원에게 의혹들에 대해 사실확인을 요청하니 '허위사실이라며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와 가맹관계인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해당 의혹을 인지하고 증거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상태입니다. "무도인으로서 돈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도자들의 말처럼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와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면 안 되겠습니다.
  • [취재후]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다”…한 태권도 지도자의 고백
    • 입력 2021-01-27 06:01:09
    • 수정2021-01-27 08:10:28
    취재후
"3년 동안 기초 종목지도자 시절을 제 인생에서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습니다."

한 장애인태권도 지도자 A 씨가 제보를 하며 취재진에게 보낸 편지 내용 일부입니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임원의 요구로 몇 년에 걸쳐 여러 차례 금품을 상납했던 시절이 후회된다는 내용입니다.



■ "채용 때부터 시작된 임원의 금전 요구...재계약 달려 거부 못 해"

장애인태권도는 올해 열릴 예정인 도쿄 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아직 선수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3년 전부터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를 통해 지역마다 선수발굴을 담당하는 '기초 종목지도자'를 매년 전국 태권도 관장들 가운데서 뽑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둬 평소 장애인 전용 태권도장을 운영해오던 A 씨는 채용이 되면 월 3백만 원가량의 임금을 받을 수 있고, 장애인태권도 전문가로서의 명성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습니다. 채용 후 선수를 발굴하는 보람도 키워나갔지만 협회 임원의 금품 요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첫 요구액은 백만 원, 그 뒤 3백만 원, 5백만 원 요구하는 액수는 점점 커졌다고 합니다. 한 번은 2018년 말 재계약을 앞두고 해당 임원의 요구에 돈을 찾아 직접 임원 차량 트렁크에 3백만 원을 싣기도 했다는 게 A 씨의 말입니다. 재계약할 때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마음 때문에 거부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임원 금전 요구' 주장 지도자 다수...장애인체육회 "사실관계 확인 착수"

금전 요구를 받은 지도자는 A 씨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지역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만나거나 유선으로 비슷한 상황을 겪은 걸 확인한 경우만 5명, 상납했다는 금액은 약 2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금전 요구 방식은 비슷했습니다. 임원들이 지역 도장을 찾을 때마다 수십만 원씩을 출장비로 요구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못 한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합니다.

또 특정 태권도 전문 언론사에 수백만 원의 후원금을 내라는 요구를 들어줘야 하기도 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공교롭게 그 언론사는 해당 임원이 대표였고, 임원의 사위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이었습니다.

해당 임원은 지난달 새 회장 선거를 앞두고 사임한 상황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해당 임원에게 의혹들에 대해 사실확인을 요청하니 '허위사실이라며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와 가맹관계인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해당 의혹을 인지하고 증거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상태입니다. "무도인으로서 돈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도자들의 말처럼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와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면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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