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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디즈니 영화 ‘피터팬’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입력 2021.01.27 (14:27) 수정 2021.01.27 (14:30) 특파원 리포트

최근에 개봉한 디즈니 영화 '소울'의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전작인 '인사이드아웃' 도 그랬지만, 디즈니 영화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보는 파워 콘텐츠죠. 디즈니의 고전들은 어른들에게 꿈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기도 합니다.'피터팬', '덤보' 같은 고전 명작들은 1950년대에 제작된 것이지만 지금 봐도 흥미진진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방영되는 디즈니+ 채널에서 디즈니가 '피터팬'과 '덤보', '아리스토캣'을 삭제해서 논란입니다. 이유는,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서입니다.

아니, '피터팬'이 인종차별적이라고?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디즈니는 고전 콘텐츠를 플랫폼에 공개하면서 초기 화면에 "해당 콘텐츠는 사람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문구를 달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 문구를 좀 더 업데이트 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특정 사람이나 문화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잘못 다루고 있습니다. 이 고정
관념은 잘못된 것이었고, 지금도 잘못입니다. 디즈니는 그러나 해당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에 경고문구를 달아서 우리가 잘못된 점을 인지하고 있고, 함께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대화를 해나가길 기대합니다"

디즈니는 다만 7세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아예 인종차별적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즈니 플랫폼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프로필에 나이를 기입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7세 이하로 설정되어 있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피터팬', '덤보', 레이디와 트럼프', '아리스토캣' 4개 콘텐츠를 삭제했습니다.

자 그럼, 어떤 장면이 인종차별적 콘텐츠였을까요?


먼저 '피터팬'에서는 아이들이 붉은 물감을 칠하고 인디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레드맨' 이라는 노래인데요. 디즈니는 이 장면이 인디언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와 조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레드스킨'이라 불리는 미국 원주민을 대상화한 건데요, 해당 부족의 특징을 희화화했다는 겁니다.

1941년 영화 '덤보'에서는 검은 까마귀가 '내가 코끼리가 나는 것을 볼 때"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디즈니와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즉 흑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덤보에서는 또 얼굴 없는 흑인 노동자들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돈을 벌면 다 써버리지"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 이 역시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입니다.

1971년에 만들어진 영화 '아리스토캣'에서 슌곤이라는 이름의 샴고양이가 등장하는데요. 비스듬히 찢어진 눈과 두드러진 이빨을 가진 이 샴고양이는 동아시아인들을 까칠한 캐릭터로 묘사해서 고정관념을 만들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디즈니의 이 같은 결정에 의견은 엇갈립니다. 디즈니 고전 영화의 특정 장면에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어린이 사용자들의 채널에서 삭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 디즈니는 웹사이트에 성명을 발표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영감을 주는 이야기들을 창조해 온 디즈니의 작업들을 상기하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6일 행정명령을 발동해 (취임 사흘 동안 30개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대단한 에너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종 차별을 없애고 평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른 행봅니다.

물론 디즈니의 이같은 인종차별적 콘텐츠 삭제 및 반성 움직임은 그 이전부터 있어온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소수인종인 아시아인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특파원으로서는 반갑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콘텐츠 기업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공유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점 말입니다.
  • [특파원 리포트] 디즈니 영화 ‘피터팬’이 인종차별적이라고?
    • 입력 2021-01-27 14:27:06
    • 수정2021-01-27 14:30:09
    특파원 리포트

최근에 개봉한 디즈니 영화 '소울'의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전작인 '인사이드아웃' 도 그랬지만, 디즈니 영화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보는 파워 콘텐츠죠. 디즈니의 고전들은 어른들에게 꿈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기도 합니다.'피터팬', '덤보' 같은 고전 명작들은 1950년대에 제작된 것이지만 지금 봐도 흥미진진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방영되는 디즈니+ 채널에서 디즈니가 '피터팬'과 '덤보', '아리스토캣'을 삭제해서 논란입니다. 이유는,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서입니다.

아니, '피터팬'이 인종차별적이라고?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디즈니는 고전 콘텐츠를 플랫폼에 공개하면서 초기 화면에 "해당 콘텐츠는 사람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문구를 달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 문구를 좀 더 업데이트 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특정 사람이나 문화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잘못 다루고 있습니다. 이 고정
관념은 잘못된 것이었고, 지금도 잘못입니다. 디즈니는 그러나 해당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에 경고문구를 달아서 우리가 잘못된 점을 인지하고 있고, 함께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대화를 해나가길 기대합니다"

디즈니는 다만 7세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아예 인종차별적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즈니 플랫폼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프로필에 나이를 기입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7세 이하로 설정되어 있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피터팬', '덤보', 레이디와 트럼프', '아리스토캣' 4개 콘텐츠를 삭제했습니다.

자 그럼, 어떤 장면이 인종차별적 콘텐츠였을까요?


먼저 '피터팬'에서는 아이들이 붉은 물감을 칠하고 인디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레드맨' 이라는 노래인데요. 디즈니는 이 장면이 인디언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와 조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레드스킨'이라 불리는 미국 원주민을 대상화한 건데요, 해당 부족의 특징을 희화화했다는 겁니다.

1941년 영화 '덤보'에서는 검은 까마귀가 '내가 코끼리가 나는 것을 볼 때"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디즈니와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즉 흑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덤보에서는 또 얼굴 없는 흑인 노동자들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돈을 벌면 다 써버리지"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 이 역시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입니다.

1971년에 만들어진 영화 '아리스토캣'에서 슌곤이라는 이름의 샴고양이가 등장하는데요. 비스듬히 찢어진 눈과 두드러진 이빨을 가진 이 샴고양이는 동아시아인들을 까칠한 캐릭터로 묘사해서 고정관념을 만들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디즈니의 이 같은 결정에 의견은 엇갈립니다. 디즈니 고전 영화의 특정 장면에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어린이 사용자들의 채널에서 삭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 디즈니는 웹사이트에 성명을 발표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영감을 주는 이야기들을 창조해 온 디즈니의 작업들을 상기하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6일 행정명령을 발동해 (취임 사흘 동안 30개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대단한 에너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종 차별을 없애고 평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른 행봅니다.

물론 디즈니의 이같은 인종차별적 콘텐츠 삭제 및 반성 움직임은 그 이전부터 있어온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소수인종인 아시아인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특파원으로서는 반갑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콘텐츠 기업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공유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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