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전략 손 맞잡은 ‘조와 요시’…한미 정상은 언제?

입력 2021.01.28 (14:31) 수정 2021.01.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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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주일여가 지나고 이번 주는 정상 간 전화 외교의 시간인 듯합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가 오늘(28일) 새벽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맹'에 초점이 맞춰졌고, 한국 관련 협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중 간 장외 견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밤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먼저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이제는 한미 정상 간 통화 시점에 시선이 쏠립니다.

■ 중국 포위망 더 촘촘히 짠 '조와 요시'

미일 정상 간 통화는 오늘(28일) 0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됐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로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습니다. 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포함해 미일안보조약 제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확장 억지력 제공 약속도 재확인했습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투는 지역입니다.

스가 총리는 전화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미국·호주·인도(쿼드 QUAD)의 협력 증진,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향한 협력,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협력에 관해서도 일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쿼드는 출범부터 중국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구상이었습니다.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들의 반(反)중국 군사동맹 성격이 강한데, 참여국 간 협력을 증진하자는 논의가 오갔다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세력 확장에 대항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화라는 평가를 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일본의 NHK는 이번 전화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스스럼 없는 친구 사이 같은 호칭입니다. 요시는 스가 총리의 이름인 '요시히데'에서 앞부분을 딴 것입니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에 관해서도 협의했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내용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면서 미묘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한미 정상 통화는 언제?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미 정상 통화가 언제 진행될지,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쏠립니다. 하지만 아직 통화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도 통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제 기자들과 만나서 "한미 정상간 통화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서훈 안보실장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생각을 같이 하고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알기로는 한미 양국 정상간의 통화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것은 한미 양국 정부가 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잘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반중 동맹 깨기 위해 한국부터 흔들었다?

정상간 전화통화가 이렇게 미묘해져버린 건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통화가 먼저 이뤄진 영향이 큽니다.

한중 정상은 26일 밤 9시부터 40분간 통화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추진되어 온 신년 인사 차원"이라고 했지만 통화 시점 때문에 여러 해석을 낳았습니다.


어느 쪽에서 통화를 먼저 요청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 측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남북, 북미 대화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 발언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강하게 반영한 희망적 상황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강한 경고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거죠.

동시에 반중 동맹을 깨기 위해 한국부터 흔들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동맹을 강조하는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쳐서 대중국 포위 전략에 적극 참여하지는 말라는 신호라는 겁니다.

정상 간 전화통화 시점이나 의제가 당장 관심사로 떠오르지만 더 길게 보고 한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외교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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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중전략 손 맞잡은 ‘조와 요시’…한미 정상은 언제?
    • 입력 2021-01-28 14:31:19
    • 수정2021-01-28 15:43:01
    취재K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주일여가 지나고 이번 주는 정상 간 전화 외교의 시간인 듯합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가 오늘(28일) 새벽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맹'에 초점이 맞춰졌고, 한국 관련 협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중 간 장외 견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밤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먼저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이제는 한미 정상 간 통화 시점에 시선이 쏠립니다.

■ 중국 포위망 더 촘촘히 짠 '조와 요시'

미일 정상 간 통화는 오늘(28일) 0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됐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로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습니다. 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포함해 미일안보조약 제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확장 억지력 제공 약속도 재확인했습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투는 지역입니다.

스가 총리는 전화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미국·호주·인도(쿼드 QUAD)의 협력 증진,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향한 협력,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협력에 관해서도 일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쿼드는 출범부터 중국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구상이었습니다.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들의 반(反)중국 군사동맹 성격이 강한데, 참여국 간 협력을 증진하자는 논의가 오갔다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세력 확장에 대항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화라는 평가를 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일본의 NHK는 이번 전화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스스럼 없는 친구 사이 같은 호칭입니다. 요시는 스가 총리의 이름인 '요시히데'에서 앞부분을 딴 것입니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에 관해서도 협의했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내용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면서 미묘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한미 정상 통화는 언제?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미 정상 통화가 언제 진행될지,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쏠립니다. 하지만 아직 통화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도 통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제 기자들과 만나서 "한미 정상간 통화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서훈 안보실장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생각을 같이 하고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알기로는 한미 양국 정상간의 통화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것은 한미 양국 정부가 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잘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반중 동맹 깨기 위해 한국부터 흔들었다?

정상간 전화통화가 이렇게 미묘해져버린 건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통화가 먼저 이뤄진 영향이 큽니다.

한중 정상은 26일 밤 9시부터 40분간 통화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추진되어 온 신년 인사 차원"이라고 했지만 통화 시점 때문에 여러 해석을 낳았습니다.


어느 쪽에서 통화를 먼저 요청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 측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남북, 북미 대화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 발언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강하게 반영한 희망적 상황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강한 경고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거죠.

동시에 반중 동맹을 깨기 위해 한국부터 흔들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동맹을 강조하는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쳐서 대중국 포위 전략에 적극 참여하지는 말라는 신호라는 겁니다.

정상 간 전화통화 시점이나 의제가 당장 관심사로 떠오르지만 더 길게 보고 한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외교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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