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냄새·세균과의 전쟁, 세계 최초 스타일러 만든 발명왕

입력 2021.01.28 (18:11) 수정 2021.02.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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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월28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동원 LG전자 상무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12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10년 전, 세탁기와 다리미밖에 없던 의류 가전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제품이 있습니다. 옷의 냄새와 먼지, 세균을 잡아주는 일명 의류 관리기인데요. 이거 쓰시면서 대체 누가 개발했을까 혹시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만나보겠습니다. 김동원 LG전자 상무 나오셨습니다. 상무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반갑습니다.

[앵커]
발명왕이 오셨네요. 상무라는 직함보다 발명왕 이런 호칭이 더 좋지 않으세요?

[답변]
아무래도 제가 계속 엔지니어였고 상무 된 지는 얼마 안 됐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발명왕이 훨씬 더 듣기 좋습니다.

[앵커]
2019년, 벌써 2년 전 일이 됐지만요. 보시는 것처럼 수상하셨을 때 모습이시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올해의 발명왕 상. 이게 사실 엔지니어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의 상이라고 하던데. 그때 어떤 제품으로 이 발명왕 상 받으셨어요?

[답변]
제가 스타일러를 개발한 공로로 상을 받게 됐고요.

[앵커]
스타일러요?

[답변]
저 혼자 개발한 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같이 개발을 했는데 제가 대표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앵커]
96년 LG전자 입사하셔서 본인이 직접 출원한 특허가 천 개가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네. 저도 사실 잘 몰랐었는데 발명왕 상을 신청하면서 알게 됐고요. 따져보니까 일주일에 한 건 정도씩 쓴 꼴이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앵커]
어려서부터 이렇게 발명에 대한 남다른 기질이 있으셨습니까?

[답변]
어릴 때 발명에 기질이 있었다기보다는 뭘 좀 만드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릴 때,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프라모델 만드는 걸 좋아했었고요.

[앵커]
프라모델? 플라스틱으로?

[답변]
네, 플라스틱으로 탱크나 비행기 이런 것들 만드는 거 좋아했었고. 그 당시에 공부 안 한다고 부모님께 야단도 좀 많이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노트북이나 카메라 고장 난 걸 고치는 그런 걸 취미 삼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천 개가 넘는 특허 중에서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들었다 하는 제품, 어떤 걸 꼽으세요?

[답변]
아무래도 스타일러가 되겠고요. 스타일러 중에 무빙행어 특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스타일러가 사실 고가의 가전제품이라 쓰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이게 어떤 기술인 건가요?

[답변]
스타일러는 처음에 저희가 기획을 했을 때는 세탁소에 가는 고객분들, 옷을 깨끗하게 구김을 제거하고 냄새를 제거하는 그런 목적으로 그걸 좀 집에서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앵커]
집안의 세탁소.

[답변]
네, 그런 개념으로 시작을 했었고요. 저희가 처음으로 만들다 보니까 상당히 기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9년 동안 저희가 연구를 했고 개발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스타일러의 핵심 기술 중의 하나가 냄새 제거하는 거잖아요. 그동안 여러 번 테스트를 거치면서 별별 냄새란 냄새는 다 잡아봤다고 들었는데 실험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 많았겠어요.

[답변]
아무래도 스타일러가 실생활 냄새를 제거하는 기기이다 보니까 실생활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고등어 냄새라든가 삼겹살 냄새, 담배 냄새, 이런 부분들을 제거해야 되니까 그런 부분들을 옷에다가 실제로 묻히고 제거를 해야 되는 그런 실험을 해야 됩니다.

[앵커]
그걸 어떻게 해요? 고기를 직접 굽나요?

[답변]
그래서 실제로 실험실 내에서 고기를 굽고 담배를 피우고 이런 것도 했지만 또 그 외에도 실생활에서 냄새를 묻히기 위해서 당구장에서 담배를 피는, 담배 냄새를 입히거나

[앵커]
흡연자들이 많으니까요.

[답변]
네, 맞습니다. 또 회식 가서 삼겹살 기름이랑 냄새를 묻히는 그런 것도 저희가 했었습니다.

[앵커]
이게 원래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든 거라서 비교 대상이 없으니까 기술 초기 단계부터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첫 번째 고비가 어떤 거였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저희가 기술적으로 자동으로 구김을 제거하고 냄새를 제거할 수 있겠느냐. 그것이 좀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고요. 당시에 세탁기 사업 부장님이셨던 지금 저희 회사의 고문으로 계시는 조성진 고문께서 저희 연구소에 오셔가지고 저희 고민하는 걸 들으시고는 당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앵커]
어떤 경험이요?

[답변]
해외 출장을 자주 가셨는데 사모님께서 팁을 주셨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옷이 구겨져 있는데 그걸 어떻게 다림질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사모님께서 한 번 욕실에 옷을 걸어놔 봐라,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앵커]
그 증기로?

[답변]
네, 그런 조언을 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해봤더니 옷이 펴지더라. 그래서 한번 스팀을 써보면 어떻겠느냐 그런 조언을 주셨고요. 그거 이후로 상당히 연구에 가속도가 좀 붙었습니다.

[앵커]
탄력을 받으셨군요.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이게 스팀만으로 구김이 펴지지 않잖아요. 사실 이렇게 밀고 당기는 주름을 펴고 당기는 힘이 있어야 될 텐데.

[답변]
네, 맞습니다. 구김을 제거하는 건 크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습기하고 온도, 그리고 기계력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당겨주는 힘이 필요한데. 습기랑 온도는 스팀으로 해결을 했는데 기계를 어떻게 줄 거냐. 그게 좀 고민이었습니다.

[앵커]
그건 어디서 팁을 얻으셨어요?

[답변]
저희가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고객들의 행동을 분석해 보니까 빨래를 하고 나서 빨래를 널 때, 건조시킬 때 탈탈 털어서 넙니다. 보통 이유가 구김을 제거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기 때문에 그럼 저걸 한번 구현해 볼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 거기서 나온 게 저희 무빙행어가 되겠습니다.

[앵커]
무빙행어?

[답변]
네.

[앵커]
그게 1분에 200번 흔들어 주는 그 기술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개발까지 9년이 걸렸다고 하셨는데 테스트에 동원된 옷만도 상당하겠어요. 이거 다 어디서 공수하셨어요?

[답변]
사실 저희 스타일러가 고급 의류들을 스타일링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일반 싼 옷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좀 비싼 옷들이고 고급 의류여야 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주로 구입을 많이 했었고요. 실험 횟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번에 가면 수천만 원씩.

[앵커]
수천만 원이요?

[답변]
네.

[앵커]
직원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던가요? 남자분들이 가서 여성 옷을 막 한꺼번에 그렇게 사면요?

[답변]
맞습니다. 저희 연구원들이 대부분 남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백화점에 가서 또 고급 의류가 여성분 옷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백화점 직원이 좀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그랬습니다.

[앵커]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기존에 데이터가 없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더 독하게 실험을 하신 것 같네요. 출시 당시 첫 반응은 어땠어요?

[답변]
저희가 11년도에 출시를 했었는데 사실 4~5년 정도는 거의 반응이 좋질 않았습니다. 매출도 많지 않았었고요. 그러다가 미세먼지랑 메르스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앵커]
그때가 2015년이었죠?

[답변]
네, 맞습니다. 그러면서 매출이 급성장을 하게 됐고. 최근에 또 저희가 의도치 않게 코로나 때문에 위생 관념이 좀 더 강해지면서 성장하고 있는.

[앵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인데. 많이 팔립니까, 국내에서? 스타일러가?

[답변]
일단 저희가 15년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해가지고 지금은 의류 관리기기로써, 가전 기기로써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만큼 상당히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선 어떻습니까, 어느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요?

[답변]
해외도 미국이나 일본, 유럽 쪽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인기가 많습니다.

[앵커]
코로나의 어떻게 보면 수혜를 받았다 이렇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답변]
의도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소비자들은 굉장히 깐깐하잖아요.

[답변]
일본 소비자 깐깐합니다. 그렇지만 세계에 없는 제품이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미세먼지를 제거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실제로 제거되는 게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이 됐습니까?

[답변]
네, 저희가 3자 인증 시험을 했고요. 미세먼지 99%를 제거하는 거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코로나에서 더 각광받았다는 건 그만큼 유해 세균을 잡아내는 능력도, 그것도 역시 입증이 됐다는 건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예요?

[답변]
유해 세균도 99.99%까지 제거하는 거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차기작은 어떤 거 준비하고 계세요?

[답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리빙어플라이언스 연구소장입니다. 리빙어플라이언스는 세탁기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를 개발하는 쪽이고요. 그리고 저희 말고 키친이 또 있는데 키친은 냉장고나 식기세척기, 정수기, 오븐, 이런 걸 개발하는 쪽입니다. 주로 키친어플라이언스는 고객들이 취미로 요리도 하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리빙 쪽은 세탁기나 청소나 이런 쪽은 취미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귀찮은 노동 중에 하나인데요. 고객들이 귀찮아하시는 노동들을 어떻게 줄여줄까 그쪽에 포커싱을 하고 있고요.

[앵커]
이번에도 스타일러 같은 세계 최초의 제품, 나올까요? 올해도?

[답변]
저희가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고 아마 조만간 고객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사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꿈꾼다라고 하셨는데 상상만으로도 즐겁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동원 상무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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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냄새·세균과의 전쟁, 세계 최초 스타일러 만든 발명왕
    • 입력 2021-01-28 18:11:56
    • 수정2021-02-01 10:19:57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월28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동원 LG전자 상무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12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10년 전, 세탁기와 다리미밖에 없던 의류 가전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제품이 있습니다. 옷의 냄새와 먼지, 세균을 잡아주는 일명 의류 관리기인데요. 이거 쓰시면서 대체 누가 개발했을까 혹시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만나보겠습니다. 김동원 LG전자 상무 나오셨습니다. 상무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반갑습니다.

[앵커]
발명왕이 오셨네요. 상무라는 직함보다 발명왕 이런 호칭이 더 좋지 않으세요?

[답변]
아무래도 제가 계속 엔지니어였고 상무 된 지는 얼마 안 됐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발명왕이 훨씬 더 듣기 좋습니다.

[앵커]
2019년, 벌써 2년 전 일이 됐지만요. 보시는 것처럼 수상하셨을 때 모습이시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올해의 발명왕 상. 이게 사실 엔지니어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의 상이라고 하던데. 그때 어떤 제품으로 이 발명왕 상 받으셨어요?

[답변]
제가 스타일러를 개발한 공로로 상을 받게 됐고요.

[앵커]
스타일러요?

[답변]
저 혼자 개발한 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같이 개발을 했는데 제가 대표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앵커]
96년 LG전자 입사하셔서 본인이 직접 출원한 특허가 천 개가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네. 저도 사실 잘 몰랐었는데 발명왕 상을 신청하면서 알게 됐고요. 따져보니까 일주일에 한 건 정도씩 쓴 꼴이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앵커]
어려서부터 이렇게 발명에 대한 남다른 기질이 있으셨습니까?

[답변]
어릴 때 발명에 기질이 있었다기보다는 뭘 좀 만드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릴 때,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프라모델 만드는 걸 좋아했었고요.

[앵커]
프라모델? 플라스틱으로?

[답변]
네, 플라스틱으로 탱크나 비행기 이런 것들 만드는 거 좋아했었고. 그 당시에 공부 안 한다고 부모님께 야단도 좀 많이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노트북이나 카메라 고장 난 걸 고치는 그런 걸 취미 삼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천 개가 넘는 특허 중에서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들었다 하는 제품, 어떤 걸 꼽으세요?

[답변]
아무래도 스타일러가 되겠고요. 스타일러 중에 무빙행어 특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스타일러가 사실 고가의 가전제품이라 쓰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이게 어떤 기술인 건가요?

[답변]
스타일러는 처음에 저희가 기획을 했을 때는 세탁소에 가는 고객분들, 옷을 깨끗하게 구김을 제거하고 냄새를 제거하는 그런 목적으로 그걸 좀 집에서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앵커]
집안의 세탁소.

[답변]
네, 그런 개념으로 시작을 했었고요. 저희가 처음으로 만들다 보니까 상당히 기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9년 동안 저희가 연구를 했고 개발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스타일러의 핵심 기술 중의 하나가 냄새 제거하는 거잖아요. 그동안 여러 번 테스트를 거치면서 별별 냄새란 냄새는 다 잡아봤다고 들었는데 실험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 많았겠어요.

[답변]
아무래도 스타일러가 실생활 냄새를 제거하는 기기이다 보니까 실생활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고등어 냄새라든가 삼겹살 냄새, 담배 냄새, 이런 부분들을 제거해야 되니까 그런 부분들을 옷에다가 실제로 묻히고 제거를 해야 되는 그런 실험을 해야 됩니다.

[앵커]
그걸 어떻게 해요? 고기를 직접 굽나요?

[답변]
그래서 실제로 실험실 내에서 고기를 굽고 담배를 피우고 이런 것도 했지만 또 그 외에도 실생활에서 냄새를 묻히기 위해서 당구장에서 담배를 피는, 담배 냄새를 입히거나

[앵커]
흡연자들이 많으니까요.

[답변]
네, 맞습니다. 또 회식 가서 삼겹살 기름이랑 냄새를 묻히는 그런 것도 저희가 했었습니다.

[앵커]
이게 원래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든 거라서 비교 대상이 없으니까 기술 초기 단계부터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첫 번째 고비가 어떤 거였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저희가 기술적으로 자동으로 구김을 제거하고 냄새를 제거할 수 있겠느냐. 그것이 좀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고요. 당시에 세탁기 사업 부장님이셨던 지금 저희 회사의 고문으로 계시는 조성진 고문께서 저희 연구소에 오셔가지고 저희 고민하는 걸 들으시고는 당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앵커]
어떤 경험이요?

[답변]
해외 출장을 자주 가셨는데 사모님께서 팁을 주셨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옷이 구겨져 있는데 그걸 어떻게 다림질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사모님께서 한 번 욕실에 옷을 걸어놔 봐라,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앵커]
그 증기로?

[답변]
네, 그런 조언을 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해봤더니 옷이 펴지더라. 그래서 한번 스팀을 써보면 어떻겠느냐 그런 조언을 주셨고요. 그거 이후로 상당히 연구에 가속도가 좀 붙었습니다.

[앵커]
탄력을 받으셨군요.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이게 스팀만으로 구김이 펴지지 않잖아요. 사실 이렇게 밀고 당기는 주름을 펴고 당기는 힘이 있어야 될 텐데.

[답변]
네, 맞습니다. 구김을 제거하는 건 크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습기하고 온도, 그리고 기계력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당겨주는 힘이 필요한데. 습기랑 온도는 스팀으로 해결을 했는데 기계를 어떻게 줄 거냐. 그게 좀 고민이었습니다.

[앵커]
그건 어디서 팁을 얻으셨어요?

[답변]
저희가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고객들의 행동을 분석해 보니까 빨래를 하고 나서 빨래를 널 때, 건조시킬 때 탈탈 털어서 넙니다. 보통 이유가 구김을 제거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기 때문에 그럼 저걸 한번 구현해 볼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 거기서 나온 게 저희 무빙행어가 되겠습니다.

[앵커]
무빙행어?

[답변]
네.

[앵커]
그게 1분에 200번 흔들어 주는 그 기술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개발까지 9년이 걸렸다고 하셨는데 테스트에 동원된 옷만도 상당하겠어요. 이거 다 어디서 공수하셨어요?

[답변]
사실 저희 스타일러가 고급 의류들을 스타일링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일반 싼 옷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좀 비싼 옷들이고 고급 의류여야 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주로 구입을 많이 했었고요. 실험 횟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번에 가면 수천만 원씩.

[앵커]
수천만 원이요?

[답변]
네.

[앵커]
직원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던가요? 남자분들이 가서 여성 옷을 막 한꺼번에 그렇게 사면요?

[답변]
맞습니다. 저희 연구원들이 대부분 남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백화점에 가서 또 고급 의류가 여성분 옷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백화점 직원이 좀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그랬습니다.

[앵커]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기존에 데이터가 없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더 독하게 실험을 하신 것 같네요. 출시 당시 첫 반응은 어땠어요?

[답변]
저희가 11년도에 출시를 했었는데 사실 4~5년 정도는 거의 반응이 좋질 않았습니다. 매출도 많지 않았었고요. 그러다가 미세먼지랑 메르스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앵커]
그때가 2015년이었죠?

[답변]
네, 맞습니다. 그러면서 매출이 급성장을 하게 됐고. 최근에 또 저희가 의도치 않게 코로나 때문에 위생 관념이 좀 더 강해지면서 성장하고 있는.

[앵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인데. 많이 팔립니까, 국내에서? 스타일러가?

[답변]
일단 저희가 15년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해가지고 지금은 의류 관리기기로써, 가전 기기로써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만큼 상당히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선 어떻습니까, 어느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요?

[답변]
해외도 미국이나 일본, 유럽 쪽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인기가 많습니다.

[앵커]
코로나의 어떻게 보면 수혜를 받았다 이렇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답변]
의도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소비자들은 굉장히 깐깐하잖아요.

[답변]
일본 소비자 깐깐합니다. 그렇지만 세계에 없는 제품이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미세먼지를 제거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실제로 제거되는 게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이 됐습니까?

[답변]
네, 저희가 3자 인증 시험을 했고요. 미세먼지 99%를 제거하는 거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코로나에서 더 각광받았다는 건 그만큼 유해 세균을 잡아내는 능력도, 그것도 역시 입증이 됐다는 건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예요?

[답변]
유해 세균도 99.99%까지 제거하는 거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차기작은 어떤 거 준비하고 계세요?

[답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리빙어플라이언스 연구소장입니다. 리빙어플라이언스는 세탁기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를 개발하는 쪽이고요. 그리고 저희 말고 키친이 또 있는데 키친은 냉장고나 식기세척기, 정수기, 오븐, 이런 걸 개발하는 쪽입니다. 주로 키친어플라이언스는 고객들이 취미로 요리도 하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리빙 쪽은 세탁기나 청소나 이런 쪽은 취미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귀찮은 노동 중에 하나인데요. 고객들이 귀찮아하시는 노동들을 어떻게 줄여줄까 그쪽에 포커싱을 하고 있고요.

[앵커]
이번에도 스타일러 같은 세계 최초의 제품, 나올까요? 올해도?

[답변]
저희가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고 아마 조만간 고객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사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꿈꾼다라고 하셨는데 상상만으로도 즐겁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동원 상무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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