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상!”…‘앵그리버드’로 기후변화 물으니

입력 2021.01.30 (08:01) 수정 2021.01.30 (10: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20만 명 상대로 '사상 최대' 기후변화 설문조사…어떻게?

유엔개발계획(UNDP)이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People's Climate Vote'라는 제목으로 세계 시민들의 기후변화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전 세계 50개 국가, 17개 언어로 설문조사를 한 건데요. 조사 방법이 새로웠습니다. 전화나 이메일 여론조사가 아닌 '모바일 게임'을 이용했습니다. 게임 속에 광고 들어가는 자리가 있죠? 여기를 클릭하면 기후변화 설문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앵그리버드' '드래곤 시티' 등 유명한 모바일 게임을 통해 무려 120만 명의 응답을 받았는데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이번 설문 조사, 응답자들은 과연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답했을까요?


■응답자 중 64%가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120만 명 가운데 3분의 2인 64%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렇게 답한 사람의 59%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긴급하게 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까지 천천히 행동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20%, '이미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답변은 10%,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11%에 그쳤습니다.

특히 유엔개발계획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의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 사무총장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 긴급 기후 행동이 전 세계 사람들 사이에서 국적, 연령, 성별과 교육 수준을 불문하고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섬나라 개발도상국의 위기의식이 가장 높아

50개 국가의 응답자들 생각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나라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있었고,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분야도 달랐습니다.

피지, 토바고 등 개발도상국 섬나라인 '군소 도서 개발국(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의 경우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인식이 평균 74%로 고소득국가 평균인 72%보다 높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으로 국가의 존립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섬나라들의 현재 상황이 영향을 준 것이겠죠.

섬나라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기후변화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주요 20개국(G20) 국가의 시민들은 친환경 사업과 일자리 등 이른바 '녹색투자'에 대한 지지가 높았습니다. 주요 20개국 가운데 영국은 73%가 녹색투자 확대를 지지했습니다. 독일과 호주, 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국가들의 시민들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제품 제조 과정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세 미만'의 55만 명 설문 참여…기후변화에 가장 '민감'

한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줄이기 위해, 30년 후인 2050년까지 실질 탄소 배출을 '0'으로 맞추겠다는 겁니다.

가장 민감한 건 역시 18세 미만의 젊은 층이겠죠. 모바일 게임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만큼, 전체 응답자 120만 명 가운데 18세 미만이 55만 명이나 됐는데요.

이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18세 미만 응답자들이 기후 비상사태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69%였습니다. 60세 이상 응답자들의 비율인 58%보다 11%p나 높게 집계됐습니다.

■한국인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도 비슷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국가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KBS가 그린피스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도 이번 유엔개발계획의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응답자의 85% 이상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24.4%를 줄이겠다'라는 정부의 목표를 더 올려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전기차나 수소차 등으로 바꿀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79%에 달했습니다.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① 국민 72% “전기요금 인상도 수용”…여러분의 생각은? (2020.11.2)

올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열릴 예정입니다. 국제기구에서 폭넓게 실시한 기후변화의 여론조사가 발표된 만큼, 전 세계 국가들이 기후변화를 위해 어떤 '대담한 정책'을 고민하고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 세계 비상!”…‘앵그리버드’로 기후변화 물으니
    • 입력 2021-01-30 08:01:57
    • 수정2021-01-30 10:36:43
    취재K

■120만 명 상대로 '사상 최대' 기후변화 설문조사…어떻게?

유엔개발계획(UNDP)이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People's Climate Vote'라는 제목으로 세계 시민들의 기후변화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전 세계 50개 국가, 17개 언어로 설문조사를 한 건데요. 조사 방법이 새로웠습니다. 전화나 이메일 여론조사가 아닌 '모바일 게임'을 이용했습니다. 게임 속에 광고 들어가는 자리가 있죠? 여기를 클릭하면 기후변화 설문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앵그리버드' '드래곤 시티' 등 유명한 모바일 게임을 통해 무려 120만 명의 응답을 받았는데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이번 설문 조사, 응답자들은 과연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답했을까요?


■응답자 중 64%가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120만 명 가운데 3분의 2인 64%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렇게 답한 사람의 59%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긴급하게 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까지 천천히 행동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20%, '이미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답변은 10%,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11%에 그쳤습니다.

특히 유엔개발계획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의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 사무총장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 긴급 기후 행동이 전 세계 사람들 사이에서 국적, 연령, 성별과 교육 수준을 불문하고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섬나라 개발도상국의 위기의식이 가장 높아

50개 국가의 응답자들 생각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나라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있었고,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분야도 달랐습니다.

피지, 토바고 등 개발도상국 섬나라인 '군소 도서 개발국(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의 경우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인식이 평균 74%로 고소득국가 평균인 72%보다 높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으로 국가의 존립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섬나라들의 현재 상황이 영향을 준 것이겠죠.

섬나라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기후변화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주요 20개국(G20) 국가의 시민들은 친환경 사업과 일자리 등 이른바 '녹색투자'에 대한 지지가 높았습니다. 주요 20개국 가운데 영국은 73%가 녹색투자 확대를 지지했습니다. 독일과 호주, 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국가들의 시민들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제품 제조 과정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세 미만'의 55만 명 설문 참여…기후변화에 가장 '민감'

한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줄이기 위해, 30년 후인 2050년까지 실질 탄소 배출을 '0'으로 맞추겠다는 겁니다.

가장 민감한 건 역시 18세 미만의 젊은 층이겠죠. 모바일 게임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만큼, 전체 응답자 120만 명 가운데 18세 미만이 55만 명이나 됐는데요.

이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18세 미만 응답자들이 기후 비상사태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69%였습니다. 60세 이상 응답자들의 비율인 58%보다 11%p나 높게 집계됐습니다.

■한국인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도 비슷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국가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KBS가 그린피스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도 이번 유엔개발계획의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응답자의 85% 이상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24.4%를 줄이겠다'라는 정부의 목표를 더 올려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전기차나 수소차 등으로 바꿀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79%에 달했습니다.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① 국민 72% “전기요금 인상도 수용”…여러분의 생각은? (2020.11.2)

올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열릴 예정입니다. 국제기구에서 폭넓게 실시한 기후변화의 여론조사가 발표된 만큼, 전 세계 국가들이 기후변화를 위해 어떤 '대담한 정책'을 고민하고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