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대담]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입력 2021.01.30 (08:12) 수정 2021.01.30 (10: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네, 북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첫 공식 입장, 그리고 한미 공조 움직임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남북-북미 간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 정부는 어떤 접근법을 가져야 할까요?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백악관이 북핵을 아주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을 했고요.

또 한미 동맹도 강조하고 있는데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제시하겠다 이렇게 예고를 했는데 어떻게 전망되십니까?

[답변]

트럼프 정부 당시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두면서 어떻게 보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내놔야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라든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접근법을 갖고 있었는데, 또 거기에서 벗어나서 북한이 어떤 목표 지점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미국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해석 역시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미국이 어떠한 방식을 결정하느냐보다는 2021년 초반, 북한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아니면 북한이 미국과 진정한 비핵화 협상을 할 용의가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한미 당국 간 적극적인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빨리 개최하자 이런 입장인 거 같은데요.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미국에 어떠한 접근법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변]

일단은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어떠한 제안을 함으로써 그것을 북한과 미국이 받아들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피해 때문에 전혀 외부와 교신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한 제안을 미국과 북한에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다만 2018년 초반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교류를 적극적으로 촉진했던 상황을 본다면 북한이 다시 한번 대외 관계에 나설 만한 명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협상 결렬, 스톡홀름 협상 결렬 이후에 미국과의 협상에서 매우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데 이런 북한이 대외적으로 나설 수 있는 명분, 예를 들어 우리가 이산가족 상봉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을 북한에 제시하고 북한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이 자연스럽게 미국과의 교류에도 나설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한미연합훈련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거 같은데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하는 쪽으로 방점을 두고 있는 거 같고, 대북제재 완화 얘기까지 거론을 했는데 사실 미국 국방부는 훈련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를 하는 상황이거든요.

우리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간에 어떤 이견이 생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이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꼭 갈등으로 번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그 대가로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 그리고 한미연합안보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도 지휘소 훈련뿐만 아니라 병력을 동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현재 북한과 미국 간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어떤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훈련이 축소 혹은 연기될 수 있다는 인식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의 이러한 기류를 파악하고, 실제로 미국이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했을 경우 북한이 실제로 협상에 진지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국에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달라진 인식 전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책임질 미국 국무부에 한국을 잘 아는 지한파들이 대거 기용됐다고 하는데요. 이 배경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이번 바이든 정부에 포진하고 있는 인사들은 이미 우리와 많은 교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책적 입장을 우리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이러한 인사들이 북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쉽게 끝나지 않는 만큼 이것이 어떤 정치적인 이익이 되긴 어렵다는 점을 또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북한과 협상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끝난다거나 아니면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마무리되기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장기화된 협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 속도를 내고 싶어 하는 우리 정부와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기간이 좀 길어질 수는 있지만 더욱 내실 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말씀이시죠?

네, 우정엽 센터장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니 대담]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 입력 2021-01-30 08:12:47
    • 수정2021-01-30 10:36:42
    남북의 창
[앵커]

네, 북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첫 공식 입장, 그리고 한미 공조 움직임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남북-북미 간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 정부는 어떤 접근법을 가져야 할까요?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백악관이 북핵을 아주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을 했고요.

또 한미 동맹도 강조하고 있는데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제시하겠다 이렇게 예고를 했는데 어떻게 전망되십니까?

[답변]

트럼프 정부 당시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두면서 어떻게 보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내놔야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라든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접근법을 갖고 있었는데, 또 거기에서 벗어나서 북한이 어떤 목표 지점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미국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해석 역시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미국이 어떠한 방식을 결정하느냐보다는 2021년 초반, 북한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아니면 북한이 미국과 진정한 비핵화 협상을 할 용의가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한미 당국 간 적극적인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빨리 개최하자 이런 입장인 거 같은데요.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미국에 어떠한 접근법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변]

일단은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어떠한 제안을 함으로써 그것을 북한과 미국이 받아들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피해 때문에 전혀 외부와 교신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한 제안을 미국과 북한에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다만 2018년 초반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교류를 적극적으로 촉진했던 상황을 본다면 북한이 다시 한번 대외 관계에 나설 만한 명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협상 결렬, 스톡홀름 협상 결렬 이후에 미국과의 협상에서 매우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데 이런 북한이 대외적으로 나설 수 있는 명분, 예를 들어 우리가 이산가족 상봉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을 북한에 제시하고 북한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이 자연스럽게 미국과의 교류에도 나설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한미연합훈련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거 같은데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하는 쪽으로 방점을 두고 있는 거 같고, 대북제재 완화 얘기까지 거론을 했는데 사실 미국 국방부는 훈련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를 하는 상황이거든요.

우리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간에 어떤 이견이 생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이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꼭 갈등으로 번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그 대가로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 그리고 한미연합안보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도 지휘소 훈련뿐만 아니라 병력을 동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현재 북한과 미국 간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어떤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훈련이 축소 혹은 연기될 수 있다는 인식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의 이러한 기류를 파악하고, 실제로 미국이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했을 경우 북한이 실제로 협상에 진지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국에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달라진 인식 전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책임질 미국 국무부에 한국을 잘 아는 지한파들이 대거 기용됐다고 하는데요. 이 배경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이번 바이든 정부에 포진하고 있는 인사들은 이미 우리와 많은 교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책적 입장을 우리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이러한 인사들이 북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쉽게 끝나지 않는 만큼 이것이 어떤 정치적인 이익이 되긴 어렵다는 점을 또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북한과 협상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끝난다거나 아니면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마무리되기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장기화된 협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 속도를 내고 싶어 하는 우리 정부와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기간이 좀 길어질 수는 있지만 더욱 내실 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말씀이시죠?

네, 우정엽 센터장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