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명 ‘법관탄핵’ 정족수 넘겼다…국민의힘은 ‘대법원장 탄핵’ 맞불

입력 2021.02.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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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161명.

‘사법 농단’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한 의원 수입니다.

민주당은 당초 법관 탄핵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자유투표’로 표결하기로 했지만, 법안 발의에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여하며 사실상 ‘당론’ 성격을 띠게 됐습니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오늘 발의되면 내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오는 4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입니다.

이탄희 의원 등 오늘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이탄희 의원 등 오늘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

■ 똘똘 뭉친 범여권…“국회 소추 의무 정당·정파 구별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오늘(1일) 대표 발의합니다. 민주당과 함께 열린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참여합니다.

이탄희 의원은 “헌법재판소 절차를 앞서서 계산하는 접근법에 반대한다”며 “국회는 국회의 헌법상 의무를 마지막까지 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은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판사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반헌법 행위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실익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설계된 대로 작동된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 부장판사 측과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소추 실익’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겁니다.

앞서 임 부장판사 변호인 측은 탄핵 추진에 대해 “설령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 심판은 수개월 이상 심리 기간이 소요된다”며 “임기 만료일 이전 심판이 선고될 가능성은 없어 결국 각하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정당과 정파의 구별을 넘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법농단 헌법 위반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탄핵소추 사유는 임성근 판사의 ‘재판 개입’, 소위 사법농단 브로커 행위 때문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헌법이 규정한 독립은 재판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고 하는 모든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며 “피소추자 임성근은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 뒤에 숨어 권력자 입맛에 맞게 재판을 바꾸기 위해 재판절차에 개입하고 판결내용을 수정하는 등 사법농단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 용혜인 의원 “법관탄핵 마지막 기회”... “판사는 신입니까” 세월호 가족들 편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 기회를 놓친다면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을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지 모른다”며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편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용 의원은 세월호 7시간 재판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세월호 가족들이 지난 1월 국회의원 한명 한명에 직접 전달한 손편지에는 “판사는 신입니까”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판사의 명예로운 퇴직은 국민과 판사들에게 판사는 어떠한 잘못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4일 국회 표결…첫 법관 탄핵소추 가능성

공동 발의자 수만으로도 이미 가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과반(151명)을 넘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법관 탄핵안은 4일 처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첫 법관 탄핵소추 사례가 됩니다.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앞서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두 차례 발의된 적이 있지만 모두 최종적으로 무산됐습니다.

1985년 고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부결됐고, 2009년 신형철 전 대법관의 경우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자동 폐기됐습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보고하고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합니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탄핵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국민의힘 의원총회

■ 국민의힘, “사법부 길들이기”…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추진으로 ‘맞불’

국민의힘은 오늘(1일)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에 반대하는 ‘맞불’ 성격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법원은)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쏟아내고, 4·15 ‘부정선거’ 관련 재판을 불법적으로 지연시켜 대법관 전원이 고발됐다”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발의 논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여권에 편향된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고, 박근혜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한 판결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우리법·국제인권법연구회 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경력이 있는 진보 성향 대법관을 연이어 추천했다고 국정감사 등에서 비판해왔습니다.

민주당의 임 판사 탄핵안 발의에 대해선 “사법부 길들이기이자 협박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윤희석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큰 ‘부관참시형 탄핵’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너무도 뻔하지 않냐”라며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법관들을 향한 위협이자 보복의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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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명 ‘법관탄핵’ 정족수 넘겼다…국민의힘은 ‘대법원장 탄핵’ 맞불
    • 입력 2021-02-01 16:05:42
    취재K

임성근 부장판사

161명.

‘사법 농단’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한 의원 수입니다.

민주당은 당초 법관 탄핵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자유투표’로 표결하기로 했지만, 법안 발의에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여하며 사실상 ‘당론’ 성격을 띠게 됐습니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오늘 발의되면 내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오는 4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입니다.

이탄희 의원 등 오늘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
■ 똘똘 뭉친 범여권…“국회 소추 의무 정당·정파 구별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오늘(1일) 대표 발의합니다. 민주당과 함께 열린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참여합니다.

이탄희 의원은 “헌법재판소 절차를 앞서서 계산하는 접근법에 반대한다”며 “국회는 국회의 헌법상 의무를 마지막까지 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은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판사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반헌법 행위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실익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설계된 대로 작동된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 부장판사 측과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소추 실익’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겁니다.

앞서 임 부장판사 변호인 측은 탄핵 추진에 대해 “설령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 심판은 수개월 이상 심리 기간이 소요된다”며 “임기 만료일 이전 심판이 선고될 가능성은 없어 결국 각하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정당과 정파의 구별을 넘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법농단 헌법 위반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탄핵소추 사유는 임성근 판사의 ‘재판 개입’, 소위 사법농단 브로커 행위 때문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헌법이 규정한 독립은 재판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고 하는 모든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며 “피소추자 임성근은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 뒤에 숨어 권력자 입맛에 맞게 재판을 바꾸기 위해 재판절차에 개입하고 판결내용을 수정하는 등 사법농단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 용혜인 의원 “법관탄핵 마지막 기회”... “판사는 신입니까” 세월호 가족들 편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 기회를 놓친다면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을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지 모른다”며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편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용 의원은 세월호 7시간 재판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세월호 가족들이 지난 1월 국회의원 한명 한명에 직접 전달한 손편지에는 “판사는 신입니까”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판사의 명예로운 퇴직은 국민과 판사들에게 판사는 어떠한 잘못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4일 국회 표결…첫 법관 탄핵소추 가능성

공동 발의자 수만으로도 이미 가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과반(151명)을 넘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법관 탄핵안은 4일 처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첫 법관 탄핵소추 사례가 됩니다.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앞서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두 차례 발의된 적이 있지만 모두 최종적으로 무산됐습니다.

1985년 고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부결됐고, 2009년 신형철 전 대법관의 경우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자동 폐기됐습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보고하고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합니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탄핵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
■ 국민의힘, “사법부 길들이기”…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추진으로 ‘맞불’

국민의힘은 오늘(1일)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에 반대하는 ‘맞불’ 성격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법원은)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쏟아내고, 4·15 ‘부정선거’ 관련 재판을 불법적으로 지연시켜 대법관 전원이 고발됐다”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발의 논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여권에 편향된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고, 박근혜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한 판결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우리법·국제인권법연구회 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경력이 있는 진보 성향 대법관을 연이어 추천했다고 국정감사 등에서 비판해왔습니다.

민주당의 임 판사 탄핵안 발의에 대해선 “사법부 길들이기이자 협박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윤희석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큰 ‘부관참시형 탄핵’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너무도 뻔하지 않냐”라며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법관들을 향한 위협이자 보복의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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