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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어디서 고소한 냄새 안 나요?”…참기름 소믈리에가 떴다
입력 2021.02.01 (18:09) 수정 2021.02.01 (20:08)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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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2월1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희준 참기름 소믈리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20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하얀 쌀밥에 각종 나물과 고추장을 넣어서 쓱쓱, 그래도 비빔밥의 완성은 바로 이것! 바로 참기름입니다. 한식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지만 참기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10년 가까이 참기름의 맛과 향을 연구해오신 분, 이희준 참기름 소믈리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스튜디오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직접 참기름도 갖고 나오시고. 직업 이름이 참기름 소믈리에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저는 참기름 소믈리에로 활동을 하고 있고요. 국내에는 아마 저 혼자 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세계 유일한 직업 아닐까요?

[답변]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니까요, 세계에서도 아마 유일할 겁니다.

[앵커]
보통 소믈리에 하면 와인 소믈리에 떠올리잖아요. 포도주라고 하면 맛과 향이 많게는 천 가지가 된다고도 하는데. 글쎄요, 참기름? 참기름은 고소한 맛 그 이상을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답변]
보통 한 가지의 고소한 맛만 있다고 얘기를 하시는데요. 와인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감별하고 와인을 요리에 맞게 추천해 주시는 것처럼 참기름의 맛과 향, 풍미도 자란 지역과 착유자에 따라서 맛과 향, 풍미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이야기를 해드리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 그래요? 오늘 일단 세 가지 정도 갖고 오셨는데 제가 하나씩 맛을 볼까요? 저도 감별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일단 처음 나온 이 참기름이 안동산 참기름.

[답변]
네, 맞습니다. 안동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이고요.

[앵커]
참깨의 고소함이 확 느껴지네요.

[답변]
네. 안동산 참깨는 내륙지역에서 키워진 참깨로 착유를 했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요. 보통은 잔치국수에 한 방울 정도 떨어뜨려서 드시는 걸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요? 두 번째 거는 제주산 참기름. 이건 어떻게 다른지 한번 보죠. 글쎄요, 제가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이거는 약간 쓴맛이 나는데요.

[답변]
네, 쓴맛도 나실 거고요, 제주산 참깨의 특징 중 하나가 쓴맛과 함께 짠맛도 같이 가미가 되어있을 겁니다. 바닷바람을 맞고 큰 깨로 착유를 했기 때문에 아주 미량의 짠맛과 쓴맛이 같이 공존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앵커]
바다의 짠 기가 영향을 미쳤단 말씀이시군요?

[답변]
네, 그렇죠. 그래서 참기름을 추천할 때 항상 생선 돔이라든지 바닷바람을 맞고 큰, 그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수산물이나 나물들과 같이 매칭해서 드실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 번째는요, 색깔부터 달라서 어느 지역인지 궁금한데 역시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이건 약간 느끼한 맛이 나네요.

[답변]
네, 아마도 참기름을 처음 참기름만 드셔본 경험이기 때문에 느끼함이 나실 건데요. 보통 오일리하다고 표현하는데 지금 드신 참기름은 중국 길림성에서 가져온 참깨로 착유한 중국산 참기름입니다.

[앵커]
보통 중국산하고 국내산 어떻게 구별하는지 많은 분들이 또 궁금해하시는데. 소믈리에님은 블라인드 테스트로도 구별하실 수 있으신가요?

[답변]
그럼요. 중국산 참깨뿐만 아니라 인도산이나 이집트산, 에티오피아산처럼 전 세계에 있는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들을 직접 착유해보고 맛을 보는, 그리고 맛을 본 것들을 대중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산 참깨라고 참깨 색깔이 다르진 않을 텐데 왜 국산 참깨는 이렇게 옅은 색깔이 나고 중국산은 짙은 색깔이 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참깨의 품종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착유자에 따라서 착유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참깨로도 다양한 색깔과 향, 맛을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산이 나쁘다 좋다는 것보다는 중국산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을 어떠한 요리에 사용할 것인가. 예를 들자면 저 같은 경우는 냉장고에 들어가는 반찬에 쓰이는 참기름들을 중국산 참기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반대로 국산 참기름 같은 경우는 워낙 귀하고 고가의 참기름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드실 수 있는 요리에 추천해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면 일단 중국산. 하지만 좀 더 신선함을 살리려면 국산을 써라, 그런 말씀이신 거 같아요.

[답변]
당연하죠.

[앵커]
그동안 전국 팔도 전통시장 안에 있는 참기름 방앗간이란 방앗간은 다 돌아다니셨다고 들었어요. 몇 군데나 돌아다니셨어요?

[답변]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은 한 1,500여 군데 중에서 1,000군데 정도 돌아다녔고요. 방앗간은 100여 군데 정도 돌아다녔습니다.

[앵커]
쭉 돌아다니면서 아, 이거는 정말 내 인생 참기름이다라고 꼽을 만한 그런 기름을 맛본 적도 있으신가요?

[답변]
그럼요. 사실은 매일 맛보는 참기름들이 인생 참기름인데요.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서울 중곡동에 있는 중곡제일시장에서 맛본 참기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참기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앵커]
어떤 게 그렇게 특별하셨어요?

[답변]
기본적으로 참깨 자체의 컨디션을 보고 착유하는 착유자가 있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어떤 참깨를 가져다드려도 최상의 참기름을 만들 수 있는 착유자가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을 드리고 있고요. 또 한 곳이 부산에 있는 부평깡통시장이라는 곳에 모녀가 하는 방앗간이 있습니다. 거기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기름을 착유하시는 착유자가 있는 곳입니다.

[앵커]
같은 참깨로 누가 뽑으면 좋은 참기름이 되고 또 어떤 사람이 뽑으면 나쁜 참기름이 되는. 장인들만이 갖고 있는 비법이란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보통은 참깨의 컨디션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기계가 갖고 있는 온도가 아니라 어떤 참깨가 들어오더라도 그 참깨에 맞는 온도로 착유를 하면 좋은 참기름이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 온도가 적절해요?

[답변]
보통 시장에선 150도에서 200도 사이라고 이야기를 드리고 있고요. 착유자마다 다 온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추천을 드리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참기름 맛과 향, 풍미를 가진 참기름을 만드는 착유자를 빨리 찾으시는 것이 아마도 평생 살면서 좋은 참기름을 드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참깨 들고 방앗간 가서 이거 참기름 만들어주세요 하는 분들 많으신데 어떻게 만들어달라고 해야 좋은 참기름 나오는 거예요?

[답변]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참기름의 양이 적어도 되니까 참깨를 볶는 온도를 낮춰서 착유해달라고 요청을 하시면 아마도 옅은 노란 빛깔의 참기름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런데 낮은 온도에서 착유를 하면 양은 적게 나온다고 하던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볶아진 참기름들이 많이 유통이 됐었는데요. 최근에는 건강이라든지 소비자의 몸을 생각하는 착유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맑은 참기름들을 많이 구매하시는 것, 그리고 국내산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을 찾아가시는 것을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서울 중곡시장 참기름이 참 맛있다 말씀하셨는데 각 지방에도, 참깨 산지 근처에도 이런 참기름 방앗간 많이 있잖아요.

[답변]
네, 제가 추천 드릴 수 있는 곳은 제가 참기름을 처음 배웠던 곳이 경주 안강읍에 있는 안강시장이라는 곳이거든요. 상점이 약 50군데 정도 있는데 방앗간이 28곳이나 있는 참기름 특화시장입니다. 그런 지역들 같은 경우는 참깨밭 가운데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물류비를 줄여서 아주 저렴하지만 아주 품질이 좋은 참기름을 생산하고 계십니다.

[앵커]
서울에서도 주문이 가능한 건가요?

[답변]
그럼요, 요즘은 다 배달이 되기 때문에 언제든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서 주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경주 안강시장에서 처음 참기름을 배웠다고 하셨는데 대학에서는 제가 듣기로는 회계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거든요. 회계학도가 어떻게 하다가 참기름 사랑에 빠지게 된 건가요?

[답변]
사실 처음부터 참기름을 좋아했던 건 아닌데요. 기본적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그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방앗간을 살리면 시장의 다른 상점들도 살릴 수 있겠구나라는 가설을 세우고 현재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 기간이 벌써 7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가설은 맞아떨어지고 있습니까?

[답변]
제 개인적 기준으로는 그 가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 방증이 전통시장에서 방앗간의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측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도 이렇게 방앗간 투어 많이 다니던데. 그런 안내자 역할, 이런 것도 하셔도 되겠네요.

[답변]
네. 참기름 인문학 강의라고 해서요. 외국인 분들도 많이 참여하는 참기름을 소개하고 참기름이 착유 되는 전통시장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 우리나라 참기름 맛보고 반응이 어때요?

[답변]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참기름의 향과 맛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셨는데요. 사실은 지금 외국에 있는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착유한 참기름이 제일가는 참기름이라고 인지하고 있고 많이 찾고 있습니다. 볶은 향이 나는 고소한 참기름을 많이 찾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방앗간 가보면 아랍어 달린 그런 참기름 제품도 진열을 해놨다고 들었는데 중동에서도 와서 찾아가나요?

[답변]
네, 맞습니다. 중동뿐만 아니라 유럽이라든지 미주 국가에서도 참기름을 많이 찾는데요. 특히 중동국가 같은 경우는 참깨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기 때문에 보통 저희가 열려라 참깨라는.

[앵커]
아, 아라비안나이트.

[답변]
네, 맞습니다. 거기에도 참깨가 나오고요. 역사적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식문화에서 참기름을 많이 선호하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은 정말 우리나라 민족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식재료 중에 하나잖아요. 그동안 고문헌 연구도 많이 하셨을 텐데 재밌는 옛날이야기 들려주실 거 있으세요?

[답변]
앞서 얘기해왔던 이야기와 이어지는 얘기인데요. 이집트에 피라미드가 있는데 거기에 미라를 방부 처리할 때 참기름을 넣었다는 이야기들도 있고요. 우리나라 역사학자 중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참기름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술하셨다는 기록들도 남아있습니다.

[앵커]
역대 왕 중에서도 특별히 참기름을 좋아했던 왕, 영조 이야기 많이 하던데요.

[답변]
맞습니다. 저도 영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영조라는 21대 왕이, 조선 시대의 왕이 참기름과 꿀과 소금을 관장하는 관직을 별도로 뒀을 만큼 참기름에 대한 조예가 깊으셨다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참기름의 어떤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직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전통시장 활성화도 있지만 제가 착유하는 참기름이 있는데요. 참기름을 감별하고 감별된 참기름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착유도 하고 있습니다. 21대 왕인 영조가 드셨던 참기름을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복원은 하지 못하지만 계승을 하고 있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1년에 몇 병 정도 파세요?

[답변]
첫해에 한 5천 병 정도 팔았던 거 같고요. 매년 성장하기 위해서 조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계획은요?

[답변]
올해는 우리나라 참기름을 국내에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소개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고요. 또 많은 분들이 왜 들기름은 안 하냐 이야기들을 하셔서 들기름에 대한 전문성도 가미하려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에 오시면 참기름 소믈리에 아니라 들기름 소믈리에로 소개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참기름 소믈리에 이희준 씨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ET] “어디서 고소한 냄새 안 나요?”…참기름 소믈리에가 떴다
    • 입력 2021-02-01 18:09:07
    • 수정2021-02-01 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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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2월1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희준 참기름 소믈리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20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하얀 쌀밥에 각종 나물과 고추장을 넣어서 쓱쓱, 그래도 비빔밥의 완성은 바로 이것! 바로 참기름입니다. 한식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지만 참기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10년 가까이 참기름의 맛과 향을 연구해오신 분, 이희준 참기름 소믈리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스튜디오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직접 참기름도 갖고 나오시고. 직업 이름이 참기름 소믈리에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저는 참기름 소믈리에로 활동을 하고 있고요. 국내에는 아마 저 혼자 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세계 유일한 직업 아닐까요?

[답변]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니까요, 세계에서도 아마 유일할 겁니다.

[앵커]
보통 소믈리에 하면 와인 소믈리에 떠올리잖아요. 포도주라고 하면 맛과 향이 많게는 천 가지가 된다고도 하는데. 글쎄요, 참기름? 참기름은 고소한 맛 그 이상을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답변]
보통 한 가지의 고소한 맛만 있다고 얘기를 하시는데요. 와인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감별하고 와인을 요리에 맞게 추천해 주시는 것처럼 참기름의 맛과 향, 풍미도 자란 지역과 착유자에 따라서 맛과 향, 풍미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이야기를 해드리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 그래요? 오늘 일단 세 가지 정도 갖고 오셨는데 제가 하나씩 맛을 볼까요? 저도 감별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일단 처음 나온 이 참기름이 안동산 참기름.

[답변]
네, 맞습니다. 안동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이고요.

[앵커]
참깨의 고소함이 확 느껴지네요.

[답변]
네. 안동산 참깨는 내륙지역에서 키워진 참깨로 착유를 했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요. 보통은 잔치국수에 한 방울 정도 떨어뜨려서 드시는 걸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요? 두 번째 거는 제주산 참기름. 이건 어떻게 다른지 한번 보죠. 글쎄요, 제가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이거는 약간 쓴맛이 나는데요.

[답변]
네, 쓴맛도 나실 거고요, 제주산 참깨의 특징 중 하나가 쓴맛과 함께 짠맛도 같이 가미가 되어있을 겁니다. 바닷바람을 맞고 큰 깨로 착유를 했기 때문에 아주 미량의 짠맛과 쓴맛이 같이 공존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앵커]
바다의 짠 기가 영향을 미쳤단 말씀이시군요?

[답변]
네, 그렇죠. 그래서 참기름을 추천할 때 항상 생선 돔이라든지 바닷바람을 맞고 큰, 그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수산물이나 나물들과 같이 매칭해서 드실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 번째는요, 색깔부터 달라서 어느 지역인지 궁금한데 역시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이건 약간 느끼한 맛이 나네요.

[답변]
네, 아마도 참기름을 처음 참기름만 드셔본 경험이기 때문에 느끼함이 나실 건데요. 보통 오일리하다고 표현하는데 지금 드신 참기름은 중국 길림성에서 가져온 참깨로 착유한 중국산 참기름입니다.

[앵커]
보통 중국산하고 국내산 어떻게 구별하는지 많은 분들이 또 궁금해하시는데. 소믈리에님은 블라인드 테스트로도 구별하실 수 있으신가요?

[답변]
그럼요. 중국산 참깨뿐만 아니라 인도산이나 이집트산, 에티오피아산처럼 전 세계에 있는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들을 직접 착유해보고 맛을 보는, 그리고 맛을 본 것들을 대중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산 참깨라고 참깨 색깔이 다르진 않을 텐데 왜 국산 참깨는 이렇게 옅은 색깔이 나고 중국산은 짙은 색깔이 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참깨의 품종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착유자에 따라서 착유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참깨로도 다양한 색깔과 향, 맛을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산이 나쁘다 좋다는 것보다는 중국산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을 어떠한 요리에 사용할 것인가. 예를 들자면 저 같은 경우는 냉장고에 들어가는 반찬에 쓰이는 참기름들을 중국산 참기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반대로 국산 참기름 같은 경우는 워낙 귀하고 고가의 참기름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드실 수 있는 요리에 추천해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면 일단 중국산. 하지만 좀 더 신선함을 살리려면 국산을 써라, 그런 말씀이신 거 같아요.

[답변]
당연하죠.

[앵커]
그동안 전국 팔도 전통시장 안에 있는 참기름 방앗간이란 방앗간은 다 돌아다니셨다고 들었어요. 몇 군데나 돌아다니셨어요?

[답변]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은 한 1,500여 군데 중에서 1,000군데 정도 돌아다녔고요. 방앗간은 100여 군데 정도 돌아다녔습니다.

[앵커]
쭉 돌아다니면서 아, 이거는 정말 내 인생 참기름이다라고 꼽을 만한 그런 기름을 맛본 적도 있으신가요?

[답변]
그럼요. 사실은 매일 맛보는 참기름들이 인생 참기름인데요.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서울 중곡동에 있는 중곡제일시장에서 맛본 참기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참기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앵커]
어떤 게 그렇게 특별하셨어요?

[답변]
기본적으로 참깨 자체의 컨디션을 보고 착유하는 착유자가 있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어떤 참깨를 가져다드려도 최상의 참기름을 만들 수 있는 착유자가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을 드리고 있고요. 또 한 곳이 부산에 있는 부평깡통시장이라는 곳에 모녀가 하는 방앗간이 있습니다. 거기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기름을 착유하시는 착유자가 있는 곳입니다.

[앵커]
같은 참깨로 누가 뽑으면 좋은 참기름이 되고 또 어떤 사람이 뽑으면 나쁜 참기름이 되는. 장인들만이 갖고 있는 비법이란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보통은 참깨의 컨디션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기계가 갖고 있는 온도가 아니라 어떤 참깨가 들어오더라도 그 참깨에 맞는 온도로 착유를 하면 좋은 참기름이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 온도가 적절해요?

[답변]
보통 시장에선 150도에서 200도 사이라고 이야기를 드리고 있고요. 착유자마다 다 온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추천을 드리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참기름 맛과 향, 풍미를 가진 참기름을 만드는 착유자를 빨리 찾으시는 것이 아마도 평생 살면서 좋은 참기름을 드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참깨 들고 방앗간 가서 이거 참기름 만들어주세요 하는 분들 많으신데 어떻게 만들어달라고 해야 좋은 참기름 나오는 거예요?

[답변]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참기름의 양이 적어도 되니까 참깨를 볶는 온도를 낮춰서 착유해달라고 요청을 하시면 아마도 옅은 노란 빛깔의 참기름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런데 낮은 온도에서 착유를 하면 양은 적게 나온다고 하던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볶아진 참기름들이 많이 유통이 됐었는데요. 최근에는 건강이라든지 소비자의 몸을 생각하는 착유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맑은 참기름들을 많이 구매하시는 것, 그리고 국내산 참깨로 착유한 참기름을 찾아가시는 것을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서울 중곡시장 참기름이 참 맛있다 말씀하셨는데 각 지방에도, 참깨 산지 근처에도 이런 참기름 방앗간 많이 있잖아요.

[답변]
네, 제가 추천 드릴 수 있는 곳은 제가 참기름을 처음 배웠던 곳이 경주 안강읍에 있는 안강시장이라는 곳이거든요. 상점이 약 50군데 정도 있는데 방앗간이 28곳이나 있는 참기름 특화시장입니다. 그런 지역들 같은 경우는 참깨밭 가운데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물류비를 줄여서 아주 저렴하지만 아주 품질이 좋은 참기름을 생산하고 계십니다.

[앵커]
서울에서도 주문이 가능한 건가요?

[답변]
그럼요, 요즘은 다 배달이 되기 때문에 언제든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서 주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경주 안강시장에서 처음 참기름을 배웠다고 하셨는데 대학에서는 제가 듣기로는 회계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거든요. 회계학도가 어떻게 하다가 참기름 사랑에 빠지게 된 건가요?

[답변]
사실 처음부터 참기름을 좋아했던 건 아닌데요. 기본적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그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방앗간을 살리면 시장의 다른 상점들도 살릴 수 있겠구나라는 가설을 세우고 현재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 기간이 벌써 7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가설은 맞아떨어지고 있습니까?

[답변]
제 개인적 기준으로는 그 가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 방증이 전통시장에서 방앗간의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측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도 이렇게 방앗간 투어 많이 다니던데. 그런 안내자 역할, 이런 것도 하셔도 되겠네요.

[답변]
네. 참기름 인문학 강의라고 해서요. 외국인 분들도 많이 참여하는 참기름을 소개하고 참기름이 착유 되는 전통시장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 우리나라 참기름 맛보고 반응이 어때요?

[답변]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참기름의 향과 맛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셨는데요. 사실은 지금 외국에 있는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착유한 참기름이 제일가는 참기름이라고 인지하고 있고 많이 찾고 있습니다. 볶은 향이 나는 고소한 참기름을 많이 찾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방앗간 가보면 아랍어 달린 그런 참기름 제품도 진열을 해놨다고 들었는데 중동에서도 와서 찾아가나요?

[답변]
네, 맞습니다. 중동뿐만 아니라 유럽이라든지 미주 국가에서도 참기름을 많이 찾는데요. 특히 중동국가 같은 경우는 참깨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기 때문에 보통 저희가 열려라 참깨라는.

[앵커]
아, 아라비안나이트.

[답변]
네, 맞습니다. 거기에도 참깨가 나오고요. 역사적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식문화에서 참기름을 많이 선호하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은 정말 우리나라 민족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식재료 중에 하나잖아요. 그동안 고문헌 연구도 많이 하셨을 텐데 재밌는 옛날이야기 들려주실 거 있으세요?

[답변]
앞서 얘기해왔던 이야기와 이어지는 얘기인데요. 이집트에 피라미드가 있는데 거기에 미라를 방부 처리할 때 참기름을 넣었다는 이야기들도 있고요. 우리나라 역사학자 중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참기름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술하셨다는 기록들도 남아있습니다.

[앵커]
역대 왕 중에서도 특별히 참기름을 좋아했던 왕, 영조 이야기 많이 하던데요.

[답변]
맞습니다. 저도 영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영조라는 21대 왕이, 조선 시대의 왕이 참기름과 꿀과 소금을 관장하는 관직을 별도로 뒀을 만큼 참기름에 대한 조예가 깊으셨다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참기름의 어떤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직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답변]
전통시장 활성화도 있지만 제가 착유하는 참기름이 있는데요. 참기름을 감별하고 감별된 참기름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착유도 하고 있습니다. 21대 왕인 영조가 드셨던 참기름을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복원은 하지 못하지만 계승을 하고 있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1년에 몇 병 정도 파세요?

[답변]
첫해에 한 5천 병 정도 팔았던 거 같고요. 매년 성장하기 위해서 조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계획은요?

[답변]
올해는 우리나라 참기름을 국내에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소개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고요. 또 많은 분들이 왜 들기름은 안 하냐 이야기들을 하셔서 들기름에 대한 전문성도 가미하려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에 오시면 참기름 소믈리에 아니라 들기름 소믈리에로 소개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참기름 소믈리에 이희준 씨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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