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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웃는 돌고래’ 상괭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21.02.03 (07:00) 수정 2021.02.03 (11:23) 취재K
토종 돌고래 상괭이, 그물 혼획·서식지 훼손에 멸종 위기
해수부, 상괭이 전방위 보호 대책 추진…"혼획 방지 그물 보급"

"서해와 남해에 사는 인어 가운데 상광어((尙光漁)가 있는데, 모양이 사람을 닮아 두개의 젖이 있다" -정약전, 『자산어보』

■우리 바다에서 사라져가는 '상괭이'

얼굴은 사람을, 몸은 물고기를 닮은 '인어'이자 두 개의 젖이 있는 '포유류'. 한국 최초의 어류학자로 불리는 정약전은 유배지였던 흑산도 바다에서 본 상괭이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등지느러미 없는 매끈한 몸에 동글동글한 이마, 수줍게 웃고 있는 듯한 입꼬리를 가진 상괭이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이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습니다.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인 상괭이는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동부 연안에만
살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은 우리 서해바다로, 예로부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토종 돌고래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동물이 됐습니다. 개체수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에 36,000여 마리였던 상괭이 개체수는 2016년 17,000여 마리로 급감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2016년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습니다. 2019년에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주변 해역을 국내 최초의 상괭이 보호구역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100마리 정도의 상괭이가 폐사했는데, 특히 혼획으로 인한 폐사가 4,545마리였습니다. 아직도 한 해 9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는 거죠.


■먹이 따라 들어갔다 폐사…상괭이 잡는 '안강망'

상괭이가 걸린 그물은 '안강망'입니다. 조류가 빠른 곳에서 깔대기 모양의 그물을 닻으로 바닥에 고정해 놓고, 물고기 떼가 물살에 밀려들어가게 하는 방식입니다. 먹이를 쫓아가다 그물에 같이 걸린 상괭이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질식사합니다. 죽은 상괭이는 고래고기로 둔갑해 식당에 팔려 나가거나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이런 혼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강망에 '상괭이 탈출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건호 연구사는 "어구 속에 들어온 상괭이가 유도망을 타고 탈출구로 빠져 나가고,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어획 대상 생물들은 유도망의 그물코를 그대로 통과해서 자루 그물 끝에 모이게 되는 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수부는 4월부터 근해안강망 어선 63척에 이 장치를 우선 보급한 후, 순차적으로 연안·근해 어선까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예민한 상괭이 놀라지 않게'…드론 띄워 생태 조사

해수부는 올해 이와 함께 고래연구센터 등과 합동으로 서해 남부와 경남 연안의 상괭이 서식 실태를 조사합니다. 해수부는 "상괭이는 예민해 근처에 배가 다가오면 피하는 습성이 있어 기존의 선박을 활용한 조사로는 발견하기가 힘든 만큼, 드론을 이용해 조사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혼획되거나 해안가로 떠밀려온 상괭이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 방류를 위해 전국 11곳의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의 활동을 지원합니다. 또 어업인을 대상으로 상괭이를 혼획했을 때의 신고 절차 등을 홍보해 혼획 신고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죽거나 다친 상괭이를 발견하면 119로 신고하거나 카카오톡 채널(ID: 고래연구센터)로 연락하면 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로 직통 전화(052-2700-911)를 걸어도 됩니다. '귀엽고 무해한'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예전처럼 우리 바다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사람처럼 웃는 돌고래’ 상괭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 입력 2021-02-03 07:00:35
    • 수정2021-02-03 11:23:21
    취재K
토종 돌고래 상괭이, 그물 혼획·서식지 훼손에 멸종 위기<br />해수부, 상괭이 전방위 보호 대책 추진…"혼획 방지 그물 보급"

"서해와 남해에 사는 인어 가운데 상광어((尙光漁)가 있는데, 모양이 사람을 닮아 두개의 젖이 있다" -정약전, 『자산어보』

■우리 바다에서 사라져가는 '상괭이'

얼굴은 사람을, 몸은 물고기를 닮은 '인어'이자 두 개의 젖이 있는 '포유류'. 한국 최초의 어류학자로 불리는 정약전은 유배지였던 흑산도 바다에서 본 상괭이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등지느러미 없는 매끈한 몸에 동글동글한 이마, 수줍게 웃고 있는 듯한 입꼬리를 가진 상괭이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이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습니다.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인 상괭이는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동부 연안에만
살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은 우리 서해바다로, 예로부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토종 돌고래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동물이 됐습니다. 개체수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에 36,000여 마리였던 상괭이 개체수는 2016년 17,000여 마리로 급감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2016년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습니다. 2019년에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주변 해역을 국내 최초의 상괭이 보호구역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100마리 정도의 상괭이가 폐사했는데, 특히 혼획으로 인한 폐사가 4,545마리였습니다. 아직도 한 해 9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는 거죠.


■먹이 따라 들어갔다 폐사…상괭이 잡는 '안강망'

상괭이가 걸린 그물은 '안강망'입니다. 조류가 빠른 곳에서 깔대기 모양의 그물을 닻으로 바닥에 고정해 놓고, 물고기 떼가 물살에 밀려들어가게 하는 방식입니다. 먹이를 쫓아가다 그물에 같이 걸린 상괭이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질식사합니다. 죽은 상괭이는 고래고기로 둔갑해 식당에 팔려 나가거나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이런 혼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강망에 '상괭이 탈출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건호 연구사는 "어구 속에 들어온 상괭이가 유도망을 타고 탈출구로 빠져 나가고,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어획 대상 생물들은 유도망의 그물코를 그대로 통과해서 자루 그물 끝에 모이게 되는 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수부는 4월부터 근해안강망 어선 63척에 이 장치를 우선 보급한 후, 순차적으로 연안·근해 어선까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예민한 상괭이 놀라지 않게'…드론 띄워 생태 조사

해수부는 올해 이와 함께 고래연구센터 등과 합동으로 서해 남부와 경남 연안의 상괭이 서식 실태를 조사합니다. 해수부는 "상괭이는 예민해 근처에 배가 다가오면 피하는 습성이 있어 기존의 선박을 활용한 조사로는 발견하기가 힘든 만큼, 드론을 이용해 조사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혼획되거나 해안가로 떠밀려온 상괭이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 방류를 위해 전국 11곳의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의 활동을 지원합니다. 또 어업인을 대상으로 상괭이를 혼획했을 때의 신고 절차 등을 홍보해 혼획 신고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죽거나 다친 상괭이를 발견하면 119로 신고하거나 카카오톡 채널(ID: 고래연구센터)로 연락하면 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로 직통 전화(052-2700-911)를 걸어도 됩니다. '귀엽고 무해한'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예전처럼 우리 바다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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