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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경찰’…번갈아 음주운전하다 행인 덮쳐
입력 2021.02.03 (13:58) 수정 2021.02.03 (14:42) 취재K

어젯밤(2일) 9시 40분쯤. 부산경찰청 지하 주차장 출구를 따라 승용차 한 대가 빠져나옵니다. 지상 출구로 나오던 이 차량, 인도를 걷던 시민을 발견하지 못하고 접촉사고까지 냈습니다.

큰 부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무 조치 없이 인근 식당을 다녀온 이 시민. 접촉사고 이후에도 지하주차장 입구에 정차해 있는 이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이 시민은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해당 차량 운전자를 추궁했습니다. 운전자에게는 술 냄새도 났습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돼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관이 부산경찰청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시민 신고로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이 출동했고, 조사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가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차량에는 B 경사와 C 경위도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음주측정을 했고, A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중지 수준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운전을 한 것은 A 경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경찰은 함께 탄 B 경사가 지하주차장 안에서 6m 가량 차량을 먼저 운전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B 경사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 만취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차량 주인인 B 경사가 먼저 운전하다 자신이 덜 취했다고 판단한 A 경위가 대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녁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마셨는데…."

이들은 부산경찰청 내 같은 부서 경찰관들로 이날 인근 식당에서 저녁밥을 먹으면서 소주 3병을 반주로 곁들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대리기사를 불렀고 대리기사가 차량을 찾기 쉽도록 지하 주차장의 차를 지상으로 옮기다가 사고를 냈다는 겁니다.

경찰은 번갈아 가며 운전한 A 경위와 B 경사를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직위를 해제했습니다. 또 함께 차에 타고 있던 C 경위도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잇따른 비위에 시민 '싸늘'

지난달 24일에도 부산 경찰 소속의 한 경찰관이 늦은 밤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에서 도로에 세워진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지난해 5월 경찰시험에 합격한 '시보' 신분으로 직위 해제가 되면서 앞으로 경찰관 생활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위급 경찰관이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지인 4명과 함께 카드 도박을 하다 동료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해당 경찰관도 감찰 조사를 받고 있고 소속 경찰서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잇따른 사고에 의무위반 특별경고까지 발령된 상황에서 또 사고가 나자 부산경찰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오늘(3일) 오후 2시 부산지역 모든 경찰서장을 소집해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부산 경찰의 '일탈'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눈길도 싸늘합니다. 특히 수사권 조정이 된 지 얼마 안 된 이 시점에서 경찰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과감한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 일탈한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얼빠진 경찰’…번갈아 음주운전하다 행인 덮쳐
    • 입력 2021-02-03 13:58:09
    • 수정2021-02-03 14:42:35
    취재K

어젯밤(2일) 9시 40분쯤. 부산경찰청 지하 주차장 출구를 따라 승용차 한 대가 빠져나옵니다. 지상 출구로 나오던 이 차량, 인도를 걷던 시민을 발견하지 못하고 접촉사고까지 냈습니다.

큰 부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무 조치 없이 인근 식당을 다녀온 이 시민. 접촉사고 이후에도 지하주차장 입구에 정차해 있는 이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이 시민은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해당 차량 운전자를 추궁했습니다. 운전자에게는 술 냄새도 났습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돼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관이 부산경찰청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시민 신고로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이 출동했고, 조사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가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차량에는 B 경사와 C 경위도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음주측정을 했고, A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중지 수준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운전을 한 것은 A 경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경찰은 함께 탄 B 경사가 지하주차장 안에서 6m 가량 차량을 먼저 운전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B 경사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 만취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차량 주인인 B 경사가 먼저 운전하다 자신이 덜 취했다고 판단한 A 경위가 대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녁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마셨는데…."

이들은 부산경찰청 내 같은 부서 경찰관들로 이날 인근 식당에서 저녁밥을 먹으면서 소주 3병을 반주로 곁들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대리기사를 불렀고 대리기사가 차량을 찾기 쉽도록 지하 주차장의 차를 지상으로 옮기다가 사고를 냈다는 겁니다.

경찰은 번갈아 가며 운전한 A 경위와 B 경사를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직위를 해제했습니다. 또 함께 차에 타고 있던 C 경위도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잇따른 비위에 시민 '싸늘'

지난달 24일에도 부산 경찰 소속의 한 경찰관이 늦은 밤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에서 도로에 세워진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지난해 5월 경찰시험에 합격한 '시보' 신분으로 직위 해제가 되면서 앞으로 경찰관 생활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위급 경찰관이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지인 4명과 함께 카드 도박을 하다 동료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해당 경찰관도 감찰 조사를 받고 있고 소속 경찰서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잇따른 사고에 의무위반 특별경고까지 발령된 상황에서 또 사고가 나자 부산경찰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오늘(3일) 오후 2시 부산지역 모든 경찰서장을 소집해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부산 경찰의 '일탈'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눈길도 싸늘합니다. 특히 수사권 조정이 된 지 얼마 안 된 이 시점에서 경찰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과감한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 일탈한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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