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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정부질문 전략이 ‘성폭행 프레임’? 與 “선동정치…사죄해야”
입력 2021.02.03 (17:17) 취재K
국민의힘이 내일(4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에 ‘성폭행’ 프레임을 씌워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정부질문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에게 국정 현안과 정책을 따져묻는 자리입니다. 국회법 제122조의 2에 따른 것으로, 국정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국회 대정부질문은 민생 현안 질문보다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9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나흘 내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 관련 질의로 점철된 게 대표적입니다.

국민의힘은 여기서 더 나아가 ‘성폭행 프레임’을 언급한 겁니다.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의 책임론을 ‘환기’시키겠다는 의도였다는데, 성폭력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문건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어제(2일)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어 대정부질의에 나서는 의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하라” “‘반(反)기업, 반(反)시장경제, 반(反)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이 필요하다”고 적시돼있습니다.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이 필요하다”면서 “‘경제무능, 도덕 이중성, 북한 퍼주기’ 이미지 각인”, “정부 측 역질문시 차단 필요” “정부 측 변명시간 허용 금지”등의 지침도 담겨 있습니다.

정부측에서 비논리적 답변으로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고 암시하면서, 이에 휘둘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성폭행 프레임’ 언급은 4월 열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었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사건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당헌까지 개정하면서 후보 공천을 진행한 걸 비판해왔습니다.

■ 주호영 “민주당 성범죄 강조 의미…뭐가 잘못됐나?

대정부질문을 하게 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질의안에는 해당 내용을 직접 포함시키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원들은 ‘성폭행 프레임’ 전략에 대한 입장을 묻는 KBS 취재진 질문에 대부분 ”관련 문건을 보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크게 문제될 내용이 아니란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대해 ”민주당 소속 단체장 성범죄로 일어난 점을 강조하라는 의미로 들어간 것 같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도 아니고 이 선거자체가 그래서 된 것을 국민에게 환기하고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나“라고 말했습니다.

■ ”성폭력 문제 해결 않고 정략적 이용하겠다는 것“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려 한 것이란 국민의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집중 필요’란 문건의 내용은 성폭력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것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야당이 ‘성폭력’ 문제를 프레임으로 내세우는 건 문제 해결 의지 대신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만 취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대표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시절 성추문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고,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 또한 성폭력이라는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수단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권대표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한지를 논의해야지, 하나의 공격 프레임으로 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야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정세균 ”맥이 풀린다“…민주당 ”진흙탕 정쟁하자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말 믿고 싶지 않다. 차라리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책 토론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 프레임을 덧씌우겠다는 가이드 라인을 배포했다“며 ”코로나로 근심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질의도 아닌 오로지 정쟁과 분열의 프레임이 가득하다“고 질타했습니다.

김종민 최고의원은 ”국회를 진흙탕 정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 전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꼬집었고, 신동근 의원은 ”국민의힘의 대정부질문 가이드라인은 보수혁신 실패의 백미를 장식하는 문서“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대정부선동 전략을 짰다“며 ”정부에게 질문할 국민의 권리를 이용해 오히려 정부에게 프레임 씌우기만 시도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성폭력 문제를 그저 선거용 불쏘시개로 삼겠다는 저급한 인식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野 대정부질문 전략이 ‘성폭행 프레임’? 與 “선동정치…사죄해야”
    • 입력 2021-02-03 17:17:41
    취재K
국민의힘이 내일(4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에 ‘성폭행’ 프레임을 씌워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정부질문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에게 국정 현안과 정책을 따져묻는 자리입니다. 국회법 제122조의 2에 따른 것으로, 국정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국회 대정부질문은 민생 현안 질문보다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9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나흘 내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 관련 질의로 점철된 게 대표적입니다.

국민의힘은 여기서 더 나아가 ‘성폭행 프레임’을 언급한 겁니다.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의 책임론을 ‘환기’시키겠다는 의도였다는데, 성폭력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문건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어제(2일)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어 대정부질의에 나서는 의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하라” “‘반(反)기업, 반(反)시장경제, 반(反)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이 필요하다”고 적시돼있습니다.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이 필요하다”면서 “‘경제무능, 도덕 이중성, 북한 퍼주기’ 이미지 각인”, “정부 측 역질문시 차단 필요” “정부 측 변명시간 허용 금지”등의 지침도 담겨 있습니다.

정부측에서 비논리적 답변으로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고 암시하면서, 이에 휘둘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성폭행 프레임’ 언급은 4월 열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었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사건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당헌까지 개정하면서 후보 공천을 진행한 걸 비판해왔습니다.

■ 주호영 “민주당 성범죄 강조 의미…뭐가 잘못됐나?

대정부질문을 하게 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질의안에는 해당 내용을 직접 포함시키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원들은 ‘성폭행 프레임’ 전략에 대한 입장을 묻는 KBS 취재진 질문에 대부분 ”관련 문건을 보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크게 문제될 내용이 아니란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대해 ”민주당 소속 단체장 성범죄로 일어난 점을 강조하라는 의미로 들어간 것 같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도 아니고 이 선거자체가 그래서 된 것을 국민에게 환기하고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나“라고 말했습니다.

■ ”성폭력 문제 해결 않고 정략적 이용하겠다는 것“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려 한 것이란 국민의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집중 필요’란 문건의 내용은 성폭력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것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야당이 ‘성폭력’ 문제를 프레임으로 내세우는 건 문제 해결 의지 대신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만 취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대표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시절 성추문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고,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 또한 성폭력이라는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수단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권대표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한지를 논의해야지, 하나의 공격 프레임으로 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야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정세균 ”맥이 풀린다“…민주당 ”진흙탕 정쟁하자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말 믿고 싶지 않다. 차라리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책 토론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 프레임을 덧씌우겠다는 가이드 라인을 배포했다“며 ”코로나로 근심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질의도 아닌 오로지 정쟁과 분열의 프레임이 가득하다“고 질타했습니다.

김종민 최고의원은 ”국회를 진흙탕 정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 전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꼬집었고, 신동근 의원은 ”국민의힘의 대정부질문 가이드라인은 보수혁신 실패의 백미를 장식하는 문서“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대정부선동 전략을 짰다“며 ”정부에게 질문할 국민의 권리를 이용해 오히려 정부에게 프레임 씌우기만 시도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성폭력 문제를 그저 선거용 불쏘시개로 삼겠다는 저급한 인식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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