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회장 직무정지…‘라임 부실’ 미리 알았나?

입력 2021.02.04 (21:42) 수정 2021.02.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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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 사태' 관련 보도 이어갑니다.

해당 펀드를 가장 많이 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최고경영자들이 중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문책 경고'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각각 사전통보했습니다.

제재심의위원회는 이달 말에 열리는데요.

금감원은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라임펀드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KBS가 금감원 조사 자료 일부를 입수했는데, 손태승 회장이 이미 재작년 4월 라임의 부실 가능성을 보고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홍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9일, 우리은행 부행장 주재 회의에서 라임펀드 신규판매 중지가 결정됩니다.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금감원이 확보한 우리은행 사내 메신저 기록입니다.

2019년 7월 감사실 이 모 부장이 회장실 직속 전략기획부 정 모 부장에게 보낸 메시지인데, '4월경에도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금감원은 이 4월 보고서가 라임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라 보고 두 사람을 대면조사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조사 내용입니다.

감사실 이 모 부장은 '4월에 회장에게 올라간 보고서 내용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KB증권에서 "라임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알려줬고, 이에 대한 우리은행의 리스크 관리 방안이 수록돼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회장실에 라임펀드가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올라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회장실에 보고서를 올렸다는 전략기획부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2차 대면조사에선 두 사람 모두 말을 바꿉니다.

전략기획부장은 당시 회장에게 보고한 내용은 "라임 부실 관련 보고가 아니라 은행 내 조직에 관한 내용이었다".

감사실 이 모 부장도 당시 자신이 "보고서를 입수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번복합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두번째 진술에서 말을 바꾸는 내용을 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그건 1차 진술 때 했어야죠. 손태승 회장한테 절대적으로 불리한 진술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을 바꾸지 않았나."]

이 모 부장은 '4월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전략기획부장이 자료를 주지 않을까봐 먼저 떠본 것"이라며 다시 말을 바꿨습니다.

우리은행 측은 "라임펀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어떤 보고도 회장실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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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회장 직무정지…‘라임 부실’ 미리 알았나?
    • 입력 2021-02-04 21:42:03
    • 수정2021-02-04 22: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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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 사태' 관련 보도 이어갑니다.

해당 펀드를 가장 많이 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최고경영자들이 중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문책 경고'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각각 사전통보했습니다.

제재심의위원회는 이달 말에 열리는데요.

금감원은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라임펀드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KBS가 금감원 조사 자료 일부를 입수했는데, 손태승 회장이 이미 재작년 4월 라임의 부실 가능성을 보고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홍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9일, 우리은행 부행장 주재 회의에서 라임펀드 신규판매 중지가 결정됩니다.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금감원이 확보한 우리은행 사내 메신저 기록입니다.

2019년 7월 감사실 이 모 부장이 회장실 직속 전략기획부 정 모 부장에게 보낸 메시지인데, '4월경에도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금감원은 이 4월 보고서가 라임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라 보고 두 사람을 대면조사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조사 내용입니다.

감사실 이 모 부장은 '4월에 회장에게 올라간 보고서 내용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KB증권에서 "라임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알려줬고, 이에 대한 우리은행의 리스크 관리 방안이 수록돼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회장실에 라임펀드가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올라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회장실에 보고서를 올렸다는 전략기획부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2차 대면조사에선 두 사람 모두 말을 바꿉니다.

전략기획부장은 당시 회장에게 보고한 내용은 "라임 부실 관련 보고가 아니라 은행 내 조직에 관한 내용이었다".

감사실 이 모 부장도 당시 자신이 "보고서를 입수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번복합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두번째 진술에서 말을 바꾸는 내용을 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그건 1차 진술 때 했어야죠. 손태승 회장한테 절대적으로 불리한 진술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을 바꾸지 않았나."]

이 모 부장은 '4월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전략기획부장이 자료를 주지 않을까봐 먼저 떠본 것"이라며 다시 말을 바꿨습니다.

우리은행 측은 "라임펀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어떤 보고도 회장실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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