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결석’ 1위는 김태호…꼴찌 상임위는 ‘법사위’

입력 2021.02.08 (21:44) 수정 2021.02.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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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추경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때 민주당은 반대하던 야당에 협조를 당부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본회의가 열리고 보니 민주당 의원이 스무 명 넘게 불참해 추경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참석 안 한 의원 중에는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도 있었습니다.

그 때 황 후보자는 병가를 냈는데 사실은 스페인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인사청문회를 앞둔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황 후보자는 결석 사유를 '병가'라고 적은 게 보좌진의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회의 참석은 충실한 입법활동의 출발점입니다.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는 의원들의 회의 출석 현황이 공개되지만 지난해까지는 비공개였는데요.

21대 국회의 지난 한 해 출석부는 어땠을 지, KBS가 확인해봤습니다.

이화진,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은 이 곳 본회의장과 18개 상임위에서 이뤄집니다.

작년 5월 개원 이후 본회의는 서른 번, 상임위는 모두 합해 318 차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의 출석률, 또 불출석의 경우 무단 결석을 얼마나 했는지 따져봤습니다.

먼저 본회의부터 살펴보면 민주당 이탄희, 무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순으로 출석률이 낮았습니다.

이탄희 의원은 공황장애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윤상현, 송재호 의원은 재판 등을 이유로 사전에 청가서를 냈습니다.

상임위 출석을 보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부터 무소속 박덕흠 의원순이었는데 윤상현, 김태호 의원은 다시 포함됐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2번의 자가격리와 당 대표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덕흠 의원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토위에서 환노위로 상임위를 바꿨지만 여전히 "상임위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사유도 제출하지 않은 이른바 '무단 결석'은 어떨까요?

본회의와 상임위 모두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1위였습니다.

불출석 한 경우, 다 무단결석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다고 주장합니다.

[김태호/국민의힘 의원 : "참.. 무겁네 마음이. 사실 지금 여당의 일방적 독주, 오만하다고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수의 횡포인데. 저항의 표시도 있고"]

국회의원이 무단 결석하면 받는 불이익, 3만 원 정도인 회의 수당 성격의 활동비만 못 받을 뿐입니다.

지난해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의원들의 출석 여부가 공개됩니다.

그러나 회의 불참시엔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던 규정은 빠졌습니다.

[국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그냥 그 규정에 따라 집행만 하는 거고, 법을 바꾸시는 건 의원님들이 바꿔 주셔야 저희가 따라서 할 수가 있거든요."]

[민선영/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 : "지금 일하는 국회법의 핵심은 상시 국회를 통해서 법안심사를 용이하게 하겠다, 법안 처리하겠다, 라고 하는 건데, 보다 근본적인 거는 이 법안심사를 좀 정성스럽게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된다."]

시민단체들은 상임위의 소위원회 출석 기록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 꼴찌는 법사위…초재선은 ‘군기’, 다선은 ‘뒷짐’ ▼

[리포트]

18개 상임위원회 별로 의원들의 출석부를 살펴봤습니다.

코로나 관련 현안이 많았던 보건복지위원회가 94.2%로, 의원들의 출석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 뒤를 농해수위, 행안위 순입니다.

출석률이 가장 낮은 곳은 법사위였습니다.

유일하게 80% 이하였습니다.

회의가 열려도 10명 중 2명 꼴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부동산과 공수처, 그리고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쟁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모두 25차례 회의 중 10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오지 않았고, 2번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긴급현안 질의에 민주당이 응하지 않아 모두 불출석 처리됐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야당의 주장, 소수의 주장도 합리적인 것은 경청하고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을 때 협치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21대 국회 특징 하나는 국회의원 가운데 절반이 초선이라는 점입니다.

초·재선 의원들은 상임위 출석률이 90%를 넘었지만, 4선, 5선 의원들은 출석률이 70%대에 그쳤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지역구 행사와 국회 회의가 겹치는 경우에도 국회 회의를 우선시하는 것도 하나의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진들이 선호하는 상임위인 외통위는 법사위를 빼면 상임위 출석률에서 최하위입니다.

[김형준/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 "'3D 상임위원회'라고 해가지고 환노위라든지 이런 걸 (중진 의원들이) 잘 안가요. 의회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다선이 안 보인다..."]

정당별로 보면 1위는 정의당으로 96%, 무단 결석은 단 한 차례 뿐이었습니다.

민주당의 출석률이 94%인데 비해 국민의힘은 83%에 그쳤습니다.

21대 원구성이 지연되면서 국민의힘이 상임위를 보이콧했던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석률이 낮아진 요인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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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단 결석’ 1위는 김태호…꼴찌 상임위는 ‘법사위’
    • 입력 2021-02-08 21:44:34
    • 수정2021-02-09 08: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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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추경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때 민주당은 반대하던 야당에 협조를 당부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본회의가 열리고 보니 민주당 의원이 스무 명 넘게 불참해 추경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참석 안 한 의원 중에는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도 있었습니다.

그 때 황 후보자는 병가를 냈는데 사실은 스페인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인사청문회를 앞둔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황 후보자는 결석 사유를 '병가'라고 적은 게 보좌진의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회의 참석은 충실한 입법활동의 출발점입니다.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는 의원들의 회의 출석 현황이 공개되지만 지난해까지는 비공개였는데요.

21대 국회의 지난 한 해 출석부는 어땠을 지, KBS가 확인해봤습니다.

이화진,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은 이 곳 본회의장과 18개 상임위에서 이뤄집니다.

작년 5월 개원 이후 본회의는 서른 번, 상임위는 모두 합해 318 차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의 출석률, 또 불출석의 경우 무단 결석을 얼마나 했는지 따져봤습니다.

먼저 본회의부터 살펴보면 민주당 이탄희, 무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순으로 출석률이 낮았습니다.

이탄희 의원은 공황장애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윤상현, 송재호 의원은 재판 등을 이유로 사전에 청가서를 냈습니다.

상임위 출석을 보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부터 무소속 박덕흠 의원순이었는데 윤상현, 김태호 의원은 다시 포함됐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2번의 자가격리와 당 대표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덕흠 의원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토위에서 환노위로 상임위를 바꿨지만 여전히 "상임위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사유도 제출하지 않은 이른바 '무단 결석'은 어떨까요?

본회의와 상임위 모두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1위였습니다.

불출석 한 경우, 다 무단결석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다고 주장합니다.

[김태호/국민의힘 의원 : "참.. 무겁네 마음이. 사실 지금 여당의 일방적 독주, 오만하다고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수의 횡포인데. 저항의 표시도 있고"]

국회의원이 무단 결석하면 받는 불이익, 3만 원 정도인 회의 수당 성격의 활동비만 못 받을 뿐입니다.

지난해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의원들의 출석 여부가 공개됩니다.

그러나 회의 불참시엔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던 규정은 빠졌습니다.

[국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그냥 그 규정에 따라 집행만 하는 거고, 법을 바꾸시는 건 의원님들이 바꿔 주셔야 저희가 따라서 할 수가 있거든요."]

[민선영/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 : "지금 일하는 국회법의 핵심은 상시 국회를 통해서 법안심사를 용이하게 하겠다, 법안 처리하겠다, 라고 하는 건데, 보다 근본적인 거는 이 법안심사를 좀 정성스럽게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된다."]

시민단체들은 상임위의 소위원회 출석 기록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 꼴찌는 법사위…초재선은 ‘군기’, 다선은 ‘뒷짐’ ▼

[리포트]

18개 상임위원회 별로 의원들의 출석부를 살펴봤습니다.

코로나 관련 현안이 많았던 보건복지위원회가 94.2%로, 의원들의 출석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 뒤를 농해수위, 행안위 순입니다.

출석률이 가장 낮은 곳은 법사위였습니다.

유일하게 80% 이하였습니다.

회의가 열려도 10명 중 2명 꼴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부동산과 공수처, 그리고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쟁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모두 25차례 회의 중 10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오지 않았고, 2번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긴급현안 질의에 민주당이 응하지 않아 모두 불출석 처리됐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야당의 주장, 소수의 주장도 합리적인 것은 경청하고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을 때 협치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21대 국회 특징 하나는 국회의원 가운데 절반이 초선이라는 점입니다.

초·재선 의원들은 상임위 출석률이 90%를 넘었지만, 4선, 5선 의원들은 출석률이 70%대에 그쳤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지역구 행사와 국회 회의가 겹치는 경우에도 국회 회의를 우선시하는 것도 하나의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진들이 선호하는 상임위인 외통위는 법사위를 빼면 상임위 출석률에서 최하위입니다.

[김형준/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 "'3D 상임위원회'라고 해가지고 환노위라든지 이런 걸 (중진 의원들이) 잘 안가요. 의회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다선이 안 보인다..."]

정당별로 보면 1위는 정의당으로 96%, 무단 결석은 단 한 차례 뿐이었습니다.

민주당의 출석률이 94%인데 비해 국민의힘은 83%에 그쳤습니다.

21대 원구성이 지연되면서 국민의힘이 상임위를 보이콧했던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석률이 낮아진 요인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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