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한다더니”…밥상엔 로컬푸드만

입력 2021.02.16 (10:27) 수정 2021.02.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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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전시가 3년 전에 아이들 밥상의 질을 높이겠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친환경 급식비를 지원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아이들 밥상에 오른 건, 친환경 농산물보다는 잔류농약 기준치만 통과한 일반농산물인 '로컬푸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연속 기획보도,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시의 친환경 급식 지원으로 한 유치원에 배송된 농산물 꾸러미입니다.

정작 친환경 농산물은 거의 없고, 대전에서 생산된 쌀과 호박, 버섯 등 일반 농산물인 로컬푸드 일색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위한 꾸러미 전용 쇼핑몰도 로컬푸드 위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대전지역 농산물로 한정하다보니 품목도 제한적이고, 친환경 인증 제품은 20개 안팎에 불과합니다.

[유치원 교사/음성변조 : "친환경은... 당근 하나 있네요. (친환경을 더 살 순 없는 거네요?) 저희가 여기 나와있는 품목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어린이집엔 농가 생산 일정에 맞춘 농산물 꾸러미가 일주일에 한 번 일괄 배송되는데, 친환경 농산물도 아니고, 식단에 맞춘 것도 아니라 처치 곤란일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음성변조 : "파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검정 봉지에 보낸 것도 있었어요. 고구마 크기도 어떤 건 크고 어떤 건 작고.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거 그냥 주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대전시가 2019년부터 아이들 급식의 질을 높이겠다며 무상급식비와 별개로 친환경 농산물 차액 지원 사업을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확대했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초중고등학교는 현금으로 지원해 차액 100%를 친환경 농산물 구입에 썼지만 꾸러미 방식으로 지원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로컬푸드 제품만 쓰도록 제한해 결과적으로 차액의 25%만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년간 백억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지만 아이들 밥상에 올라간 건 '유기농'이나 '무농약' 같은 친환경 농산물이 아니라 로컬푸드, 사실상 잔류농약 기준치만 통과한 일반 농산물이었습니다.

[신현숙/친환경무상급식 대전운동본부 공동위원장 : "친환경 급식비로 측정된 것을 가지고 로컬푸드를 공급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그 대상이 사실은 잔류농약이라든지 유해물질에 굉장히 영유아들이 취약하잖아요."]

대전시는 뒤늦게 애초 로컬푸드 육성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전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보조금으로 줬을 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이것으로부터 현물 지원으로 간 거고. 현물지원으로 갔을 때 지급 현재 가능한 방식이 '한밭가득'이라는 로컬푸드밖에 없었던 거에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물론, 대전시의회까지 꾸러미 방식에 대해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대전시는 여전히 로컬푸드 일색인 친환경 급식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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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급식한다더니”…밥상엔 로컬푸드만
    • 입력 2021-02-16 10:27:38
    • 수정2021-02-16 10:56:25
    930뉴스(대전)
[앵커]

대전시가 3년 전에 아이들 밥상의 질을 높이겠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친환경 급식비를 지원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아이들 밥상에 오른 건, 친환경 농산물보다는 잔류농약 기준치만 통과한 일반농산물인 '로컬푸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연속 기획보도,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시의 친환경 급식 지원으로 한 유치원에 배송된 농산물 꾸러미입니다.

정작 친환경 농산물은 거의 없고, 대전에서 생산된 쌀과 호박, 버섯 등 일반 농산물인 로컬푸드 일색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위한 꾸러미 전용 쇼핑몰도 로컬푸드 위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대전지역 농산물로 한정하다보니 품목도 제한적이고, 친환경 인증 제품은 20개 안팎에 불과합니다.

[유치원 교사/음성변조 : "친환경은... 당근 하나 있네요. (친환경을 더 살 순 없는 거네요?) 저희가 여기 나와있는 품목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어린이집엔 농가 생산 일정에 맞춘 농산물 꾸러미가 일주일에 한 번 일괄 배송되는데, 친환경 농산물도 아니고, 식단에 맞춘 것도 아니라 처치 곤란일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음성변조 : "파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검정 봉지에 보낸 것도 있었어요. 고구마 크기도 어떤 건 크고 어떤 건 작고.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거 그냥 주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대전시가 2019년부터 아이들 급식의 질을 높이겠다며 무상급식비와 별개로 친환경 농산물 차액 지원 사업을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확대했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초중고등학교는 현금으로 지원해 차액 100%를 친환경 농산물 구입에 썼지만 꾸러미 방식으로 지원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로컬푸드 제품만 쓰도록 제한해 결과적으로 차액의 25%만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년간 백억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지만 아이들 밥상에 올라간 건 '유기농'이나 '무농약' 같은 친환경 농산물이 아니라 로컬푸드, 사실상 잔류농약 기준치만 통과한 일반 농산물이었습니다.

[신현숙/친환경무상급식 대전운동본부 공동위원장 : "친환경 급식비로 측정된 것을 가지고 로컬푸드를 공급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그 대상이 사실은 잔류농약이라든지 유해물질에 굉장히 영유아들이 취약하잖아요."]

대전시는 뒤늦게 애초 로컬푸드 육성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전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보조금으로 줬을 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이것으로부터 현물 지원으로 간 거고. 현물지원으로 갔을 때 지급 현재 가능한 방식이 '한밭가득'이라는 로컬푸드밖에 없었던 거에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물론, 대전시의회까지 꾸러미 방식에 대해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대전시는 여전히 로컬푸드 일색인 친환경 급식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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