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씨름 전성시대…“모래판 위, 성(性)역은 없다!”

입력 2021.02.17 (09:01) 수정 2021.02.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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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름'의 부활…"박진감·에너지·화려한 기술까지"

1970~80년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혔던 운동.
옛 고구려 벽화에도 남아있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민속 경기.

바로 '씨름'입니다.

하지만 한때의 영광이 무색하게도 1990년대부터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졌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고사 위기까지 겪었습니다. "주로 중장년이나 노년층이 좋아하는 운동"이라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관중들은 '씨름'을 떠나 '축구', '야구', '농구' 등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쇠락의 길을 걷던 '씨름'이 요즘, 기사회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SNS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핫(hot)한' 경기로 꼽히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요. 전통 민속 경기에 낯설었던 1020 세대에게, 씨름의 화려한 기술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 겁니다.

씨름계의 아이돌, 이른바 '씨름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2021 설날장사 씨름대회 무궁화장사 8강전 장면 2021 설날장사 씨름대회 무궁화장사 8강전 장면

■ 모래판을 뜨겁게 달구는 여전사들…"내가 최강자"

이런 인기에 힘입어 씨름계에는 여성 선수들까지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강자를 뽑는 올해 '설날 장사 씨름대회'에는 전국 5개 여자 씨름단에서 44명의 선수가 참여했습니다.
여성 씨름 선수들의 체급은 매화급(60kg 이하), 국화급(70kg 이하), 무궁화급(80kg 이하),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현장 관객 없이, TV와 유튜브에서 경기가 생중계됐는데요. 예선전 중계 영상 조회 수는 10,000여 회, 개인전과 단체전 결승 등의 실시간 동영상 조회 수는 8,700여 회를 웃돌만큼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충북 영동군청 여자 씨름단 선수들 충북 영동군청 여자 씨름단 선수들

■ 전통 씨름, 제2의 전성기…명맥 이으려는 선수 늘어

'여자 씨름'은 언제 태동했을까요?

2011년, 전남 구례군청에서 '반달곰씨름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단됐습니다. 이후 계속 뜸하다가 최근 5년 새, 전국 6개 지역에 잇따라 창설됐습니다. 충북에는 올해에만 2곳이 동시에 생기기도 했습니다.

현재 전국 7개 씨름단에서 40여 명의 선수가 전통 씨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연하고 섬세한 기술, 남다른 힘과 에너지가 여성 씨름의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혹독한 맹훈련을 거쳐야 씨름판 위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한파 속에서도 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연습 경기를 일상으로 소화하고 있습니다. 지칠 법도 하지만, 여자 씨름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를 위해 매일 부지런히 담금질하고 있습니다.


■ "성(性)역은 없다…국민들에게 희열감 안겨줄 것"

이들이 느끼는 씨름의 매력은 뭘까요?

각종 대회 우승 경력만 벌써 82번에 달해 '여자 이만기'로 불리는 임수정 선수 (충북 영동군청 씨름단)에게 물었는데요.
"샅바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승부가 난다"는 것을 최고의 매력으로 꼽았습니다. 임 선수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희열감을 안겨주고 싶다"는 여자 씨름 선수들.
오늘도 씩씩하게, 거침없이 모래판을 누비는 여전사들의 도전을 많은 국민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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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씨름 전성시대…“모래판 위, 성(性)역은 없다!”
    • 입력 2021-02-17 09:01:12
    • 수정2021-02-17 21:10:00
    스포츠K

■ '씨름'의 부활…"박진감·에너지·화려한 기술까지"

1970~80년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혔던 운동.
옛 고구려 벽화에도 남아있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민속 경기.

바로 '씨름'입니다.

하지만 한때의 영광이 무색하게도 1990년대부터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졌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고사 위기까지 겪었습니다. "주로 중장년이나 노년층이 좋아하는 운동"이라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관중들은 '씨름'을 떠나 '축구', '야구', '농구' 등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쇠락의 길을 걷던 '씨름'이 요즘, 기사회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SNS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핫(hot)한' 경기로 꼽히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요. 전통 민속 경기에 낯설었던 1020 세대에게, 씨름의 화려한 기술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 겁니다.

씨름계의 아이돌, 이른바 '씨름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2021 설날장사 씨름대회 무궁화장사 8강전 장면
■ 모래판을 뜨겁게 달구는 여전사들…"내가 최강자"

이런 인기에 힘입어 씨름계에는 여성 선수들까지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강자를 뽑는 올해 '설날 장사 씨름대회'에는 전국 5개 여자 씨름단에서 44명의 선수가 참여했습니다.
여성 씨름 선수들의 체급은 매화급(60kg 이하), 국화급(70kg 이하), 무궁화급(80kg 이하),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현장 관객 없이, TV와 유튜브에서 경기가 생중계됐는데요. 예선전 중계 영상 조회 수는 10,000여 회, 개인전과 단체전 결승 등의 실시간 동영상 조회 수는 8,700여 회를 웃돌만큼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충북 영동군청 여자 씨름단 선수들
■ 전통 씨름, 제2의 전성기…명맥 이으려는 선수 늘어

'여자 씨름'은 언제 태동했을까요?

2011년, 전남 구례군청에서 '반달곰씨름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단됐습니다. 이후 계속 뜸하다가 최근 5년 새, 전국 6개 지역에 잇따라 창설됐습니다. 충북에는 올해에만 2곳이 동시에 생기기도 했습니다.

현재 전국 7개 씨름단에서 40여 명의 선수가 전통 씨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연하고 섬세한 기술, 남다른 힘과 에너지가 여성 씨름의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혹독한 맹훈련을 거쳐야 씨름판 위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한파 속에서도 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연습 경기를 일상으로 소화하고 있습니다. 지칠 법도 하지만, 여자 씨름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를 위해 매일 부지런히 담금질하고 있습니다.


■ "성(性)역은 없다…국민들에게 희열감 안겨줄 것"

이들이 느끼는 씨름의 매력은 뭘까요?

각종 대회 우승 경력만 벌써 82번에 달해 '여자 이만기'로 불리는 임수정 선수 (충북 영동군청 씨름단)에게 물었는데요.
"샅바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승부가 난다"는 것을 최고의 매력으로 꼽았습니다. 임 선수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희열감을 안겨주고 싶다"는 여자 씨름 선수들.
오늘도 씩씩하게, 거침없이 모래판을 누비는 여전사들의 도전을 많은 국민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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