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양손 타자’ 맥을 잇나? ‘김지찬의 당찬 도전’

입력 2021.02.17 (11:25) 수정 2021.02.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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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양손 타자는 2배의 노력 필요, 메이저리그에서도 멸종위기
왼손 투수 상대 1할대 타율, 삼성 김지찬 스스로 우타자 도전 선언
장성호 KBS 해설위원 “우투 좌타는 기본적으로 우투 우타도 가능, 성공 가능성 있다”
양손 타자 계보 박종호, 장원진, 이종열…MLB는 미키 맨틀, 치퍼 존스 등 활약

삼성 김지찬이 스위치 타자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삼성 김지찬이 스위치 타자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 양손 타자는 2배의 노력 필요... ‘메이저리그에서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사과를 깎아보라고 해라.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으로 도마 위에서 양파 채를 썰어보라고 해라.

야구인들은 양손타자에 대해 이 같은 비유를 들며 엄청난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양손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보통 타자들에게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역 최단신, 삼성 김지찬이 양손 타자로 대변신을 시도 중이다.

라이온즈 파크에서 배트 두 자루를 들고 있던 김지찬은 “정교함은 왼손이 낫고 힘쓰는 것은 오른손이 좋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찬은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발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

김지찬이 오른손 타격으로 풀스윙하고 있다.김지찬이 오른손 타격으로 풀스윙하고 있다.

■ 김지찬의 타격 재능은 수준급, 단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1할 7푼 1리

김지찬이 수비와 주루만 잘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 스윙을 해서 공을 맞힌 비율이 무려 86.4%로 24위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공을 헛스윙한 비율이 9%밖에 되지 않는다. 이른바 ‘용규 놀이’도 가능한 타자로 평가받는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커트 비율도 77.8%나 된다.

결국, 좌타석에 들어선 김지찬은 정교함에 관한 수준급 타자였다.

하지만 왼손 투수에게 약했다. 오른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2할 5푼 6리(180타수 46안타)를 기록했지만, 왼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1할 7푼 1리(35타수 6안타)에 그쳤다.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양손 타자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김지찬은 “좌투수 상대할 때 어려운 게 많았다.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고 김용달 코치님도 반대를 안 하셨다”며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 박종호, 장원진 등 양손 타자로 활약… 장성호 해설위원 “김지찬 성공 가능성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현대 박종호와 두산 장원진, LG 이종열 등이 대표적 양손 타자로 꼽힌다.

박종호 코치는 LG와 현대, 삼성에서 골든글러브를 한 차례씩 받은 명 2루수다. 장원진 코치는 2000년 170안타로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LG 이종열도 1999년 2할 9푼대 타율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스위치 타자는 미키 맨틀이 손꼽힌다. 미키 맨틀은 우타자로는 타율(0.330, 좌타자 0.280)이 높았고, 좌타자로는 많은 홈런(372개, 우타자 164개)을 때렸다.

애틀랜타의 상징으로 불렸던 치퍼 존스도 좌타자로 타율 0.303, 홈런 361개, 우타자로 타율 0.304, 홈런 107개를 기록한 전설의 스위치 타자다.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기본적으로 오른손으로 던지는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오른쪽으로 타격을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감각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집중적으로 노력할 경우 삼성 김지찬도 양손 타자로서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2월 오른손 타격에 매진…3월 시범경기 앞두고 스위치 타자 변신 최종 결정

김지찬은 일단 2월까지 오른손 타격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후 3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용달 코치와 상의해 올 시즌 양손 타자를 계속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지찬은 “2배의 노력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단 도전은 해보라고 있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물론 스프링캠프라는 짧은 기간 안에 김지찬이 양손 타자로 변신에 성공할지는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도 멸종위기에 놓인 양손 타자로의 대변신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김지찬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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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 ‘양손 타자’ 맥을 잇나? ‘김지찬의 당찬 도전’
    • 입력 2021-02-17 11:25:10
    • 수정2021-02-17 2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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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타자는 2배의 노력 필요, 메이저리그에서도 멸종위기<br />왼손 투수 상대 1할대 타율, 삼성 김지찬 스스로 우타자 도전 선언<br />장성호 KBS 해설위원 “우투 좌타는 기본적으로 우투 우타도 가능, 성공 가능성 있다”<br />양손 타자 계보 박종호, 장원진, 이종열…MLB는 미키 맨틀, 치퍼 존스 등 활약
삼성 김지찬이 스위치 타자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 양손 타자는 2배의 노력 필요... ‘메이저리그에서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사과를 깎아보라고 해라.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으로 도마 위에서 양파 채를 썰어보라고 해라.

야구인들은 양손타자에 대해 이 같은 비유를 들며 엄청난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양손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보통 타자들에게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역 최단신, 삼성 김지찬이 양손 타자로 대변신을 시도 중이다.

라이온즈 파크에서 배트 두 자루를 들고 있던 김지찬은 “정교함은 왼손이 낫고 힘쓰는 것은 오른손이 좋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찬은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발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

김지찬이 오른손 타격으로 풀스윙하고 있다.
■ 김지찬의 타격 재능은 수준급, 단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1할 7푼 1리

김지찬이 수비와 주루만 잘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 스윙을 해서 공을 맞힌 비율이 무려 86.4%로 24위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공을 헛스윙한 비율이 9%밖에 되지 않는다. 이른바 ‘용규 놀이’도 가능한 타자로 평가받는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커트 비율도 77.8%나 된다.

결국, 좌타석에 들어선 김지찬은 정교함에 관한 수준급 타자였다.

하지만 왼손 투수에게 약했다. 오른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2할 5푼 6리(180타수 46안타)를 기록했지만, 왼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1할 7푼 1리(35타수 6안타)에 그쳤다.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양손 타자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김지찬은 “좌투수 상대할 때 어려운 게 많았다.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고 김용달 코치님도 반대를 안 하셨다”며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 박종호, 장원진 등 양손 타자로 활약… 장성호 해설위원 “김지찬 성공 가능성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현대 박종호와 두산 장원진, LG 이종열 등이 대표적 양손 타자로 꼽힌다.

박종호 코치는 LG와 현대, 삼성에서 골든글러브를 한 차례씩 받은 명 2루수다. 장원진 코치는 2000년 170안타로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LG 이종열도 1999년 2할 9푼대 타율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스위치 타자는 미키 맨틀이 손꼽힌다. 미키 맨틀은 우타자로는 타율(0.330, 좌타자 0.280)이 높았고, 좌타자로는 많은 홈런(372개, 우타자 164개)을 때렸다.

애틀랜타의 상징으로 불렸던 치퍼 존스도 좌타자로 타율 0.303, 홈런 361개, 우타자로 타율 0.304, 홈런 107개를 기록한 전설의 스위치 타자다.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기본적으로 오른손으로 던지는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오른쪽으로 타격을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감각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집중적으로 노력할 경우 삼성 김지찬도 양손 타자로서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2월 오른손 타격에 매진…3월 시범경기 앞두고 스위치 타자 변신 최종 결정

김지찬은 일단 2월까지 오른손 타격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후 3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용달 코치와 상의해 올 시즌 양손 타자를 계속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지찬은 “2배의 노력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단 도전은 해보라고 있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물론 스프링캠프라는 짧은 기간 안에 김지찬이 양손 타자로 변신에 성공할지는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도 멸종위기에 놓인 양손 타자로의 대변신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김지찬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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