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미투’에 배구계 대혼란…‘침묵의 카르텔’깨야

입력 2021.02.17 (19:29) 수정 2021.02.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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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폭력 미투가 잇따라 나오면서 배구계가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팬들은 진행중인 V리그 결과보다 학폭에 더 집중하는 분위긴데요.

배구연맹과 배구협회, 긴급회의를 열고 학폭 가해자는 프로선수가 되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폭력을 끊어낼 수 있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절정을 향해 갔습니다.

프로배구 인긴데요.

스타 선수들 나왔죠.

전력 평준화로 매 경기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찬물 끼얹어졌습니다.

좋아하던 그 선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였던 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구계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자매 관련 폭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학교 폭력 내용이었죠.

자매는 SNS 통해 자필 사과문 올리며 사과했지만 파문은 커졌습니다.

결국 소속팀 경기 더 못나오게 됐고요,

국가대표 자격도 무기한 박탈됐습니다.

남자프로배구 송명근, 심경섭 선수 관련 학폭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뒤늦게 사과했고요,

역시 국가대표 자격 박탈됐습니다.

또 다른 프로여자 배구선수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고요,

가해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해 선수는 자신이 한 게 확실하냐며 되묻기도 했는데요.

해당 선수 구단들은 피해자 주장과 달라 사실 파악 확인중이라 밝혔습니다.

배구계에서 학교폭력 미투가 확산 양상 보이는 거,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냈기 때문일 겁니다.

힘들고 무섭지만, 최소한 가해자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다는데요.

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던 배구계는 비상입니다.

2012년 배구계는 승부조작으로 큰 홍역 치렀습니다.

당시 선수 16명과 브로커 5명이 승부를 조작했다죠.

관련자 전원 제명됐습니다.

그리고 공 들여 V리그 열풍을 되살렸는데, 이번엔 학교폭력입니다.

흔적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경기장 주변에서 그들의 사진이 사라졌습니다.

방송가, 광고계, 심지어 모교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없애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학교폭력은 그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학교부터 국가대표 과정 전반까지 폭력이 근절되도록 각별하게 노력해달라 당부했고요,

문화체육관광부는 학생 선수의 징계정보를 공유하는 방안 등을 교육부 등과 협의했습니다.

한국배구연맹과 배구협회도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결론 단호했는데요.

[신무철/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 : "학교 폭력에 관련된 선수들은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선발 때 원천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이 전면 봉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는데요.

[허정훈/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 "잘하는 선수 중심으로 지도자는 묵인하고 때때로 조장하기도 하고, 인권에 민감했더라면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실제 남자 배구선수 송명근에게 폭행을 당했던 B씨는 당시 감독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배구팀이 해체될 걸 우려해, 가해자였던 팀내 에이스 송명근 감싸기에 바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폭력에 대한 묵인과 은폐를 더 공고히 하는 게 학교 운동부의 폐쇄적인 합숙이라는데요.

[학생선수 C씨/음성변조 : "합숙하면서 운동 끝나고 형들한테 샤워장 가서도 머리도 박고, 배트로도 맞고 그랬었죠."]

성공을 위해 내 고통은 참고, 동료의 아픔도 모른 척하라고 강요한다죠.

침묵의 카르텔.

이걸 깨는 게 학교폭력 고리를 끊는 출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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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7 19:29:10
    • 수정2021-02-17 20: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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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폭력 미투가 잇따라 나오면서 배구계가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팬들은 진행중인 V리그 결과보다 학폭에 더 집중하는 분위긴데요.

배구연맹과 배구협회, 긴급회의를 열고 학폭 가해자는 프로선수가 되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폭력을 끊어낼 수 있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절정을 향해 갔습니다.

프로배구 인긴데요.

스타 선수들 나왔죠.

전력 평준화로 매 경기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찬물 끼얹어졌습니다.

좋아하던 그 선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였던 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구계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자매 관련 폭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학교 폭력 내용이었죠.

자매는 SNS 통해 자필 사과문 올리며 사과했지만 파문은 커졌습니다.

결국 소속팀 경기 더 못나오게 됐고요,

국가대표 자격도 무기한 박탈됐습니다.

남자프로배구 송명근, 심경섭 선수 관련 학폭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뒤늦게 사과했고요,

역시 국가대표 자격 박탈됐습니다.

또 다른 프로여자 배구선수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고요,

가해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해 선수는 자신이 한 게 확실하냐며 되묻기도 했는데요.

해당 선수 구단들은 피해자 주장과 달라 사실 파악 확인중이라 밝혔습니다.

배구계에서 학교폭력 미투가 확산 양상 보이는 거,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냈기 때문일 겁니다.

힘들고 무섭지만, 최소한 가해자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다는데요.

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던 배구계는 비상입니다.

2012년 배구계는 승부조작으로 큰 홍역 치렀습니다.

당시 선수 16명과 브로커 5명이 승부를 조작했다죠.

관련자 전원 제명됐습니다.

그리고 공 들여 V리그 열풍을 되살렸는데, 이번엔 학교폭력입니다.

흔적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경기장 주변에서 그들의 사진이 사라졌습니다.

방송가, 광고계, 심지어 모교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없애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학교폭력은 그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학교부터 국가대표 과정 전반까지 폭력이 근절되도록 각별하게 노력해달라 당부했고요,

문화체육관광부는 학생 선수의 징계정보를 공유하는 방안 등을 교육부 등과 협의했습니다.

한국배구연맹과 배구협회도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결론 단호했는데요.

[신무철/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 : "학교 폭력에 관련된 선수들은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선발 때 원천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이 전면 봉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는데요.

[허정훈/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 "잘하는 선수 중심으로 지도자는 묵인하고 때때로 조장하기도 하고, 인권에 민감했더라면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실제 남자 배구선수 송명근에게 폭행을 당했던 B씨는 당시 감독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배구팀이 해체될 걸 우려해, 가해자였던 팀내 에이스 송명근 감싸기에 바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폭력에 대한 묵인과 은폐를 더 공고히 하는 게 학교 운동부의 폐쇄적인 합숙이라는데요.

[학생선수 C씨/음성변조 : "합숙하면서 운동 끝나고 형들한테 샤워장 가서도 머리도 박고, 배트로도 맞고 그랬었죠."]

성공을 위해 내 고통은 참고, 동료의 아픔도 모른 척하라고 강요한다죠.

침묵의 카르텔.

이걸 깨는 게 학교폭력 고리를 끊는 출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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