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는 가해자 복귀 대책 마련?…폭력 감수성 실종

입력 2021.02.19 (21:52) 수정 2021.02.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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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자배구 스타 박철우가 어제 과거 자신을 폭행했던 이상열 감독과 배구계에 대해 작심발언을 했죠.

먼저 들어보시죠.

[박철우/한국전력 : "저는 단지 그일로 인해 반성을 하시고 더 나은 지도자가 되시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선수들한테는 너 진짜 박철우만 아니었다면 쳐 맞았다 몇 대 맞았다고 뛰쳐 나가는 놈이 선수냐 고등학교때 시합만 나갔다 하면 얼굴을 붉히고 나오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기절하는 선수가 나오고 쓰러지는 선수가 나오는데도 사랑의 매인 것인지 궁금합니다.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분명히 달라져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철우는 선수들을 존중하는 지도자들이 나와서 한국 스포츠가 깨끗하게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체육계의 폭력에 대한 감수성은 여전히 무디기만 합니다.

대한체육회도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상열 감독을 향한 박철우의 작심발언에 KB손해보험 구단은, 진심어린 사과 이후 감독의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열 감독은 그동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상열/KB 감독 : "나도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어요."]

학폭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화재 박상하에게 중학교 때 폭행을 당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삼성화재는 박상하가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박상하를 경기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폭력 문제가 체육계를 강타한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대책을 묻는 국회의원 질의에 마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답변으로 도마에 올랐습니다.

체육회는 전용기 의원의 질의에 "과거 '무심코' 저지른 행동으로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하다"고 답했습니다.

더구나 이기흥 회장은 취임식에서 가해자 복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기흥/대한체육회장 : "1차적으로는 학교에서 관리를 해주시고. 가해자들에 대한 교육, 이 친구들을 방치할 순 없잖아요. 어떻게 가르쳐서 복귀시킬 것인 지 그런 것에 대한 제도 마련 필요하다고 봅니다."]

체육회는 이른바 맷값폭행 당사자인 최철원씨의 아이스하키 협회장 인준을 거부하는데 한 달이나 걸렸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2018년 조재범 코치 폭행 사건 때 피해자 앞에서 가해자 복귀를 언급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체육단체 수장부터 일선 지도자들까지.

여전히 폭력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한국 체육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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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회는 가해자 복귀 대책 마련?…폭력 감수성 실종
    • 입력 2021-02-19 21:51:59
    • 수정2021-02-19 22:02:02
    뉴스 9
[앵커]

남자배구 스타 박철우가 어제 과거 자신을 폭행했던 이상열 감독과 배구계에 대해 작심발언을 했죠.

먼저 들어보시죠.

[박철우/한국전력 : "저는 단지 그일로 인해 반성을 하시고 더 나은 지도자가 되시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선수들한테는 너 진짜 박철우만 아니었다면 쳐 맞았다 몇 대 맞았다고 뛰쳐 나가는 놈이 선수냐 고등학교때 시합만 나갔다 하면 얼굴을 붉히고 나오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기절하는 선수가 나오고 쓰러지는 선수가 나오는데도 사랑의 매인 것인지 궁금합니다.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분명히 달라져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철우는 선수들을 존중하는 지도자들이 나와서 한국 스포츠가 깨끗하게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체육계의 폭력에 대한 감수성은 여전히 무디기만 합니다.

대한체육회도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상열 감독을 향한 박철우의 작심발언에 KB손해보험 구단은, 진심어린 사과 이후 감독의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열 감독은 그동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상열/KB 감독 : "나도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어요."]

학폭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화재 박상하에게 중학교 때 폭행을 당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삼성화재는 박상하가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박상하를 경기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폭력 문제가 체육계를 강타한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대책을 묻는 국회의원 질의에 마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답변으로 도마에 올랐습니다.

체육회는 전용기 의원의 질의에 "과거 '무심코' 저지른 행동으로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하다"고 답했습니다.

더구나 이기흥 회장은 취임식에서 가해자 복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기흥/대한체육회장 : "1차적으로는 학교에서 관리를 해주시고. 가해자들에 대한 교육, 이 친구들을 방치할 순 없잖아요. 어떻게 가르쳐서 복귀시킬 것인 지 그런 것에 대한 제도 마련 필요하다고 봅니다."]

체육회는 이른바 맷값폭행 당사자인 최철원씨의 아이스하키 협회장 인준을 거부하는데 한 달이나 걸렸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2018년 조재범 코치 폭행 사건 때 피해자 앞에서 가해자 복귀를 언급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체육단체 수장부터 일선 지도자들까지.

여전히 폭력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한국 체육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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