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우주 택배’ 시대 열린다?…외계인 베조스의 ‘큰 그림’

입력 2021.02.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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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교수가 주장한 ‘스페이스 콜로니’ 가상 모습 [자료:블루 오리진]오닐 교수가 주장한 ‘스페이스 콜로니’ 가상 모습 [자료:블루 오리진]

1975년 미국 공영방송 PBS의 한 대담 프로그램. 과학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제러드 오닐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담자로 나섰습니다.

주제는 '인류의 미래'. 이 자리에서 물리학자인 오닐은 먼 미래 우주에서 거주하는 인류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한정된 자원의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 인류는 거대한 우주 인공도시에 자연환경을 조성해 마치 지구에서와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훗날 오닐을 유명하게 만든, 우주 인공도시 '스페이스 콜로니'의 개념입니다. 외형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미래 인류가 살아가는 '쿠퍼 스테이션'과 비슷합니다.

블루 오리진 우주선블루 오리진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바라보며 어린 시절부터 우주의 꿈을 키워 온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도 모교 교수인 오닐의 개념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0년 사재를 털어 우주항공 기업 '블루 오리진'을 만들고 매년 아마존 주식을 팔아 10억 달러씩 투자금을 넣어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베조스는 2016년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외계인 역할을 맡은 뒤 외계인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는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농담 섞인 말로 "우주 사업을 하기 위해서 아마존을 하고 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일궈냈지만, 자신이 마지막 있을 곳은 우주사업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베조스가 올해 3분기에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밝힌 뒤, 새삼 블루 오리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그는 수차례 아마존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는 우주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꼽힌 그가 바라보는 인류의 미래는 '우주'입니다.

"지구는 유한합니다. 인간이 계속 성장하려면 우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2019년 블루 오리진 사업 설명회를 하며 베조스는 우주 진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우주 개척이란 인류에게 선택사항이 아닌, 무조건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시각입니다.

현재 세계 부호 1, 2위를 다투는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CEO)는 이런 점에서 생각이 비슷합니다.

머스크 역시 지구에서 인류가 더는 살지 못하게 되는 시점을 준비해야 한다며 화성 진출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화성에 대규모 인류 기지를 건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물론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인간, 베조스가 단지 인류애를 위해 우주 사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지난 30년 가까이 '인터넷'에서 돈맥을 찾은 그는 앞으로는 '우주'에 길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몇 가지 우주선을 개발 중입니다. 재사용 가능한 유인 우주선인 '뉴 셰퍼드', 행성 간 운송선인 '뉴 글렌', 대규모 달 착륙선인 '블루 문'입니다.

단기적으로 블루 오리진은 뉴 셰퍼드를 활용한 우주여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뉴 글렌이 주력으로 꼽힙니다.

행성 간 자원이나 물자를 운송하는 '우주 택배' 사업입니다.

베조스에게 우주 진출은, 지구를 덮은 '아마존 생태계'를 우주로 확장하는 의미입니다. 달을 비롯한 우주 거주자들이 아마존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면, 블루 오리진이 우주로 배송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주 인터넷 사업 '아마존 카이저'와 우주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 웹서비스(AWS)'도 순항할 수 있습니다.

베조스에게 우주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자신의 평생 사업 '아마존'이 한 차례 성장하는 계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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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0 10:29:03
    취재K
오닐 교수가 주장한 ‘스페이스 콜로니’ 가상 모습 [자료:블루 오리진]
1975년 미국 공영방송 PBS의 한 대담 프로그램. 과학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제러드 오닐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담자로 나섰습니다.

주제는 '인류의 미래'. 이 자리에서 물리학자인 오닐은 먼 미래 우주에서 거주하는 인류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한정된 자원의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 인류는 거대한 우주 인공도시에 자연환경을 조성해 마치 지구에서와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훗날 오닐을 유명하게 만든, 우주 인공도시 '스페이스 콜로니'의 개념입니다. 외형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미래 인류가 살아가는 '쿠퍼 스테이션'과 비슷합니다.

블루 오리진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바라보며 어린 시절부터 우주의 꿈을 키워 온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도 모교 교수인 오닐의 개념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0년 사재를 털어 우주항공 기업 '블루 오리진'을 만들고 매년 아마존 주식을 팔아 10억 달러씩 투자금을 넣어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베조스는 2016년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외계인 역할을 맡은 뒤 외계인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는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농담 섞인 말로 "우주 사업을 하기 위해서 아마존을 하고 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일궈냈지만, 자신이 마지막 있을 곳은 우주사업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베조스가 올해 3분기에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밝힌 뒤, 새삼 블루 오리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그는 수차례 아마존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는 우주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꼽힌 그가 바라보는 인류의 미래는 '우주'입니다.

"지구는 유한합니다. 인간이 계속 성장하려면 우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2019년 블루 오리진 사업 설명회를 하며 베조스는 우주 진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우주 개척이란 인류에게 선택사항이 아닌, 무조건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시각입니다.

현재 세계 부호 1, 2위를 다투는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CEO)는 이런 점에서 생각이 비슷합니다.

머스크 역시 지구에서 인류가 더는 살지 못하게 되는 시점을 준비해야 한다며 화성 진출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화성에 대규모 인류 기지를 건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물론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인간, 베조스가 단지 인류애를 위해 우주 사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지난 30년 가까이 '인터넷'에서 돈맥을 찾은 그는 앞으로는 '우주'에 길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몇 가지 우주선을 개발 중입니다. 재사용 가능한 유인 우주선인 '뉴 셰퍼드', 행성 간 운송선인 '뉴 글렌', 대규모 달 착륙선인 '블루 문'입니다.

단기적으로 블루 오리진은 뉴 셰퍼드를 활용한 우주여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뉴 글렌이 주력으로 꼽힙니다.

행성 간 자원이나 물자를 운송하는 '우주 택배' 사업입니다.

베조스에게 우주 진출은, 지구를 덮은 '아마존 생태계'를 우주로 확장하는 의미입니다. 달을 비롯한 우주 거주자들이 아마존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면, 블루 오리진이 우주로 배송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주 인터넷 사업 '아마존 카이저'와 우주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 웹서비스(AWS)'도 순항할 수 있습니다.

베조스에게 우주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자신의 평생 사업 '아마존'이 한 차례 성장하는 계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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