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감시장비에 8번 잡힐 때까지 조치 없어”

입력 2021.02.23 (12:16) 수정 2021.02.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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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북한 남성이 월남했을 당시 군의 감시 장비에 8번 포착될 때까지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이 남쪽으로 내려올 때 통과했던 철책 배수로는 통과 전부터 이미 훼손돼 있었던 것도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신원 미상자가 월남한 직후 경계 실패라는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합동참모본부가 현장에 검열단을 파견해 조사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새벽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온 북한 남성은 해안으로 올라온 직후 30여 분 동안 군 감시카메라 넉 대에 5번 포착됐고, 경계 시스템 알림도 두 차례 작동했지만 근무자는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당시 시스템 점검 중이었고 오경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해안수색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 3개도 발견했습니다.

월남자는 이 중 하나의 배수로를 통과했습니다.

차단물의 부식상태를 따져봤을 때 통과 전부터 이미 훼손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남쪽으로 이동하던 월남자는 4시 12분부터 14분 사이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경계용 CCTV에도 3번 더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알림은 울리지 않았고 근무자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군이 최초로 월남자를 인지한건 이로부터 4분 뒤 이때서야 보고를 거쳐 경계, 감시 형태를 격상했고, 새벽 6시 35분쯤엔 경계태세 1급, '진돗개'를 발령했습니다.

군이 수색을 통해 통해 신원을 확보한건 7시 27분쯤입니다.

월남자가 우리 해안에 상륙해서 군이 인지하기까지 3시간 이상이, 신병을 확보하기까지는 6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군은 이 월남자가 북한에서 헤엄쳐 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잠수복 안에 패딩 형태의 옷을 입고 있었으며 당시 해류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렀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은 당시 상황 판단이 안일했고 작전 수행도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경계체계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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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감시장비에 8번 잡힐 때까지 조치 없어”
    • 입력 2021-02-23 12:16:27
    • 수정2021-02-23 17: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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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북한 남성이 월남했을 당시 군의 감시 장비에 8번 포착될 때까지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이 남쪽으로 내려올 때 통과했던 철책 배수로는 통과 전부터 이미 훼손돼 있었던 것도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신원 미상자가 월남한 직후 경계 실패라는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합동참모본부가 현장에 검열단을 파견해 조사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새벽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온 북한 남성은 해안으로 올라온 직후 30여 분 동안 군 감시카메라 넉 대에 5번 포착됐고, 경계 시스템 알림도 두 차례 작동했지만 근무자는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당시 시스템 점검 중이었고 오경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해안수색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 3개도 발견했습니다.

월남자는 이 중 하나의 배수로를 통과했습니다.

차단물의 부식상태를 따져봤을 때 통과 전부터 이미 훼손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남쪽으로 이동하던 월남자는 4시 12분부터 14분 사이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경계용 CCTV에도 3번 더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알림은 울리지 않았고 근무자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군이 최초로 월남자를 인지한건 이로부터 4분 뒤 이때서야 보고를 거쳐 경계, 감시 형태를 격상했고, 새벽 6시 35분쯤엔 경계태세 1급, '진돗개'를 발령했습니다.

군이 수색을 통해 통해 신원을 확보한건 7시 27분쯤입니다.

월남자가 우리 해안에 상륙해서 군이 인지하기까지 3시간 이상이, 신병을 확보하기까지는 6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군은 이 월남자가 북한에서 헤엄쳐 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잠수복 안에 패딩 형태의 옷을 입고 있었으며 당시 해류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렀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은 당시 상황 판단이 안일했고 작전 수행도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경계체계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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