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위기 ‘부산타워’…철강업체가 구원투수?

입력 2021.02.23 (16:03) 수정 2021.02.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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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도심 최대 관광 명소 중 한 곳인 중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부산 원도심 최대 관광 명소 중 한 곳인 중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부산 원도심과 부산항이 한눈에 보이는 곳. 날이 맑을 때는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원도심 대표 관광지. 바로 용두산 공원 부산타워입니다.

1973년 문을 연 부산타워는 당시는 드물게 높이 120m라는 고층 건물로 지어져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산타워를 찾은 관광객이 닫힌 철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부산타워를 찾은 관광객이 닫힌 철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관광객 급감에 위탁 운영 포기

부산 시민들에겐 특히 추억의 공간인 부산타워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습니다. 아직도 철문이 굳게 닫혀 있는 상태인데요. 지난 2017년부터 위탁운영을 맡아온 CJ푸드빌이 갑작스럽게 운영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40만 명, 2019년에는 41만 5천 명에 달하던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9만 3천 명에 그쳤습니다. 부산 관광공사가 7억 5천만 원이던 연간 사용료를 6억 6천만 원까지 낮춰줬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애초 오는 2022년 7월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CJ푸드빌은 수억 원의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운영권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부산타워 임시 휴업을 설명하는 안내문.부산타워 임시 휴업을 설명하는 안내문.

새 운영사는 지역 업체…관광과 무관해 '우려'

부산관광공사는 결국 새로 공고문을 내고 위탁 운영사를 다시 뽑기로 했습니다. 최근 공개입찰을 통해 새로운 업체가 위탁운영사로 낙찰됐는데 '바이펙스'라는 지역 업체입니다. 대선 소주로 유명한 '비엔 그룹'의 자회사이기도 합니다.

바이펙스는 철강제 도소매와 유통, 사무기기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사실 '관광'과는 무관한 업체인데 이번에 부산타워의 운영사로 선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의 'N서울타워'를 운영한 노하우가 있는 CJ푸드빌 조차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운영을 포기했는데, 비슷한 시설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곳에서 부산타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애초에 위탁 운영사를 모집할 때 내놨던 공고문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공개입찰은 최고가 입찰, 말 그대로 연간 사용료를 가장 많이 내겠다는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바이펙스의 입찰 금액은 7억 8천만 원입니다. 과거 관광시설을 운영해본 경험 등은 필요 없고 부산타워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별다른 계획서도 필요 없었습니다.

비엠그룹은 "향토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운영을 맡은 자회사가 렌터카 등 서비스업도 하고 있고 그룹 차원에서도 부산타워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창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에 운영 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 중구 광복로 상가 건물에 붙은 임대 안내문. 부산 중구 광복로 상가 건물에 붙은 임대 안내문.

"부산타워 전면 보수 등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 찾아야"

코로나19 여파로 부산의 전통적 번화가인 중구 광복로 일대에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겼습니다.

광복로 일대에는 '임대'로 나온 가게가 수두룩하고, 과거 금싸라기 땅으로 위탁 운영자를 뽑는데 경쟁이 치열했던 용두산공원 공영주차장도 올해는 운영자 선정 과정에 단 한 곳만 참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산타워 등 원도심 관광지는 제대로 재단장을 한 적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관광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부산관광협회 김의중 사무국장은 "이참에 노후화된 부산타워를 재단장해 새로운 명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원도심 내 다른 관광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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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3 16:03:13
    • 수정2021-02-23 20:28:16
    취재K
부산 원도심 최대 관광 명소 중 한 곳인 중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부산 원도심과 부산항이 한눈에 보이는 곳. 날이 맑을 때는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원도심 대표 관광지. 바로 용두산 공원 부산타워입니다.

1973년 문을 연 부산타워는 당시는 드물게 높이 120m라는 고층 건물로 지어져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산타워를 찾은 관광객이 닫힌 철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관광객 급감에 위탁 운영 포기

부산 시민들에겐 특히 추억의 공간인 부산타워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습니다. 아직도 철문이 굳게 닫혀 있는 상태인데요. 지난 2017년부터 위탁운영을 맡아온 CJ푸드빌이 갑작스럽게 운영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40만 명, 2019년에는 41만 5천 명에 달하던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9만 3천 명에 그쳤습니다. 부산 관광공사가 7억 5천만 원이던 연간 사용료를 6억 6천만 원까지 낮춰줬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애초 오는 2022년 7월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CJ푸드빌은 수억 원의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운영권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부산타워 임시 휴업을 설명하는 안내문.
새 운영사는 지역 업체…관광과 무관해 '우려'

부산관광공사는 결국 새로 공고문을 내고 위탁 운영사를 다시 뽑기로 했습니다. 최근 공개입찰을 통해 새로운 업체가 위탁운영사로 낙찰됐는데 '바이펙스'라는 지역 업체입니다. 대선 소주로 유명한 '비엔 그룹'의 자회사이기도 합니다.

바이펙스는 철강제 도소매와 유통, 사무기기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사실 '관광'과는 무관한 업체인데 이번에 부산타워의 운영사로 선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의 'N서울타워'를 운영한 노하우가 있는 CJ푸드빌 조차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운영을 포기했는데, 비슷한 시설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곳에서 부산타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애초에 위탁 운영사를 모집할 때 내놨던 공고문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공개입찰은 최고가 입찰, 말 그대로 연간 사용료를 가장 많이 내겠다는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바이펙스의 입찰 금액은 7억 8천만 원입니다. 과거 관광시설을 운영해본 경험 등은 필요 없고 부산타워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별다른 계획서도 필요 없었습니다.

비엠그룹은 "향토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운영을 맡은 자회사가 렌터카 등 서비스업도 하고 있고 그룹 차원에서도 부산타워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창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에 운영 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 중구 광복로 상가 건물에 붙은 임대 안내문.
"부산타워 전면 보수 등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 찾아야"

코로나19 여파로 부산의 전통적 번화가인 중구 광복로 일대에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겼습니다.

광복로 일대에는 '임대'로 나온 가게가 수두룩하고, 과거 금싸라기 땅으로 위탁 운영자를 뽑는데 경쟁이 치열했던 용두산공원 공영주차장도 올해는 운영자 선정 과정에 단 한 곳만 참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산타워 등 원도심 관광지는 제대로 재단장을 한 적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관광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부산관광협회 김의중 사무국장은 "이참에 노후화된 부산타워를 재단장해 새로운 명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원도심 내 다른 관광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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