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우 행복했다” 1.5%…코로나 이후 삶의 질은 얼마나 변했나

입력 2021.02.23 (17:37) 수정 2021.02.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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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코로나 우울'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됐습니다.

2013년부터 조사해온 '사회통합실태'에도 코로나19가 국민들의 생활과 인식에 미친 영향이 반영됐습니다.

■ 2019년보다 행복감 하락

행복감은 대체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매우 행복했다'를 10점으로 했을 때, 만점을 준 비율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5%로 감소했습니다.

행복감은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가구소득 500만 원 이상 집단의 행복감은 6.6점으로 전년과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 그룹의 행복감은 2019년 6.7점→2020년 6.5점으로, 300만 원 미만 그룹은 2019년 6.2점→2020년 6.0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같은 척도로 측정한 '주관적 웰빙 수준'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행복감은 2019년 6.5점→2020년 6.4점, 일의 가치성은 6.2점→6.0점으로 낮아졌고, 삶에 대한 만족도는 6.0점을 유지했습니다.

남녀 모두 '주관적 웰빙 수준'은 6.4점이지만, 전년에 비해 감소폭은 여성에서만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2019년에 이어 2020년 6.4점을 유지한 반면, 여성은 2019년 6.7점→2020년 6.4점으로 하락했습니다.

■ 20대 '경제 불안정' 60대 '건강 악화'

연령별에 따라 더 영향을 받은 분야에 차이가 났습니다. '본인의 경제상황 안정 정도'는 2019년 5.0점→2020년 4.8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30~50대는 전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19~29세와 60대 이상 집단에서 악화됐습니다.

건강상태 역시 2019년 3.7점→2020년 3.6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60대 이상에서만 하락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집단에 따른 코로나19의 차별적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고령층은 감염 위험이 높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코로나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가 크다는 겁니다.

청년층은 취업기회의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장기적으로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개인 소득이 없거나, 지난 일주일간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는 응답이 19~29세와 60대 이상 집단에서만 전년보다 상승했습니다.

"목돈 필요하거나, 몸 아플 때 도와줄 사람 없다" 증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된 가운데, 사회단체 참여 양상도 달라졌습니다. 동창회와 동호회, 직능단체 등 대체적으로 단체활동이 감소했습니다.

다만 종교단체와 지역사회 모임 참여는 소폭 상승했고, 평일에 가족 또는 친척과의 접촉은 늘었습니다.


사회적 접촉이 감소하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자본도 감소했습니다.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1명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9년 83%→2020년 72.6%로 하락했습니다.

1명도 없다는 응답은 2019년 17% → 2020년 27.4%로 증가한 겁니다.

'몸이 아픈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1명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9년 91.8%→2020년 89.5%로 낮아졌습니다. 역시, 도움을 청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응답이 소폭 증가했습니다.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전년보다 대체로 포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소수자(동성애자/북한이탈주민/외국인 이민자·노동자/장애인/결손가정의 자녀)를 '집단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전년보다 모두 감소했습니다. 소수자를 '자녀의 배우자로 받아들이는 것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대체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전과자에 대해서는 집단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2019년 68%→2020년 69.4%로 상승했고, 자녀의 배우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도 2019년 75.9%→2020년 77.9%로 올랐습니다.

집단별 감정 거리에 대한 조사에서도, 전과자에 대한 포용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거듭 파악됐습니다.

국민 자긍심, 지방정부 신뢰도 최고 수준

재난 공동체의 경험은 사회에 대한 신뢰를 높였습니다.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은 4점 만점에 3.1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와 국민 간 소통 인식'에 대한 점수도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향상했습니다. 4점 척도에서 지방정부는 2019년 2.2점→2020년 2.4점으로 상승했고, 중앙정부와 지방의회는 2019년 2.2점→2020년 2.3점을 기록했습니다. 국회는 여전히 2.0점을 유지했습니다.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2019년 2.6점→2020년 2.8점으로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상회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에 걸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336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8%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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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매우 행복했다” 1.5%…코로나 이후 삶의 질은 얼마나 변했나
    • 입력 2021-02-23 17:37:29
    • 수정2021-02-23 17:37:46
    취재K
코로나19는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코로나 우울'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됐습니다.

2013년부터 조사해온 '사회통합실태'에도 코로나19가 국민들의 생활과 인식에 미친 영향이 반영됐습니다.

■ 2019년보다 행복감 하락

행복감은 대체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매우 행복했다'를 10점으로 했을 때, 만점을 준 비율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5%로 감소했습니다.

행복감은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가구소득 500만 원 이상 집단의 행복감은 6.6점으로 전년과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 그룹의 행복감은 2019년 6.7점→2020년 6.5점으로, 300만 원 미만 그룹은 2019년 6.2점→2020년 6.0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같은 척도로 측정한 '주관적 웰빙 수준'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행복감은 2019년 6.5점→2020년 6.4점, 일의 가치성은 6.2점→6.0점으로 낮아졌고, 삶에 대한 만족도는 6.0점을 유지했습니다.

남녀 모두 '주관적 웰빙 수준'은 6.4점이지만, 전년에 비해 감소폭은 여성에서만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2019년에 이어 2020년 6.4점을 유지한 반면, 여성은 2019년 6.7점→2020년 6.4점으로 하락했습니다.

■ 20대 '경제 불안정' 60대 '건강 악화'

연령별에 따라 더 영향을 받은 분야에 차이가 났습니다. '본인의 경제상황 안정 정도'는 2019년 5.0점→2020년 4.8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30~50대는 전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19~29세와 60대 이상 집단에서 악화됐습니다.

건강상태 역시 2019년 3.7점→2020년 3.6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60대 이상에서만 하락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집단에 따른 코로나19의 차별적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고령층은 감염 위험이 높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코로나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가 크다는 겁니다.

청년층은 취업기회의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장기적으로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개인 소득이 없거나, 지난 일주일간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는 응답이 19~29세와 60대 이상 집단에서만 전년보다 상승했습니다.

"목돈 필요하거나, 몸 아플 때 도와줄 사람 없다" 증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된 가운데, 사회단체 참여 양상도 달라졌습니다. 동창회와 동호회, 직능단체 등 대체적으로 단체활동이 감소했습니다.

다만 종교단체와 지역사회 모임 참여는 소폭 상승했고, 평일에 가족 또는 친척과의 접촉은 늘었습니다.


사회적 접촉이 감소하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자본도 감소했습니다.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1명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9년 83%→2020년 72.6%로 하락했습니다.

1명도 없다는 응답은 2019년 17% → 2020년 27.4%로 증가한 겁니다.

'몸이 아픈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1명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9년 91.8%→2020년 89.5%로 낮아졌습니다. 역시, 도움을 청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응답이 소폭 증가했습니다.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전년보다 대체로 포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소수자(동성애자/북한이탈주민/외국인 이민자·노동자/장애인/결손가정의 자녀)를 '집단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전년보다 모두 감소했습니다. 소수자를 '자녀의 배우자로 받아들이는 것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대체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전과자에 대해서는 집단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2019년 68%→2020년 69.4%로 상승했고, 자녀의 배우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도 2019년 75.9%→2020년 77.9%로 올랐습니다.

집단별 감정 거리에 대한 조사에서도, 전과자에 대한 포용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거듭 파악됐습니다.

국민 자긍심, 지방정부 신뢰도 최고 수준

재난 공동체의 경험은 사회에 대한 신뢰를 높였습니다.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은 4점 만점에 3.1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와 국민 간 소통 인식'에 대한 점수도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향상했습니다. 4점 척도에서 지방정부는 2019년 2.2점→2020년 2.4점으로 상승했고, 중앙정부와 지방의회는 2019년 2.2점→2020년 2.3점을 기록했습니다. 국회는 여전히 2.0점을 유지했습니다.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2019년 2.6점→2020년 2.8점으로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상회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에 걸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336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8%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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