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자전거·택시 이용한다”…업체 배 불리는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입력 2021.02.23 (21:47)
수정 2021.02.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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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통유발부담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교통혼잡을 초래하는 백화점과 대형상점 등에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입니다.
교통량을 줄이려고 노력한 업체는 매년 수억 원씩 감면받기도 하는데요,
감면 사유를 봤더니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최보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역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한 백화점.
지난 2019년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 9억 5천여만 원 가운데 20%를 감면받았습니다.
감면 사유를 살펴봤습니다.
직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해 교통혼잡을 줄였다는 명목으로 감면받은 돈이 4천700여만 원.
백화점 주변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2년 전 직원 출퇴근용으로 구입한 자전거가 수십 대 주차돼 있지만, 상당수는 사용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까지 생겨났습니다.
[인근 주민 : "(자전거 타는 사람) 없어요. 그대로입니다. 내일 아침에 한번 봐요. 이 자전거 순서 찍어봐요. 내일 아침에도 그대로입니다."]
자전거 출퇴근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3월에 2번, 5월에 한 번 등 일 년 내내 10번도 타지 않은 직원이 부지기숩니다.
직원들에게 배정된 자전거는 모두 100대.
자전거 구입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별도로 감면받았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 "최대한 많이 타고 오라고 홍보를 하고 있긴 한데요. 올해부터 명단을 최신화해서 진짜 자전거를 타실 분들로 추렸고요. 이용률은 훨씬 더 올라가지 않을까."]
또 다른 감면 프로그램인 업무택시제.
직원이 택시로 출장 가면 택시비만큼 교통유발부담금을 깎습니다.
감면액 7천300여만 원을 증빙하는 서류에는 택시 이용시각도, 목적지도 없이 금액만 나열돼 있습니다.
출장 목적으로 택시를 이용한 게 맞는지 알 수 있는 다른 증빙 서류가 담당 구청에는 없습니다.
[이혜영/대구 중구청 교통과장 :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이행 기준 및 경감비율에 의해 항목별로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경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면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은 대구에서 매년 20억 원 안팎.
사실상 세수 손실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조사된 바 없습니다.
[홍인표/대구시의원 : "감면 금액이 사실상 억대 단위가 넘어가는데도 실효성 있게 이용되는지 행정당국에서 꾸준하게 관리를 안 하고 있다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시설물은 대구에서 모두 6천 곳.
이런저런 이유로 감면혜택을 받지만 행정당국의 지도점검은 겉돌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김지현
교통유발부담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교통혼잡을 초래하는 백화점과 대형상점 등에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입니다.
교통량을 줄이려고 노력한 업체는 매년 수억 원씩 감면받기도 하는데요,
감면 사유를 봤더니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최보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역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한 백화점.
지난 2019년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 9억 5천여만 원 가운데 20%를 감면받았습니다.
감면 사유를 살펴봤습니다.
직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해 교통혼잡을 줄였다는 명목으로 감면받은 돈이 4천700여만 원.
백화점 주변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2년 전 직원 출퇴근용으로 구입한 자전거가 수십 대 주차돼 있지만, 상당수는 사용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까지 생겨났습니다.
[인근 주민 : "(자전거 타는 사람) 없어요. 그대로입니다. 내일 아침에 한번 봐요. 이 자전거 순서 찍어봐요. 내일 아침에도 그대로입니다."]
자전거 출퇴근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3월에 2번, 5월에 한 번 등 일 년 내내 10번도 타지 않은 직원이 부지기숩니다.
직원들에게 배정된 자전거는 모두 100대.
자전거 구입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별도로 감면받았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 "최대한 많이 타고 오라고 홍보를 하고 있긴 한데요. 올해부터 명단을 최신화해서 진짜 자전거를 타실 분들로 추렸고요. 이용률은 훨씬 더 올라가지 않을까."]
또 다른 감면 프로그램인 업무택시제.
직원이 택시로 출장 가면 택시비만큼 교통유발부담금을 깎습니다.
감면액 7천300여만 원을 증빙하는 서류에는 택시 이용시각도, 목적지도 없이 금액만 나열돼 있습니다.
출장 목적으로 택시를 이용한 게 맞는지 알 수 있는 다른 증빙 서류가 담당 구청에는 없습니다.
[이혜영/대구 중구청 교통과장 :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이행 기준 및 경감비율에 의해 항목별로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경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면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은 대구에서 매년 20억 원 안팎.
사실상 세수 손실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조사된 바 없습니다.
[홍인표/대구시의원 : "감면 금액이 사실상 억대 단위가 넘어가는데도 실효성 있게 이용되는지 행정당국에서 꾸준하게 관리를 안 하고 있다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시설물은 대구에서 모두 6천 곳.
이런저런 이유로 감면혜택을 받지만 행정당국의 지도점검은 겉돌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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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02-23 22:03:28
[앵커]
교통유발부담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교통혼잡을 초래하는 백화점과 대형상점 등에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입니다.
교통량을 줄이려고 노력한 업체는 매년 수억 원씩 감면받기도 하는데요,
감면 사유를 봤더니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최보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역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한 백화점.
지난 2019년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 9억 5천여만 원 가운데 20%를 감면받았습니다.
감면 사유를 살펴봤습니다.
직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해 교통혼잡을 줄였다는 명목으로 감면받은 돈이 4천700여만 원.
백화점 주변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2년 전 직원 출퇴근용으로 구입한 자전거가 수십 대 주차돼 있지만, 상당수는 사용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까지 생겨났습니다.
[인근 주민 : "(자전거 타는 사람) 없어요. 그대로입니다. 내일 아침에 한번 봐요. 이 자전거 순서 찍어봐요. 내일 아침에도 그대로입니다."]
자전거 출퇴근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3월에 2번, 5월에 한 번 등 일 년 내내 10번도 타지 않은 직원이 부지기숩니다.
직원들에게 배정된 자전거는 모두 100대.
자전거 구입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별도로 감면받았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 "최대한 많이 타고 오라고 홍보를 하고 있긴 한데요. 올해부터 명단을 최신화해서 진짜 자전거를 타실 분들로 추렸고요. 이용률은 훨씬 더 올라가지 않을까."]
또 다른 감면 프로그램인 업무택시제.
직원이 택시로 출장 가면 택시비만큼 교통유발부담금을 깎습니다.
감면액 7천300여만 원을 증빙하는 서류에는 택시 이용시각도, 목적지도 없이 금액만 나열돼 있습니다.
출장 목적으로 택시를 이용한 게 맞는지 알 수 있는 다른 증빙 서류가 담당 구청에는 없습니다.
[이혜영/대구 중구청 교통과장 :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이행 기준 및 경감비율에 의해 항목별로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경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면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은 대구에서 매년 20억 원 안팎.
사실상 세수 손실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조사된 바 없습니다.
[홍인표/대구시의원 : "감면 금액이 사실상 억대 단위가 넘어가는데도 실효성 있게 이용되는지 행정당국에서 꾸준하게 관리를 안 하고 있다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시설물은 대구에서 모두 6천 곳.
이런저런 이유로 감면혜택을 받지만 행정당국의 지도점검은 겉돌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김지현
교통유발부담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교통혼잡을 초래하는 백화점과 대형상점 등에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입니다.
교통량을 줄이려고 노력한 업체는 매년 수억 원씩 감면받기도 하는데요,
감면 사유를 봤더니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최보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역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한 백화점.
지난 2019년 부과된 교통유발부담금 9억 5천여만 원 가운데 20%를 감면받았습니다.
감면 사유를 살펴봤습니다.
직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해 교통혼잡을 줄였다는 명목으로 감면받은 돈이 4천700여만 원.
백화점 주변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2년 전 직원 출퇴근용으로 구입한 자전거가 수십 대 주차돼 있지만, 상당수는 사용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까지 생겨났습니다.
[인근 주민 : "(자전거 타는 사람) 없어요. 그대로입니다. 내일 아침에 한번 봐요. 이 자전거 순서 찍어봐요. 내일 아침에도 그대로입니다."]
자전거 출퇴근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3월에 2번, 5월에 한 번 등 일 년 내내 10번도 타지 않은 직원이 부지기숩니다.
직원들에게 배정된 자전거는 모두 100대.
자전거 구입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별도로 감면받았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 "최대한 많이 타고 오라고 홍보를 하고 있긴 한데요. 올해부터 명단을 최신화해서 진짜 자전거를 타실 분들로 추렸고요. 이용률은 훨씬 더 올라가지 않을까."]
또 다른 감면 프로그램인 업무택시제.
직원이 택시로 출장 가면 택시비만큼 교통유발부담금을 깎습니다.
감면액 7천300여만 원을 증빙하는 서류에는 택시 이용시각도, 목적지도 없이 금액만 나열돼 있습니다.
출장 목적으로 택시를 이용한 게 맞는지 알 수 있는 다른 증빙 서류가 담당 구청에는 없습니다.
[이혜영/대구 중구청 교통과장 :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이행 기준 및 경감비율에 의해 항목별로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경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면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은 대구에서 매년 20억 원 안팎.
사실상 세수 손실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조사된 바 없습니다.
[홍인표/대구시의원 : "감면 금액이 사실상 억대 단위가 넘어가는데도 실효성 있게 이용되는지 행정당국에서 꾸준하게 관리를 안 하고 있다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시설물은 대구에서 모두 6천 곳.
이런저런 이유로 감면혜택을 받지만 행정당국의 지도점검은 겉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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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규 기자 bokg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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