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日 ‘긴급사태 해제’ 카드 만지작…한 편에선 “올림픽 해외 관중 포기”

입력 2021.02.24 (07:00) 수정 2021.02.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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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본 정부에 긴급사태 조기 해제를 요청한 일본 광역단체장들. 왼쪽부터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 洋文) 오사카 지사, 이도 도시조오(井戸 敏三) 효고현 지사, 니시와키 타카토시(西脇 隆俊) 교토부 지사. (사진 : NHK방송)23일 일본 정부에 긴급사태 조기 해제를 요청한 일본 광역단체장들. 왼쪽부터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 洋文) 오사카 지사, 이도 도시조오(井戸 敏三) 효고현 지사, 니시와키 타카토시(西脇 隆俊) 교토부 지사. (사진 : NHK방송)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올해 긴급사태가 처음 발령된 1월 8일 신규 확진자 수는 7천 8백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긴급사태 연장과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2월 7일부터 하루 천 명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23일 NHK에 따르면 일본 수도인 도쿄도만 보더라도 신규 확진자는 17일 연속 5백명 이하, 사흘 연속 300명 이하로 집계됐습니다.

■"긴급사태 해제" 요청 잇따라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은 모두 11곳이었는데요. 2월 2일 도치기현이 대상지역에서 해제되고 나머지 10곳은 한 차례 연장됐습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인 오사카부·효고현·교토부 지사가 화상으로 니시무라 경제재생상과 23일 회담을 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와 중증환자 병상 사용율이 감소했으니 긴급사태를 이달 28일까지 해제해 달라고요.

이에 대해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감염 상황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이번 주 중에 판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6일 대책본부 회의 결과에 따라 조기 해제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접종, 생각대로 안 되네…'

2021년 2월 17일 일본 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新木 一弘) 원장(왼쪽)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2021년 2월 17일 일본 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新木 一弘) 원장(왼쪽)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후생노동성은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 백신 접종 건수를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데요. 지금까지 만 9천여 건의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22일 기준)

일본 정부는 3월 말까지 의료 종사자 약 370만 명을 접종하고, 4월부터는 65살 이상 고령자 3천600만 명에게 접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그러고 나서 기초질환자, 고령자시설 종사자, 60살~64살, 그 외 일반인 순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초반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가 많아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죠.

백신 담당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지난 일요일 NHK방송에 출연해 화이자 백신 증산이 5월 이후에 이뤄진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 의료종사자 우선 접종 대상자가 예상보다 100만 명 더 늘어났다면서 고령자 접종이 뒤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늦어지면 그 다음 순서도 계속 밀리고 맨 뒤에 있는 일반 국민 접종도 그만큼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해외 관중 수용, 단념하자"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인 도쿄 신국립경기장  (사진 : NHK방송)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인 도쿄 신국립경기장 (사진 : NHK방송)

일본 정부로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쿄올림픽 회의론을 불식시키는데 백신 접종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내부에서조차 현실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JOC의 야마구치 가오리(山口 香) 이사는 23일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보러 해외에서 오는 관중은 아예 (기대하지 말고) 단념하자"고 말했습니다.

일본 국민들은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감염자 수가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는 것을 경험해 왔고, 긴급사태 발령이 해제되더라도 감염이 다시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면 참가 선수에 대해선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 반응 등을 조건으로 입국 후 14일 격리를 면제하는 특례를 적용할 방침인데요.

1988년서울 올림픽 여자 유도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야마구치 이사는 "선수는 선수촌에 격리해 관리할 수 있지만, 관중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경기장에 관객을 받을지 말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관중을 수용할지 말아야 할지 등을 이번 봄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요.

그에 앞서 도쿄올림픽이 열릴지 말지부터가 불투명한 상태라서, 이런 논의조차 그 다음 단계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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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日 ‘긴급사태 해제’ 카드 만지작…한 편에선 “올림픽 해외 관중 포기”
    • 입력 2021-02-24 07:00:49
    • 수정2021-02-24 15:42:37
    특파원 리포트
23일 일본 정부에 긴급사태 조기 해제를 요청한 일본 광역단체장들. 왼쪽부터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 洋文) 오사카 지사, 이도 도시조오(井戸 敏三) 효고현 지사, 니시와키 타카토시(西脇 隆俊) 교토부 지사. (사진 : NHK방송)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올해 긴급사태가 처음 발령된 1월 8일 신규 확진자 수는 7천 8백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긴급사태 연장과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2월 7일부터 하루 천 명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23일 NHK에 따르면 일본 수도인 도쿄도만 보더라도 신규 확진자는 17일 연속 5백명 이하, 사흘 연속 300명 이하로 집계됐습니다.

■"긴급사태 해제" 요청 잇따라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은 모두 11곳이었는데요. 2월 2일 도치기현이 대상지역에서 해제되고 나머지 10곳은 한 차례 연장됐습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인 오사카부·효고현·교토부 지사가 화상으로 니시무라 경제재생상과 23일 회담을 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와 중증환자 병상 사용율이 감소했으니 긴급사태를 이달 28일까지 해제해 달라고요.

이에 대해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감염 상황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이번 주 중에 판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6일 대책본부 회의 결과에 따라 조기 해제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접종, 생각대로 안 되네…'

2021년 2월 17일 일본 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新木 一弘) 원장(왼쪽)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후생노동성은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 백신 접종 건수를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데요. 지금까지 만 9천여 건의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22일 기준)

일본 정부는 3월 말까지 의료 종사자 약 370만 명을 접종하고, 4월부터는 65살 이상 고령자 3천600만 명에게 접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그러고 나서 기초질환자, 고령자시설 종사자, 60살~64살, 그 외 일반인 순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초반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가 많아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죠.

백신 담당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지난 일요일 NHK방송에 출연해 화이자 백신 증산이 5월 이후에 이뤄진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 의료종사자 우선 접종 대상자가 예상보다 100만 명 더 늘어났다면서 고령자 접종이 뒤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늦어지면 그 다음 순서도 계속 밀리고 맨 뒤에 있는 일반 국민 접종도 그만큼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해외 관중 수용, 단념하자"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인 도쿄 신국립경기장  (사진 : NHK방송)
일본 정부로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쿄올림픽 회의론을 불식시키는데 백신 접종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내부에서조차 현실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JOC의 야마구치 가오리(山口 香) 이사는 23일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보러 해외에서 오는 관중은 아예 (기대하지 말고) 단념하자"고 말했습니다.

일본 국민들은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감염자 수가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는 것을 경험해 왔고, 긴급사태 발령이 해제되더라도 감염이 다시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면 참가 선수에 대해선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 반응 등을 조건으로 입국 후 14일 격리를 면제하는 특례를 적용할 방침인데요.

1988년서울 올림픽 여자 유도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야마구치 이사는 "선수는 선수촌에 격리해 관리할 수 있지만, 관중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경기장에 관객을 받을지 말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관중을 수용할지 말아야 할지 등을 이번 봄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요.

그에 앞서 도쿄올림픽이 열릴지 말지부터가 불투명한 상태라서, 이런 논의조차 그 다음 단계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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