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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난감해했던 가덕도특별법…‘과속’ 괜찮을까?
입력 2021.02.25 (07:01) 수정 2021.02.25 (09:46) 취재K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가덕도 특별법')이 내일(26일) 국회 본회의에 오릅니다. 법안이 처리되면 예비타당성조사 없이도 가덕도에 신공항 건설 계획을 확정할 수 있게 되고, 건설비를 국비로 지원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경남지역 의원들의 찬성으로, 특별법은 무난히 처리될 거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초대형 국책사업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김해신공항이 아니라 왜 가덕도인지, 입지는 안전한지, 왜 특별법이 필요한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을 앞다퉈 밀어붙인 양당 지도부와 달리, 특별법을 심사한 국회 국토위원들은 적잖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간사(왼쪽)와 국민의힘 김희국 간사(오른쪽)가 22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 22일 국회 국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간사(왼쪽)와 국민의힘 김희국 간사(오른쪽)가 22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도, 여야 위원들도 난감…"하천 정비도 이렇게 안 해"

지난 17일 국토위 교통법안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우선 정부 측은 완곡한 어투로 특별법이 과도한 특혜를 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은 "지금 발의된 법안은 일반적 행정 절차를 대부분 생략하고 있다"면서 "입지 자체를 특별법에서 정한 차례도 SOC 사업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거로 알고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기에 대해 국토위원들이 내 놓은 답변은 "국회 1당과 2당이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민주당 조응천 의원)였습니다.

예비타당성·사전타당성 면제에 대해선 여야 불문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재선,경기 남양주갑)은 "공항을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어느 방향으로 길이는 얼마나 만들지를 아무도 모른다"면서 "이를 결정할 사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는 것은 뭘 만들지를 모른다는 것 아니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어 "실시설계가 나오기 전에 일단 공사부터 한다니, 동네 하천 정비도 그렇게 안 한다"며 "해양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고난이도 공사를 이렇게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2030년 엑스포 유치 때문이라는데, 부산 언론에 여러 번 두드려 맞았지만 솔직히 좀 (사유가) 빈약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사실은 제가 지금 말은 이리하고 있지마는 속은 다 썩었다"고 곤혹스런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당 지도부가 강하게 추진하는 법안이라 반대를 하기 어렵다는 심경을 내보인 겁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어떻게 제(가 할) 말씀을 하십니까?"라며 농반진반 공감을 드러냈습니다.

손명수 2차관도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모든 SOC 사업은 규모를 먼저 정해야 하는데 가덕도 신공항은 그런 게 없다"면서 "아무리 법으로 사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더라도, 이를 하지 않고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국가재정법을 어기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이를 건너뛰려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한 이후 국무회의에서 결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별법 비용추계도 생략돼, 소요 예산 규모를 알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통상 법안을 발의할때에는 그에 따르는 비용추계서를 함께 첨부해야 하지만, 가덕도특별법은 "신공항건설공사의 구체적 규모와 향후 공항건설지역에 입주할 외국인투자기업 등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용추계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 부칙 한 줄로 김해신공항 백지화?…"너무 위험합니다"

또 다른 쟁점은 김해신공항 백지화였습니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건설을 취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법으로 확정되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특별법 부칙으로 김해신공항 폐지를 명시하자고 제안하자, 일부 위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초선,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부칙으로 김해공항을 폐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라며 "달랑 부칙으로 정부가 이때까지 (추진)해 온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주어진 권능인가? 입법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재선, 경북 김천)은 "이 법이 아무리 '올마이티(절대적)'이라 하더라도 정부 기본계획이나 공항 입지를 부칙으로 무효화한다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했고, 김상훈 의원(3선,대구 서구) 역시 "정부 계획을 부칙으로 폐기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문진석 의원(초선, 충남 천안갑)은 "그게 뭐 엄청난 법률도 아니고, 김해신공항이 해결 안 된 상태에서 가덕도 특별공항으로 간다고 하면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논란을 없애기 위해 부칙에 담는 것이다. 입법부가 오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섰습니다. 결국 지난 19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에는 김해신공항을 폐지한다는 부칙이 달렸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4선,경기 고양갑)은 당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가덕도 특별법은 '알박기 법'"이라며 "공항 부지는 국토부가 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절차를 생략하고 입지를 법으로 정한 전례가 있느냐"고 변창흠 국토부장관에게 되물었습니다. 심 의원은 "가덕도는 2016년 가장 부적합한 입지로 평가받았는데 각종 특혜를 몰아줘서 법으로 (건설계획을) 정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며 "절차상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장관이) 특별법을 반대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날선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한 변창흠 장관은 "국회에서 의견을 모아서 특별법을 통과시켜주시면…."이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구·광주공항도 특별법으로? 포퓰리즘 부추기는 정치

정치권은 가덕도 특별법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타 지역 반발에는 '포퓰리즘'으로 대응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도 국비로 짓자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은 당초 대구시가 이전지역 개발 수익으로 충당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말 정치권이 가덕도 공항을 거론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5선, 대구 수성을)이 국비지원 주장을 앞장서 꺼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해 11월 20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호재다. TK도 같은 이유로 국비로 공항을 해 달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거들었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1월 22일 "특별법 공동추진, 국비 지원, 공항 수요 적정 조정 등 (부산과 대구) 두 공항의 상생전략을 함께 만들어가는 공론장을 만들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습니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비도 국비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다음날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구공항, 광주공항 이전 특별법에 대해서도 지혜를 모아 신속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발언했습니다.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 공항도 특별법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겁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도 국비를 따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가덕도 특별법을 막지 못할바에야, 실익을 챙기자는 전략입니다. 지난 23일 TK 지역구의 곽상도·이만희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철우 지사는 "가덕도 공항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같은 비중으로 대구경북신공항에도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힘없는 야당인 국민의힘이 시도민의 믿음을 져버렸고,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버렸다"고 감정 섞인 호소를 했습니다.

대구 4선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이 전액 국비로 건설된다면, 대구경북신공항도 당연히 전액 국비로 건설되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도 마찬가지로 공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016년 입지조사에서 3위를 한 가덕도에 예타를 하지 않고 특별법으로 전례 없이 (사업 추진을) 하는 것은 포퓰리즘 또는 선거를 앞둔 정략적 결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예타 결과가 부정적이면 사업을 강행하기 어려워지는데, 지금처럼 특별법을 이용하면 (타당성을) 거를 수 있는 사업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앞서 2016년 신공항 입지타당성조사를 맡았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을 7조~10조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활주로를 하나 만들면 7조 5천 억, 두 본을 만들면 10조 6천 억원이 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비는 군공항 이전에만 최소 7조 원이 소요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회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책사업을 법으로 좌지우지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새겨 들어야 할 때란 지적이 나옵니다.

[첨부] 2021년 2월17일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 속기록 전문
  • 여야 모두 난감해했던 가덕도특별법…‘과속’ 괜찮을까?
    • 입력 2021-02-25 07:01:09
    • 수정2021-02-25 09:46:50
    취재K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가덕도 특별법')이 내일(26일) 국회 본회의에 오릅니다. 법안이 처리되면 예비타당성조사 없이도 가덕도에 신공항 건설 계획을 확정할 수 있게 되고, 건설비를 국비로 지원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경남지역 의원들의 찬성으로, 특별법은 무난히 처리될 거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초대형 국책사업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김해신공항이 아니라 왜 가덕도인지, 입지는 안전한지, 왜 특별법이 필요한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을 앞다퉈 밀어붙인 양당 지도부와 달리, 특별법을 심사한 국회 국토위원들은 적잖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간사(왼쪽)와 국민의힘 김희국 간사(오른쪽)가 22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지난 22일 국회 국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간사(왼쪽)와 국민의힘 김희국 간사(오른쪽)가 22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도, 여야 위원들도 난감…"하천 정비도 이렇게 안 해"

지난 17일 국토위 교통법안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우선 정부 측은 완곡한 어투로 특별법이 과도한 특혜를 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은 "지금 발의된 법안은 일반적 행정 절차를 대부분 생략하고 있다"면서 "입지 자체를 특별법에서 정한 차례도 SOC 사업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거로 알고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기에 대해 국토위원들이 내 놓은 답변은 "국회 1당과 2당이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민주당 조응천 의원)였습니다.

예비타당성·사전타당성 면제에 대해선 여야 불문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재선,경기 남양주갑)은 "공항을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어느 방향으로 길이는 얼마나 만들지를 아무도 모른다"면서 "이를 결정할 사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는 것은 뭘 만들지를 모른다는 것 아니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어 "실시설계가 나오기 전에 일단 공사부터 한다니, 동네 하천 정비도 그렇게 안 한다"며 "해양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고난이도 공사를 이렇게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2030년 엑스포 유치 때문이라는데, 부산 언론에 여러 번 두드려 맞았지만 솔직히 좀 (사유가) 빈약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사실은 제가 지금 말은 이리하고 있지마는 속은 다 썩었다"고 곤혹스런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당 지도부가 강하게 추진하는 법안이라 반대를 하기 어렵다는 심경을 내보인 겁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어떻게 제(가 할) 말씀을 하십니까?"라며 농반진반 공감을 드러냈습니다.

손명수 2차관도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모든 SOC 사업은 규모를 먼저 정해야 하는데 가덕도 신공항은 그런 게 없다"면서 "아무리 법으로 사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더라도, 이를 하지 않고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국가재정법을 어기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이를 건너뛰려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한 이후 국무회의에서 결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별법 비용추계도 생략돼, 소요 예산 규모를 알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통상 법안을 발의할때에는 그에 따르는 비용추계서를 함께 첨부해야 하지만, 가덕도특별법은 "신공항건설공사의 구체적 규모와 향후 공항건설지역에 입주할 외국인투자기업 등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용추계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 부칙 한 줄로 김해신공항 백지화?…"너무 위험합니다"

또 다른 쟁점은 김해신공항 백지화였습니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건설을 취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법으로 확정되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특별법 부칙으로 김해신공항 폐지를 명시하자고 제안하자, 일부 위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초선,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부칙으로 김해공항을 폐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라며 "달랑 부칙으로 정부가 이때까지 (추진)해 온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주어진 권능인가? 입법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재선, 경북 김천)은 "이 법이 아무리 '올마이티(절대적)'이라 하더라도 정부 기본계획이나 공항 입지를 부칙으로 무효화한다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했고, 김상훈 의원(3선,대구 서구) 역시 "정부 계획을 부칙으로 폐기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문진석 의원(초선, 충남 천안갑)은 "그게 뭐 엄청난 법률도 아니고, 김해신공항이 해결 안 된 상태에서 가덕도 특별공항으로 간다고 하면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논란을 없애기 위해 부칙에 담는 것이다. 입법부가 오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섰습니다. 결국 지난 19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에는 김해신공항을 폐지한다는 부칙이 달렸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4선,경기 고양갑)은 당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가덕도 특별법은 '알박기 법'"이라며 "공항 부지는 국토부가 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절차를 생략하고 입지를 법으로 정한 전례가 있느냐"고 변창흠 국토부장관에게 되물었습니다. 심 의원은 "가덕도는 2016년 가장 부적합한 입지로 평가받았는데 각종 특혜를 몰아줘서 법으로 (건설계획을) 정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며 "절차상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장관이) 특별법을 반대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날선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한 변창흠 장관은 "국회에서 의견을 모아서 특별법을 통과시켜주시면…."이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구·광주공항도 특별법으로? 포퓰리즘 부추기는 정치

정치권은 가덕도 특별법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타 지역 반발에는 '포퓰리즘'으로 대응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도 국비로 짓자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은 당초 대구시가 이전지역 개발 수익으로 충당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말 정치권이 가덕도 공항을 거론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5선, 대구 수성을)이 국비지원 주장을 앞장서 꺼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해 11월 20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호재다. TK도 같은 이유로 국비로 공항을 해 달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거들었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1월 22일 "특별법 공동추진, 국비 지원, 공항 수요 적정 조정 등 (부산과 대구) 두 공항의 상생전략을 함께 만들어가는 공론장을 만들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습니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비도 국비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다음날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구공항, 광주공항 이전 특별법에 대해서도 지혜를 모아 신속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발언했습니다.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 공항도 특별법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겁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도 국비를 따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가덕도 특별법을 막지 못할바에야, 실익을 챙기자는 전략입니다. 지난 23일 TK 지역구의 곽상도·이만희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철우 지사는 "가덕도 공항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같은 비중으로 대구경북신공항에도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힘없는 야당인 국민의힘이 시도민의 믿음을 져버렸고,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버렸다"고 감정 섞인 호소를 했습니다.

대구 4선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이 전액 국비로 건설된다면, 대구경북신공항도 당연히 전액 국비로 건설되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도 마찬가지로 공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016년 입지조사에서 3위를 한 가덕도에 예타를 하지 않고 특별법으로 전례 없이 (사업 추진을) 하는 것은 포퓰리즘 또는 선거를 앞둔 정략적 결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예타 결과가 부정적이면 사업을 강행하기 어려워지는데, 지금처럼 특별법을 이용하면 (타당성을) 거를 수 있는 사업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앞서 2016년 신공항 입지타당성조사를 맡았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을 7조~10조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활주로를 하나 만들면 7조 5천 억, 두 본을 만들면 10조 6천 억원이 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비는 군공항 이전에만 최소 7조 원이 소요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회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책사업을 법으로 좌지우지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새겨 들어야 할 때란 지적이 나옵니다.

[첨부] 2021년 2월17일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 속기록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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