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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中 ‘BTS 때리기’, 왜 되풀이되나?
입력 2021.02.25 (18:15) 수정 2021.02.25 (22:16) 특파원 리포트

지난해 10월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BTS의 한국 전쟁 관련 발언을 논란 삼았던 일, 기억하시나요?

[관련기사] [특파원 리포트]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中 네티즌들이 발끈한 이유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4713


이번 논란의 중심은 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사용한 지도입니다.

■中 누리꾼이 문제 삼은 부분은?

발단은 이렇습니다.

도서, 영화, 음반 추천과 후기 등을 적는 플랫폼에 한 누리꾼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23일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배경으로 사용된 지도를 문제 삼는 글을 올립니다.

보고서에 흐릿하게 나오는 지도가 '남티베트'를 중국이 아닌 인도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누리꾼이 문제삼은 지도 부분 (출처: 더우반) 중국 누리꾼이 문제삼은 지도 부분 (출처: 더우반)

중국이 '남티베트'라고 부르는 지역은 인도가 실효 지배하는 아루나찰 프라데시주를 말하는데, 중국은 현재 이 곳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과 인도 사이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국경 일부에서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흐릿한 배경으로 사용된 지도, 이걸 문제삼은 중국의 한 누리꾼.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중국의 한 누리꾼의 글이 어떻게 '논란'으로 증폭돼서 국내에 알려지게 됐나, 라는 점입니다.

이 누리꾼은 팔로워가 현재 125명 밖에 되지 않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블로거입니다. 지도를 문제삼은 글에는 댓글이 120여 개 정도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어찌된 일인지 관영 매체로 알려진 중국의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만 실립니다.

보수 성향이 짙은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잘 알려진 편이라면 영문판 '환구시보'인 '글로벌타임스'의 경우, 영자 신문인데다 중국의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편에 가까운데요.

 글로벌타임스가 24일 올린 기사 (출처: 글로벌타임스) 글로벌타임스가 24일 올린 기사 (출처: 글로벌타임스)

'남티베트 관련 잘못된 지도로 BTS 소속사 빅히트에 비난 쏟아져' 가 제목입니다.

기사 사진으로는 논란을 제기한 블로그나 문제라는 보고서 사진이 아닌 BTS의 사진을 썼습니다.

철저히 중국인의 입장에서 '잘못된 지도'라고 지적한 부분은 또 다른 문제라 하더라도, 한 가지 오류가 눈에 띱니다.

바로 '집중 포화' 내지는 '비난이 쏟아져 (under fire)'라고 번역될 수 있는 제목입니다.

현재(한국시간 25일 오후 5시 기준)까지 달린 댓글 125개 가운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댓글은 50여 개 정도입니다.

 지도를 문제삼은 글 댓글에는 상당수는 관련없는 댓글이 달려있다. (출처: 더우반) 지도를 문제삼은 글 댓글에는 상당수는 관련없는 댓글이 달려있다. (출처: 더우반)

그런데도 글로벌타임스는 "The incorrect map irritated many Chinese netizens.(잘못된 지도는 많은 중국 누리꾼들을 화나게 했다)"로 적었습니다.

과연 50여 개의 댓글이 '수많은 누리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기사 분량입니다.

12개 문장으로 된 이 기사는 3분의 1 이상을 지난해 벌어진 BTS 발언 논란으로 채웠습니다.

지난해 10월 BTS가 어떤 발언을 했고, 중국 네티즌들이 왜 화를 냈는지 하는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10월 행태와 판박이… '그들'의 의도는?

현재 이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는 상당수 국내 언론사들에 의해 '중국 누리꾼, 또 BTS에 트집잡는다'는 내용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벌어졌던 'BTS의 한국전쟁 발언 논란'도 비슷한 과정속에 두 나라 모두서 이슈화됐습니다.

간단한 도식으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중국 누리꾼의 문제 제기 → 중국 관영매체, 온라인 반응 소개 → 한국 언론, '중국 보도' 기사화 → 중국 매체 ,' 한국 반응' 기사화

중국과 한국이 마치 탁구를 치듯 기사와 댓글을 주고 받는 사이, 논란은 더 부풀려지고 반한·반중 감정의 골 역시 깊어졌습니다.

중국의 일부 극우적인 누리꾼들의 글, 이걸 불씨로 삼는 관영 매체의 기사, 여기에 달리는 도를 넘는 댓글들. 지난해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국의 'BTS 때리기'는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분명한 건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이제는 한번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앞으로 같은 논쟁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中 ‘BTS 때리기’, 왜 되풀이되나?
    • 입력 2021-02-25 18:15:17
    • 수정2021-02-25 22:16:18
    특파원 리포트

지난해 10월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BTS의 한국 전쟁 관련 발언을 논란 삼았던 일, 기억하시나요?

[관련기사] [특파원 리포트]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中 네티즌들이 발끈한 이유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24713


이번 논란의 중심은 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사용한 지도입니다.

■中 누리꾼이 문제 삼은 부분은?

발단은 이렇습니다.

도서, 영화, 음반 추천과 후기 등을 적는 플랫폼에 한 누리꾼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23일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배경으로 사용된 지도를 문제 삼는 글을 올립니다.

보고서에 흐릿하게 나오는 지도가 '남티베트'를 중국이 아닌 인도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누리꾼이 문제삼은 지도 부분 (출처: 더우반) 중국 누리꾼이 문제삼은 지도 부분 (출처: 더우반)

중국이 '남티베트'라고 부르는 지역은 인도가 실효 지배하는 아루나찰 프라데시주를 말하는데, 중국은 현재 이 곳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과 인도 사이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국경 일부에서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흐릿한 배경으로 사용된 지도, 이걸 문제삼은 중국의 한 누리꾼.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중국의 한 누리꾼의 글이 어떻게 '논란'으로 증폭돼서 국내에 알려지게 됐나, 라는 점입니다.

이 누리꾼은 팔로워가 현재 125명 밖에 되지 않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블로거입니다. 지도를 문제삼은 글에는 댓글이 120여 개 정도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어찌된 일인지 관영 매체로 알려진 중국의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만 실립니다.

보수 성향이 짙은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잘 알려진 편이라면 영문판 '환구시보'인 '글로벌타임스'의 경우, 영자 신문인데다 중국의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편에 가까운데요.

 글로벌타임스가 24일 올린 기사 (출처: 글로벌타임스) 글로벌타임스가 24일 올린 기사 (출처: 글로벌타임스)

'남티베트 관련 잘못된 지도로 BTS 소속사 빅히트에 비난 쏟아져' 가 제목입니다.

기사 사진으로는 논란을 제기한 블로그나 문제라는 보고서 사진이 아닌 BTS의 사진을 썼습니다.

철저히 중국인의 입장에서 '잘못된 지도'라고 지적한 부분은 또 다른 문제라 하더라도, 한 가지 오류가 눈에 띱니다.

바로 '집중 포화' 내지는 '비난이 쏟아져 (under fire)'라고 번역될 수 있는 제목입니다.

현재(한국시간 25일 오후 5시 기준)까지 달린 댓글 125개 가운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댓글은 50여 개 정도입니다.

 지도를 문제삼은 글 댓글에는 상당수는 관련없는 댓글이 달려있다. (출처: 더우반) 지도를 문제삼은 글 댓글에는 상당수는 관련없는 댓글이 달려있다. (출처: 더우반)

그런데도 글로벌타임스는 "The incorrect map irritated many Chinese netizens.(잘못된 지도는 많은 중국 누리꾼들을 화나게 했다)"로 적었습니다.

과연 50여 개의 댓글이 '수많은 누리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기사 분량입니다.

12개 문장으로 된 이 기사는 3분의 1 이상을 지난해 벌어진 BTS 발언 논란으로 채웠습니다.

지난해 10월 BTS가 어떤 발언을 했고, 중국 네티즌들이 왜 화를 냈는지 하는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10월 행태와 판박이… '그들'의 의도는?

현재 이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는 상당수 국내 언론사들에 의해 '중국 누리꾼, 또 BTS에 트집잡는다'는 내용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벌어졌던 'BTS의 한국전쟁 발언 논란'도 비슷한 과정속에 두 나라 모두서 이슈화됐습니다.

간단한 도식으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중국 누리꾼의 문제 제기 → 중국 관영매체, 온라인 반응 소개 → 한국 언론, '중국 보도' 기사화 → 중국 매체 ,' 한국 반응' 기사화

중국과 한국이 마치 탁구를 치듯 기사와 댓글을 주고 받는 사이, 논란은 더 부풀려지고 반한·반중 감정의 골 역시 깊어졌습니다.

중국의 일부 극우적인 누리꾼들의 글, 이걸 불씨로 삼는 관영 매체의 기사, 여기에 달리는 도를 넘는 댓글들. 지난해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국의 'BTS 때리기'는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분명한 건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이제는 한번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앞으로 같은 논쟁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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