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가 5백만 원씩 후원한 의원은?…개인 모금 1위는 심상정

입력 2021.02.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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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정국과 맞물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늘(25일) 공개한 '2020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회의원 300명 후원회 모금액은 538억 2천 452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354억 1천 765만원)과 비교하면 51.9%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경우 재선의원부터 평균 후원금 모금 한도액(1억 5천만 원)의 2배인 3억원까지 모금이 가능해지는데, 이런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민주당 350억 1위…정의당 '약진'·국민의힘 '주춤'

정당별 국회의원 후원회 총 모금액은 민주당(174명)이 350억 7천 580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국민의힘(102명) 156억 3천 762만원, 정의당(6명) 11억 130만원, 열린민주당(3명) 3억 7천 434만원, 국민의당(3명) 1억 9천 2만원 순이었습니다.


1인당 평균 모금액 역시 민주당이 2억 159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은 건 정의당(1억 8천 355만원)이었습니다. 그 뒤로 국민의힘(1억 5천 331만원), 열린민주당(1억 2천 478만원)이 차지했습니다.

중앙당 후원회 모금액은 정의당이 18억 452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진보당(10억 2천 581만원), 열린민주당(6억 4천 13만원), 민주당(6억2천176만원), 우리공화당(6억666만원), 국민의힘(4억9천791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정의당과 진보당의 중앙당 후원회 모금액이 많았던 건, 지지자들이 국회의원보다 중앙당에 후원금을 몰아준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국회의원과 중앙당 후원회 모두에서,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과 정의당의 약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의당은 1인당 평균모금액에서 국민의힘을 앞섰습니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과 제2당인 국민의힘의 평균 모금액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2019년 약 천7백에서 지난해 5천만 원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 개인후원금 1위 정의당 심상정…상위 20명에 민주당 15명

후원금 모금 1위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3억 1천 887만원)이었습니다. 그만큼 열성 지지층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앞서 뉴스타파가 20대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내역을 분석했을 때도 심 의원은 4년 동안 10억 7천만 원을 모금해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4위를 차지했습니다.

공개된 후원금 상위 20명 가운데 15명은 민주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안호영 의원(3억 1천 795만원), 전재수 의원(3억 1천 83만원), 이재정 의원(3억 1천 63만원)이 3억 원을 넘겼습니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원내대표(3억 647만원)를 포함해 4명이 포함됐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억 4천 995만원, 김태년 원내대표는 2억 9천 349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의당의 경우 1위를 기록한 심 의원을 포함해 6명 국회의원 전원이 후원액 모금 한도액을 초과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 후원금 하위 20명 비례대표 많아…재산신고 상위권 의원들도

후원금 모금이 가장 적었던 건 2천여만 원 모금에 그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이었습니다.

하위 20명 명단을 보면 국민의힘이 12명 포함됐는데 비례대표가 많았습니다.

전체적인 정치후원금 규모가 늘어도 개별 의원들 간 빈부 격차는 여전했습니다.

대개 선수가 높을수록 후원금을 받기가 쉽습니다.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의 <국회의원 정치후원금 기부 결정요인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실제 고액 후원일수록 집권여당 의원에게 더 많이 모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수백억대 재산을 신고했던 의원들도 후원금 모금 하위 명단에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9백억 원대로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던 무소속 전봉민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은혜, 무소속 이상직·양정숙 의원 등이 후원금 모금 하위 20명에 포함됐습니다.

■ 주거니 받거니 '품앗이'·낙선 후 '뿌리기' 관행 여전

선관위가 공개한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명단'을 보면 동료 의원들끼리 후원금을 주고받는 관행이 여전했습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민주당 이철희 전 의원은 재직 시절 같은 당 홍영표, 기동민 의원에게 5백만 원씩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20대 국회 임기 종료(5월 29일)를 앞두고 동료 의원이나 당선자에 후원금을 나눠준 사례도 눈에 띄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조해진 의원에 5백만 원을, 전희경 전 의원은 임이자 의원에게 5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한선교 전 의원의 경우 김성원, 곽상도 의원을 포함해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예지, 배현진, 조태용 의원에게 4백만 원씩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 배우 이영애, 여야 국방위원에 거액 후원…왜?

한편 배우 이영애 씨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5백만 원씩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도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씨의 남편인 정호영 씨가 중견 방위산업업체 대표였다고 소개돼 왔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국민의힘 한기호·신원식 의원 등에게 정치자금법상 최고액인 5백만 원 씩 각각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모두 군 장성 출신으로 현재 국회 국방위 소속인데요. 국방위는 정부의 무기 개발과 구매 등을 결정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 감사기관으로 두고 있어 방산업체와 연관성 있는 정치자금을 받았다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논란이 되자 이 씨 측은 남편 정 씨는 2000년대 초반 방산업체 경영에서 손을 뗐으며 현재는 1%에 못 미치는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는 후원액 한도만 규정돼 있어서 후원의 목적과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까지 따져볼 방법은 없습니다.

■ 투명한 정치자금 조달…'3백만 원 이하'도 공개, 21대 국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후원금 센터를 통해 정당과 정치인들의 후원금 모금을 관리합니다. 후원금을 보낼 경우 개인 계좌가 아닌 선관위에 등록된 후원회에 기부하게 되는 겁니다.

후원금제도는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조달하는 한편 유권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원금 모금과 실제 사용 과정에서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정치자금 공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재는 선거비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일상적 사용 내역까지도 공개해야 한다는 겁니다.

'3백만 원 이상' 기부해야만 기부자 신원을 공개하게 돼 있는 현행 제도 개선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19년 선거 비용을 포함한 모든 정치자금의 수입, 지출 명세를 인터넷에 전자 형태로 공개하는 취지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정치 자금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1대 국회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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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이영애가 5백만 원씩 후원한 의원은?…개인 모금 1위는 심상정
    • 입력 2021-02-25 18:55:18
    취재K
총선 정국과 맞물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늘(25일) 공개한 '2020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회의원 300명 후원회 모금액은 538억 2천 452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354억 1천 765만원)과 비교하면 51.9%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경우 재선의원부터 평균 후원금 모금 한도액(1억 5천만 원)의 2배인 3억원까지 모금이 가능해지는데, 이런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민주당 350억 1위…정의당 '약진'·국민의힘 '주춤'

정당별 국회의원 후원회 총 모금액은 민주당(174명)이 350억 7천 580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국민의힘(102명) 156억 3천 762만원, 정의당(6명) 11억 130만원, 열린민주당(3명) 3억 7천 434만원, 국민의당(3명) 1억 9천 2만원 순이었습니다.


1인당 평균 모금액 역시 민주당이 2억 159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은 건 정의당(1억 8천 355만원)이었습니다. 그 뒤로 국민의힘(1억 5천 331만원), 열린민주당(1억 2천 478만원)이 차지했습니다.

중앙당 후원회 모금액은 정의당이 18억 452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진보당(10억 2천 581만원), 열린민주당(6억 4천 13만원), 민주당(6억2천176만원), 우리공화당(6억666만원), 국민의힘(4억9천791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정의당과 진보당의 중앙당 후원회 모금액이 많았던 건, 지지자들이 국회의원보다 중앙당에 후원금을 몰아준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국회의원과 중앙당 후원회 모두에서,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과 정의당의 약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의당은 1인당 평균모금액에서 국민의힘을 앞섰습니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과 제2당인 국민의힘의 평균 모금액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2019년 약 천7백에서 지난해 5천만 원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 개인후원금 1위 정의당 심상정…상위 20명에 민주당 15명

후원금 모금 1위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3억 1천 887만원)이었습니다. 그만큼 열성 지지층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앞서 뉴스타파가 20대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내역을 분석했을 때도 심 의원은 4년 동안 10억 7천만 원을 모금해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4위를 차지했습니다.

공개된 후원금 상위 20명 가운데 15명은 민주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안호영 의원(3억 1천 795만원), 전재수 의원(3억 1천 83만원), 이재정 의원(3억 1천 63만원)이 3억 원을 넘겼습니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원내대표(3억 647만원)를 포함해 4명이 포함됐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억 4천 995만원, 김태년 원내대표는 2억 9천 349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의당의 경우 1위를 기록한 심 의원을 포함해 6명 국회의원 전원이 후원액 모금 한도액을 초과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 후원금 하위 20명 비례대표 많아…재산신고 상위권 의원들도

후원금 모금이 가장 적었던 건 2천여만 원 모금에 그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이었습니다.

하위 20명 명단을 보면 국민의힘이 12명 포함됐는데 비례대표가 많았습니다.

전체적인 정치후원금 규모가 늘어도 개별 의원들 간 빈부 격차는 여전했습니다.

대개 선수가 높을수록 후원금을 받기가 쉽습니다.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의 <국회의원 정치후원금 기부 결정요인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실제 고액 후원일수록 집권여당 의원에게 더 많이 모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수백억대 재산을 신고했던 의원들도 후원금 모금 하위 명단에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9백억 원대로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던 무소속 전봉민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은혜, 무소속 이상직·양정숙 의원 등이 후원금 모금 하위 20명에 포함됐습니다.

■ 주거니 받거니 '품앗이'·낙선 후 '뿌리기' 관행 여전

선관위가 공개한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명단'을 보면 동료 의원들끼리 후원금을 주고받는 관행이 여전했습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민주당 이철희 전 의원은 재직 시절 같은 당 홍영표, 기동민 의원에게 5백만 원씩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20대 국회 임기 종료(5월 29일)를 앞두고 동료 의원이나 당선자에 후원금을 나눠준 사례도 눈에 띄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조해진 의원에 5백만 원을, 전희경 전 의원은 임이자 의원에게 5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한선교 전 의원의 경우 김성원, 곽상도 의원을 포함해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예지, 배현진, 조태용 의원에게 4백만 원씩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 배우 이영애, 여야 국방위원에 거액 후원…왜?

한편 배우 이영애 씨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5백만 원씩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도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씨의 남편인 정호영 씨가 중견 방위산업업체 대표였다고 소개돼 왔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국민의힘 한기호·신원식 의원 등에게 정치자금법상 최고액인 5백만 원 씩 각각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모두 군 장성 출신으로 현재 국회 국방위 소속인데요. 국방위는 정부의 무기 개발과 구매 등을 결정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 감사기관으로 두고 있어 방산업체와 연관성 있는 정치자금을 받았다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논란이 되자 이 씨 측은 남편 정 씨는 2000년대 초반 방산업체 경영에서 손을 뗐으며 현재는 1%에 못 미치는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는 후원액 한도만 규정돼 있어서 후원의 목적과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까지 따져볼 방법은 없습니다.

■ 투명한 정치자금 조달…'3백만 원 이하'도 공개, 21대 국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후원금 센터를 통해 정당과 정치인들의 후원금 모금을 관리합니다. 후원금을 보낼 경우 개인 계좌가 아닌 선관위에 등록된 후원회에 기부하게 되는 겁니다.

후원금제도는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조달하는 한편 유권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원금 모금과 실제 사용 과정에서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정치자금 공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재는 선거비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일상적 사용 내역까지도 공개해야 한다는 겁니다.

'3백만 원 이상' 기부해야만 기부자 신원을 공개하게 돼 있는 현행 제도 개선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19년 선거 비용을 포함한 모든 정치자금의 수입, 지출 명세를 인터넷에 전자 형태로 공개하는 취지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정치 자금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1대 국회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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