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이요? 전 열외입니다만?”

입력 2021.03.01 (09:02) 수정 2021.03.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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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은 주한미군 군무원
자가격리 기간에 동네 '활보' 뒤늦게 드러나
주거 지역 한국이지만…방역수칙은 미국법 적용



■ "외출, 조깅 OK"…美 군무원 '슬기로운 격리생활'

전북 군산의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이곳 소속 미 군무원 A 씨는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완치돼 의료기관에서 퇴원했는데요.

최근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자가격리 기간에 동네를 활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에 입국했습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이뤄진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이후 미군용 버스를 통해 곧장 군산으로 내려와 자가격리됐습니다.


■ 격리 기간 동네 활보했지만…"국내법 적용 못 해"

주한미군은 부대 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자가격리 기간에 영외(營外)를 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A 씨는 군무원이라 부대 밖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가격리 기간에 마스크를 쓰고 집 밖에 잠시 나와 쓰레기를 버린다든가 간단한 운동을 하는 등 국내 방역수칙에 어긋나는 생활을 일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건 A 씨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외입국 자가격리 기준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주한미군 소속이기 때문에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SOFA)에 따라 국내법이 아닌 미국법 적용을 받습니다. 영내에 머무는 미군은 물론 영외에 사는 군무원도 자국법 적용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강력한 방역수칙 유지되는 한국령에서 '열외'

미국의 '자가격리' 기준은 주(州)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자신의 격리 상황을 보건당국에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미국은 자가격리를 의무로 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또 한국은 자가격리 기간에 직계가족을 포함한 동거인들과의 만남도 삼가야 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활동 제한이 덜합니다.

A 씨는 미군기지 밖, 즉 군산시민들의 생활 반경 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자가격리' 생활을 했습니다.

강력한 방역수칙이 유지되는 한국령이지만 홀로 열외였던 겁니다.


■ 주한미군,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관리 나서야

군산 미 공군은 미군과 군무원 등 미국인 2천 5백여 명이 소속된 기지입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영내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전수 검사가 이뤄지기도 했는데요. 국내 주둔 미군 부대 가운데 처음이었습니다.

당시도 보건당국은 군산 미군기지 내 일부 확진자가 입국한 지 수개월이 지난 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었는데요. 영내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여기에 A 씨처럼 주한미군 소속 자가격리자들이 영외에서 '무단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할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이들의 격리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미군 측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협조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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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수칙이요? 전 열외입니다만?”
    • 입력 2021-03-01 09:02:06
    • 수정2021-03-02 15:40:44
    취재K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은 주한미군 군무원<br />자가격리 기간에 동네 '활보' 뒤늦게 드러나<br />주거 지역 한국이지만…방역수칙은 미국법 적용


■ "외출, 조깅 OK"…美 군무원 '슬기로운 격리생활'

전북 군산의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이곳 소속 미 군무원 A 씨는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완치돼 의료기관에서 퇴원했는데요.

최근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자가격리 기간에 동네를 활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에 입국했습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이뤄진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이후 미군용 버스를 통해 곧장 군산으로 내려와 자가격리됐습니다.


■ 격리 기간 동네 활보했지만…"국내법 적용 못 해"

주한미군은 부대 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자가격리 기간에 영외(營外)를 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A 씨는 군무원이라 부대 밖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가격리 기간에 마스크를 쓰고 집 밖에 잠시 나와 쓰레기를 버린다든가 간단한 운동을 하는 등 국내 방역수칙에 어긋나는 생활을 일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건 A 씨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외입국 자가격리 기준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주한미군 소속이기 때문에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SOFA)에 따라 국내법이 아닌 미국법 적용을 받습니다. 영내에 머무는 미군은 물론 영외에 사는 군무원도 자국법 적용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강력한 방역수칙 유지되는 한국령에서 '열외'

미국의 '자가격리' 기준은 주(州)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자신의 격리 상황을 보건당국에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미국은 자가격리를 의무로 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또 한국은 자가격리 기간에 직계가족을 포함한 동거인들과의 만남도 삼가야 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활동 제한이 덜합니다.

A 씨는 미군기지 밖, 즉 군산시민들의 생활 반경 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자가격리' 생활을 했습니다.

강력한 방역수칙이 유지되는 한국령이지만 홀로 열외였던 겁니다.


■ 주한미군,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관리 나서야

군산 미 공군은 미군과 군무원 등 미국인 2천 5백여 명이 소속된 기지입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영내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전수 검사가 이뤄지기도 했는데요. 국내 주둔 미군 부대 가운데 처음이었습니다.

당시도 보건당국은 군산 미군기지 내 일부 확진자가 입국한 지 수개월이 지난 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었는데요. 영내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여기에 A 씨처럼 주한미군 소속 자가격리자들이 영외에서 '무단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할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이들의 격리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미군 측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협조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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